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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칼럼 / 정의(正義)가 실종된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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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균 칼럼위원(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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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24일(화) 14:19 187호 [강원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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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김정균 칼럼위원(정치학박사) | ⓒ 강원고성신문 |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특검과 대통령 탄핵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심판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분명한데 대통령과 그 주변인들은 듣지도, 보지도, 하지도 않았단다.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대한민국에 민주주의뿐 아니라 도덕적 정의마저도 실종된 듯하다.
정의(正義)가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다르게 정의(定義)하고 있지만 맹자는 ‘악을 부끄러워하는 마음’ 즉, 수오지심(羞惡至心)이라고 하였다. 미국의 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Ruth Benedict)는 서양에서는 죄의식이 일탈행위를 억제하지만(죄의식의 문화) 동양에서는 수치심이 일탈행위를 억제한다(수치의 문화)고 했다.
도덕적 정의마저 실종
서양에서는 ‘죄’라는 마음속의 경찰이 두려움의 대상이 되지만, 동양에서는 공동체내 다른 사람의 시선이 수치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동양에서는 공동체 자체의 윤리관이 일탈되어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일탈행위를 하고도 수치심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즉, 정의롭지 못한 행동을 자연스럽게 행하는 것이다.
필자는 본보 지난 칼럼에서 대통령의 마지막 남은 애국심에 기대하며 촛불이 더 활활 타오르기 전에 하야를 요구했다. 그런데 대통령은 하야커녕 모든 진실을 덮으려고 애쓰더니 결국 탄핵심판에 회부되고 연 인원 1,000만 명이라는 전 국민적 저항을 맞이하고 말았다.
탄핵심판에 회부된 뒤에도 대통령은 변호인단을 동원해 시간 끌기, 주변인들을 동원한 조직적 저항, 모르쇠 또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수치심보다는 탄핵이나 형사처벌을 어떻게든 면해보려고 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새해 초에 기자회견을 열어 “지인이 모든 것을 다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잖아요”라면서 최순실이 모든 부문에서 국정개입을 하지 않았다고 하고, 변호인단을 통해서는 최순실이 국정에 관계한 것은 모든 국정운영의 1%도 안 된다고 변명하고 있다.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다고 하여도 올해 국가예산이 400조원이니 최순실이 국가예산에 관여한 것만 4조원이라는 말? 그 외 인사, 정책, 동계 올림픽 등 각 부문으로 나누면 엄청난 개입이다.
대통령은 최순실의 국정개입 정도를 떠나 제도권 밖의 한 여인으로부터 조언을 받아 지금까지 4년 가까이 국정을 통치해 왔다는 것이 이번 사건 화두의 중심에 서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정말 그러한 사실에 수치심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후안무치(厚顔無恥: 낯이 두꺼워 부끄러움을 모름) 또는 철면피(鐵面皮)다.
이번 사건의 핵심 파트너였던 최순실도 “그러한 사실이 없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철저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작년 수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처음으로 출석하면서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국민 여러분 용서해주십시오”라고 한 태도와는 완전히 다르다.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있다면 어떠한 수치심도 감당할 자세이다.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수석비서들과 장관들도 ‘몰랐다’고 한다. 최순실 자체를 몰랐고, 관련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고 한다. 형사처벌이 두려워 ‘몰랐다’고 하는 말 속에 담겨진 그들의 무능함에 대한 수치심과 국민들의 비판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것 같다. 오직 자기 자신을 변호하고 대통령을 보호하기에 급급하다.
정치생명 연장 위해 이전투구
‘박근혜’를 연호하며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였던 새누리당, 대통령의 신임을 얻기 위해 친박이니 진박이니 하면서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던 새누리당 의원들도 ‘몰랐다’고 한다. 더 가관인 것은 분당 사태로까지 악화되면서도 책임질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에 대한 의리라는 소아적 발상을 대의명분으로 내세우고, 자신의 정치생명을 연장시키기 위해 이전투구(泥田鬪狗)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제외한 야당과 언론, 시민단체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그러한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비판과 견제 역할을 자임하면서 정부와 여당이 하는 모든 일에 시시콜콜하게 태클과 딴지를 걸었던 야당은 지금까지 무엇을 했으며, 신변잡기라고 할 정도의 가십거리도 뉴스와 토론으로 시간을 때웠던 종편은 무얼 했으며, 건수만 있으면 서울광장에서 집회와 시위를 하였던 시민단체는 무엇을 했는가. 최순실 국정농단이 드러나는 전조가 되었던 ‘정윤회 문건’ 사건이 공개적으로 터졌을 때조차도 모두 다 무얼 했는가?
그 나라의 정치문화는 국민들이 만들어 나간다는 점에서 우리 국민들도 그러한 비판으로부터 제외될 수 없다. 우리 자신은 학연, 지연, 혈연을 앞세워 조그만 권력이라도 줄을 대고 싶어 했고, 그러한 권력에 힘입어 편법으로 일을 처리하고자 한 적은 없었던가. 내 자신이 그 위치에 있었다면 나는 그러지 않았을 거란 자신을 할 수 있는가. 나중에 최순실처럼 되더라도 나도 국정을 마음대로 움직여보다 죽었으면 여한이 없겠다고 생각해보지는 않았는가. 최순실이가 바로 우리의 가려진 자화상은 아닌가?
임기 말 55%의 국민적 지지를 받으면서 고별 연설을 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 후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에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가장 먼저 실컷 자고 싶다”라고 했다.
우리도 재임기간 중 잠을 못 이룰 정도로 열심히 일하고 박수 받으며 떠나는 대통령을 보고 싶다. 대한민국에 정의가 바로 서고 깨끗한 정치가 구현되는 날을, 촛불시위에 참가한 유모차 아기와 어린 학생들 후일의 모습이 우리들의 자화상이 안 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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