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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 성탄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2015년 12월 27일(일) 11:44 160호 [강원고성신문]

 

↑↑ 천영갑 광산교회 담임목사

ⓒ 강원고성신문

성탄절은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태어난 아기 예수를 기다리는 절기이다. 성탄절에는 연말연시의 분위기 때문에 지극히 거룩한 이야기가 세속적인 의미와 뒤섞여버리기 쉽다.
성탄절에 사람들은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를 나눈다. 즐겁고 기쁜 소식을 나누는 마음으로 말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정말 성탄절의 의미를 알고 그런 인사를 나누는 것인지 궁금하다. 성탄이 가져온 기쁜 소식의 배경에는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슬픈 이야기가 놓여 있기 때문이다.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은 오랫동안 정치적 종교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외세의 억압을 받고 있었고 고단한 삶을 견뎌내고 있었다. 자유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가난하였고 멸시를 받았다. 이 때문에 간절하게 ‘메시아’ 즉 구원자를 기다렸던 것이다. 즉 예수 탄생은 인간의 고통에 대한 하나님의 대답인 것이다.

인간의 고통에 대한 하나님의 대답

성탄 절기에 특별히 두 권의 책을 접하면서 하나님의 사랑과 인간의 고통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하나는 이문균 교수의 ‘레미제라블 신학의 눈으로 읽다’라는 책이다. 저자는 책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사랑이 지상에 나타난 것’이라고 말한다.
이 ‘성육신’은 하나님이 사람과 사랑을 나누기 위해 인간이 된 사건이다. 저자는 이렇게 태어난 예수가 인간을 사랑하는 삶을 살았을 뿐만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서 고통을 겪었다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예수의 태어남은 십자가에서 고통을 당하고 죽기 위해서였다. 사랑 없는 고통은 의미가 없고 고통 없는 사랑은 값싼 은혜와 같다.
저자는 ‘하나님의 사랑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났듯이 사랑은 항상 인간을 통해 그 모습을 드러낸다’고 말해준다. 레미제라블에서 하나님의 사랑이 미리엘 주교를 통해 장발장에게 구체화되어 나타난 것처럼. 그렇다면 이 해가 가기 전에 ‘나’는 누구에게 사랑으로 나타나야 할 것인가를 물었으면 한다.
사랑이 없다면 인생은 얼마나 삭막할까. 자식을 키워본 부모들은 자식 사랑 때문에 산다고 말하지 않는가. 자식이 말을 안 듣고 속을 썩여도 끝까지 받아주고 믿어보는 것이 부모의 마음 아니던가. 아마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자식을 키우면서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려보라고 하신 것 같기도 하다.
우리 인간은 얼마나 이기적이며 탐욕적인가. 올바른 삶이 무엇인지 알고서도 그대로 실천하기 싫어하지 않는가. 하나님은 인간이 계속하여 배반하며 어그러져도 마지막까지 다시 찾아오시는 분이 아니시던가. 그 마음은 고통스럽지만 사랑 때문에 이길 수 있는 것이다. 마치 우리 부모 된 사람들이 자기 자식에게 그렇게 하듯이 말이다.

영적인 위로와 감격을 체험

또 한 권의 책은 박영배씨가 엮은 ‘예술가들의 이야기’다. 문학과 미술 음악 편으로 나누어 칼럼을 모아놓았는데 짧지만 깊이 있는 글들이라 읽고 음미할 만한 내용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그중에서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칼럼으로 헨델의 대표적 오라토리오인 ‘메시아’에 관한 것도 있다. 헨델은 원래 대중적인 오페라를 많이 작곡해서 명성을 얻은 사람이었는데 대중들의 변덕스런 취향으로 인기가 급락하고 곤경에 처하게 되었다. 거기다가 빚은 늘어나고 갑작스런 뇌졸중으로 작곡하기에도 힘겨운 시절을 보내게 되었다. 헨델은 이러한 난관 속에서 24일 동안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하면서 영감에 이끌려 ‘메시아’를 작곡했다. 고통과 시련 속에서 오히려 헨델은 작곡을 통해 영적인 위로와 감격을 스스로 체험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성탄절은 기쁨과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절기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 고통과 고난을 기억해야만 하는 절기이기도 하다. 빅토르 위고는 레미제라블을 통해 그것을 표현했고 헨델도 오히려 고통 때문에 사랑과 승리를 노래할 수 있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성공의 열매만을 추구하다 보면 그 과정을 생략하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가 있다. 그러나 고통 없는 사랑은 진정성이 결여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오늘도 우리 현실 앞에 닥쳐오는 수많은 고통 속에서도 사랑의 가능성을 믿을 수 있는 성탄의 계절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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