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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 사랑은 크루즈를 타고

2017년 02월 13일(월) 10:19 188호 [강원고성신문]

 

↑↑ 황기중 숭모비 관리위원장

ⓒ 강원고성신문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토성면주민자치위원회의 선진지 견학에 참가했다. 묵호에서 일본 돗도리현까지 왕복으로 크루즈 여행을 하면서 48년간 못난 남편만 바라보고 살아온 집사람과 오봇한 시간을 보냈다. 이번 크루즈 여행을 하면서 느낀 감정을 정리해보았다.
여보 어멈, 우린 철모를 때 만나 사랑이 뭔지, 가정이 뭔지도 모르고, 그냥 싫지는 않아서 소 흥정하듯 그렇게 만났지요. 나 너 좋아하니 너도 나를 좋아해 달라, 그리고 마음이 정해지면 내게로 시집와다오. 연로하신 할머님을 두고 군대를 가야하니 우리집에 와서 할머니를 보살피며 말동무 해달라고. 세상에 이렇게 철없던 사랑이….
나는 22세 당신은 20세. 소꼽장난 같은 살림을 시작하여 입을 것 먹을 것 미루고 48년을 같이 살아오면서 힘도 들었지만 지금와 생각하니 끈끈한 인내가 서려있는 아름다운 추억이라오.
내가 새벽밥을 먹고 목수일을 가면 당신은 소 4마리를 거두고 양구·화천·여주·이천으로 도급 일을 가면 논둑 다 깎았으니 집 걱정 말라고 안부를 전하며 억척같이 살다보니 어느 세 칠순의 나이를 먹었습니다.
돌아보면 잘 한일보다 후회스런 일이 더 많습니다. 공부 못한 것보다 술 많이 먹은 것이 후회스럽고, 그보다 더한 후회가 당신이 힘겨워할 때 이해는커녕 이기려고만 한 게 정말 마음 아프다오.
일본 돗토리현 사구. 파도에 밀려나온 모래가 바람에 날려 만들어진 풀 한포기 없는 모래언덕을 오르며 나도 몰래 당신의 손을 잡고 거닐었습니다. 이제 우린 서로에게 바램보다 마음을 빌어주는 동반자로서 잡은 손 놓지 말고 건강하게 살아가자는 기도만 있을뿐입니다.
여보 있지? 그래도 우린 괜찮은 길동무 같애. 엄동설한을 이겨낸 봄꽃이 화사함을 뽐내고 흔들리며 자란 나무가 곧게 큰다고 하였습니다. 알콩달콩 티격대며 다져진 우리 사랑을 매화꽃 동백꽃 꽃망울이 배시시 웃으며 시샘하듯 바라보고 있습니다.
떡잎 속에 새싹이 꽃을 피우듯 살아보니 착각속의 행복도 행복입디다. 힘들었던 지난 일들이 고은 추억으로 되살아나니 여보, 우리 좋은 일만 생각하며 살아갑시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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