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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식 또는 김삿갓이 이름 지었다는 ‘화진팔경’

김광섭의 고성이야기 <92> 화진포의 팔경과 시문학 고찰 3

2016년 07월 01일(금) 11:06 173호 [강원고성신문]

 

4. 구비전승의 화진 팔경

화진포는 고성군 거진읍 화포리 산24-1외 7필지에 소재하고 있으며 둘레 16㎞, 면적 72만여 평으로 병풍처럼 둘러싸인 소나무 숲을 등지고 바람결에 나부끼는 갈대꽃의 물결 속에 한 폭의 그림처럼 어우러진 마을 풍경과 개미도 없는 주옥같은 모나스 광질의 명사 바다와 호수가 연계되어 사계절 변모하는 절경들은 꽃 속에 나무와 개(浦) 글자 그대로의 화진포이다.
팔경이 유래된 중국 호남성(湖南省) 동정호(洞庭湖)의 소상팔경(瀟湘八景)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어디에도 미치지 않는 팔경임에는 틀림없다. 그러기에 화진포의 8경은 구비전승(口碑傳承)으로 알려져 있는 바에 따르면 간성현감을 역임한 택당 이식이 1631년 현감 재직 시에 만들어서 널리 알렸다고도 하고, 방랑객 김삿갓(金炳淵)이 이곳을 지나면서 넓은 호수주변을 구간별로 상대적으로 조명하면서 이름 지어 읊었다고 하는 팔경을 차례에 의하여 음미해보기로 하자.
제1경 月安楓林(월안풍림) : 원당리 앞 호수에 비친 달빛과 단풍= 지금의 원당(源塘) 앞동산이 있는 옛 지명이 달안(月安, 諺文다란이)이다. 호수에 평화롭게 비친 달빛의 수렴함과 동산의 붉게 물든 단풍이 조화를 이루어 호수에 비치니 가는 세월을 잡을 수 없어 지난날을 뒤돌아보는 소박한 촌로의 심금을 울릴만한 절경이었음에는 틀림없으리라.
제2경 次洞炊煙(차동취연) : 화포리 착골(찻골)에서 밥 짓는 연기= 그 맞은편에 건너다보이는 착골(차동, 화포의 다음 마을의 소지명)의 늘어진 마을 지킴이 노송가지들 그 속으로 옹기종기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 북방식 한옥 집들 집집마다 솟아오르는 밥 짓는 굴뚝의 흰 연기 또한 일품이고 보면 월안의 풍림과 주고받는 일경이다.
제3경 茅花亭閣(모화정각) : 모정리 앞 호수와 어울린 모화정의 고즈넉한 모습= 시골 아낙네들 봄날의 화전(花煎)놀이터, 소리쳐 불러도 또 부르고 싶은 민요가락들 메아리쳐 퍼지니 잔잔한 소를 설레게 한다는 곳. 무더운 여름 날 소치는 목동들의 늘어진 낮잠 끝에 간간이 글소리도 들리는 곳. 가을에 갈대꽃(茅花) 나부끼는 마장뿌리(馬場) 위의 정자 마루에 걸터앉아 바라본 산과 들 바다와 호수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고 바라보면 어느 선비인들 그냥 스쳐만 지날 수는 없었으리라
제4경 楓岩歸帆(풍암귀범) : 풍암을 향해 돛단배가 귀항하는 모습= 돛단배 단풍바위(楓岩)를 향해 돌아오는 일엽편주(一葉片舟)의 한가로움은 한 폭의 그림에는 틀림없으리라. 이 풍암은 장자 못의 전설이 전해오고 있으니 인색하고 미욱한 부자 시아버지와 인자하고 선량한 며느리의 역경을 잘 묘사한 전설과 호수의 발원을 영원히 지켜볼 고청성황목이 준엄한 모습으로 호수를 지켜 내려다보고 있으니 호수 속에 가라 앉아 잠든 화진(和鎭)이라는 부자집의 옛 담장이 물 맑고 잔잔한 날 풍암 깊숙이 내려다보인다는 설화도 허언(虛言)은 아니리라.
제5경 장평낙안(長坪落雁) : 호수 동편 장평부근의 기러기 울음= 장평(諺文으로는 장드루)이란 글자 그대로 긴 뜰이 호수를 에워싸고 있다는 뜻으로 이 마을의 소지명이다. 새우, 빙어, 곤쟁이 등의 먹이사슬이 많아 기러기, 고니(천연기념물 201호), 오리 등의 철새들이 계절 따라 날아들어 한가로이 노닐며 희비(喜悲)를 가릴 수 없이 울어대는 고요속의 음률(音律)은 새들만의 놀이터는 아닐 지니리라.
제6경 평사해당(平沙海棠) : 호수주변 빨갛게 핀 아름다운 해당화= 송림의 노거수가 호수와 바다를 가라놓은 명사(鳴沙) 백사장에 붉은 빛 자태를 뽐내는 해당화 무엇을 바라서도 아닐 진데 여름날 폭염 속에서도 꿋꿋이 옹기종기 군락을 이루어 백사장을 지키고 있으니 가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였으리라. 옆자리 가평대(加平臺)에 무거운 몸을 던지고 두 다리 쭉 뻗으며 꽃 빛에 도취되어 사색에 잠겨 있노라면 어느새 꽃상여에 앉은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제7경 구룡치수(九龍治水) : 호수 물과 바닷물이 서로 부딪치는 모습= 화진포의 물 나들이에 우천(雨天)으로 증수(增水)되고 바다에 기상 악화로 파도가 치면 바닷물과 호수의 상호작용의 순리로 서로 부딪치며 부서지는 물보라는 백사장을 흰 물결로 뒤 업는다. 부처님(釋迦)이 탄생할 때 아홉 마리의 용이 물을 뿜어 기쁨을 나타냈다는 불가(佛家)의 전신(傳信) 속에 나왈용이 다스리는 물 모습을 비유했으리라.
제8경 금구농파(金龜弄波) : 화진포 앞바다 금구도의 파도치는 모습= 섬 위에 대나무가 가을이 되면 금빛을 띤다고 하여 금구라고 한다. 거북이도 금 거북이 따로 있었다던가. 얼마나 그 모양이 빛나고 아름다웠으며 금구로 표현했을까? 누구도 그 모양이 아니라고는 못하리라. 섬 안에 있는 성곽은 신라(新羅) 때 화랑(花郞)이 수군기지(水軍基地)로 사용했다고도 하고 고구려 광개토왕(廣開土王) 왕릉 자리라고도 하는 설이 심심치 않게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금 거북이 파도를 희롱한다 하였으니 파도치는 물결이 거북의 머리에 부딪쳐 하늘 높이 치솟으면 나는 갈매기도 하늘로 물결 따라 치솟는 모습은 가경 중에도 장관이니 보는 이의 상상에 맡길 수 밖에 없으리라.

이들 팔경 가운데 일곱 번째인 구룡치수(九龍治水) 대신 모운종성(茅雲鐘聲)이 들어가기도 한다. 모운종성은 금강산건봉사와 조제암 사찰에서 구름 따라 은은히 울려오는 종소리와 목탁, 독경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하여 들어가기도 한다. 구룡치수의 ‘九’를 입구(口)자로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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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진포 팔경과 김삿갓 이야기> 구비전승 내용
1997년 관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학술답사 보고서 <간성읍, 거진읍 지역의 기층문화> 참고

이 화진포 팔경이라는 게 이 ‘월안풍림’이라. 월안풍림이라는 덴, 요기 저 원당이라는데 원당리에 앞에 있는데 반달김이라구 있어, 거 복판에 가 볼꺼 같으면 반달, 달이 요런 형국이거든, 거기매에 나무가 그 전에 많이 있었거덩. 거기 이르테면 가을에 곡식이 누렇고 단풍나무들이 이르테면 훌륭하고 좋드라 이거예요.
고 다음엔 ‘차동취연’이라. 고기서 건너다 볼 것 같으면 화포리 뒤에 차골, 거길 차동이라 그러는데, 거기를 근네다 보면 아주 그게 그 밥짓는 연기가 저녁짓는 연기가 뭉게뭉게 나는데 그게 참 보기가 좋단 말이여.
그리고 고기가 두 번째 팔경이고, 고 다음엔 세 번째는 ‘평사해당’그로 쭉돌아가면 해당화가 많았어. 해당화꽃이. 근데 지끔은 다 없어지고 또 지끔이 수복되고는 특히 많이 없어졌지. 그 뭐 당뇨병에 종다나 무슨 병에 좋다나. 나두 뭐파서 이렇게 보내 봤구만. 그 주변에 화진포 있는데 드가면 그 모래있는 데는 해당화꽃이 이런데 있었거덩 봄에 필 때 발간 자주꽃이 좀 좋나. 그 해당화꽃이 만발하다고.
그 다음엔 ‘장평낭안’ 장평이란 마을이 인제 지끔 부대있는데 낼쿼다보면 높은 산이 있는데. 거기 옛날에 스물 몇 집이 살았어. 바다 왼편에 해사하고 농사짓고 살았는데 여기 낭안이란게 그 개천 땅 말이야. 높은 땅이 아니고 이르떼면 갯벌 글잖나? 개천이거덩. 이 개천땅에 그 기러기라는 것이 와 앉었든 모양이야. 많이, 그래서 인제 장평낭안, 기러기가 인제 지끔 보믄, 지끔 이 호수가 얼기 전에는 고니가 왔어. 하얀 고니. 고니가 여기 많이 와요. 긴데 갈계 인제 나가다가 들리구, 봄에 얼음 녹을 때 드가다가 들리구 여기가 어떤 땐 한 배 이상씩 들리구 그랬어요. 그 울음소리가 밤일라치면 여기가지 들려요.
그 다음엔 ‘금귀농파’라 이르떼면, 이거는 화진포 해수욕장에 바닷가 떠 있는 거북. 그 거북섬 얘기야. 이게 이르테면 거북이가 희롱한다. 물에서 희롱한다 이거야. 이게 희롱할 롱자거덩. 희롱한다는 뜻이고.
그 다음에 ‘구룡치수’. 구용치수라는 거는 어딜 뜻하는고 하니, 화진포 해수욕장 그 화진포 물이 많이 찰라치면 터지거덩. 쭉 내려 터져나가거덩. 바다로 터져나가 그 안 터져나가며는 그 장평이랑 싹 둘러 엎잖나. 그러기 땜에 터져나가고. 또 너무 많이 차면 사람들이 우정 가 터요. 빠지라고. 그때 이 장관이 여간 훌륭하지가 않거덩. 여기서 차문 밀물이 터져나갈라 치면 그 다음에 어느 정도냐 치믄. 그 다음에 바다에 큰 파도가 칠라치믄 바닷물이 그 놈으 골짜기로 치솟아 올라 오거덩. 이게 치수하는거야.
그 다음에 ‘풍암규범’이라 풍암별장있는데에 여가 여기서 이제 이화진이가 여기서 살았다 그래. 구리방아까지 해 놓고. 방아 구리방아. 인제 풍암규범은 이를테면 돛단배가 남편나가서 돌아댕기다가 돌안온다는 그 뜻이지.
‘모화정각’이라. 이거 죽정 1리가 옛날에 모화정리여, 긴테 고걸 빼고 모정이라 그랬지. 그래가주구 인제 일제때 드와서 인제 죽정이라구 했구. 죽정 1리라구 했는데, 요 모화정인데 왜 모화정이라구’화’자를 배구 모정이라구 했느냐. 꽃은 열흘밖에 담은 십일홍이라구 했잖나. 요 뜻은 그래서’모정’이라고 핸거 같애. 열흘밖에 향기가 없으니 향기 없는 글자를 그 마을에다 집여 넣지 않기 위해서 화자를 빼고 그냥 모정이라고 옛날에 모화정이라고 했지. 그래서 이 화진포 팔경을 이렇게 할 때는 거기가 모화정이거덩. 그래가주구 그 모정리 죽정리 앞에 불에 나갈 때 정자각이 있어 그게 모화정각이야. 그게 모화정리가 화진포를 내다보는 정자각이야.
긴데 이거를 김삿갓이 졌다고도 하고, 근데 김삿갓이 진 것이 분명해. 이것 지놓구 해가 그녁그녁 그니까 다 돌아보고 몇 일 묵었는데. 죽정리 저 이르테면 노인산이라는데가 있어요.
근데 거기서 이 양반이 자기 입으루서 한 마디 말을 하구 간게 있어요. 근데 여는 양반들은 잘몰라. 뭐라 했는고 하니, 이르테면 “송아지가 해가 지문 저 데려가 달라구 우네”. 긴데 그 화진포 주변에 여 갈밭이 있잖나? 거기다가 농부들이 어미소와 송아지를 달린 것을 내다 놓고 풀 뜯어 먹으라고 매거덩. 그니까 농사꾼들이 더운데 저무도록 일을 하거덩. 이 김삿갓이 돌아가다가 딱 보니까 송아지가 해가지니까 ‘음매음매’ 운단 말이야. 그래서 “ 화진포 초변에 유아독허니. “풀밭에선 송아지가 우는데, “노인산하에 소인행이라.” 노인산, 이렇게 쳐다 보고 자기 혼자거덩. 소인행이라는 거는 자기가 불른거여. 노인산 밑으로”화진포 초변에 유아독허니, 노인산하에 소인행이라.” 송아지는 즈 집에 있어 가자고 하지만 김삿갓은 집이 없잖아” “나는 누가 어서 오래 전문길을 걷냐.” 그래 그것두 여 시에 하나 붙여 둬야 되는데. 긴데 전연 말이야 누가 붙일라고 하질 않아.

↑↑ 김 광 섭

- 향토사학자
-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 위원
- 고성향토문화연구회 사무국장
- 논문 : 〈선유담의 고찰〉, <간성
의 만경대와 누정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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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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