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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칼럼 / 독일에게 배우다② 베를린 장벽과 통일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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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2월 28일(화) 10:51 189호 [강원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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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선국 칼럼위원(수필가) | ⓒ 강원고성신문 | 20세기 지구상 대표적인 분단 민족이 한국, 독일, 중국이었다. 그러나 독일은 이미 27년 전 철의 장막이 무너졌고, 남은 나라가 우리나라와 중국인데 중국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 현실이 답답하기 그지없다.
독일 베를린 시내 한 가운데 콘크리트 잔해와 장벽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담장 높이는 불과 3m 내외로 양측 3~4층의 건물 높이보다 훨씬 낮다. 당시 벽 넘어 건물의 창문을 통해 헤어진 가족을 찾고 소식을 전하려는 이산가족들과 안부를 묻던 실향민들의 절규를 상상하기에 충분하다.
서독 ‘동방정책’으로 통일준비
서편 장벽엔 그들의 간절한 소망이 이곳저곳 희미한 낙서로 남아 있고, 동편은 동독을 탈출하려는 사람들을 향해 날아든 기관총탄의 흔적과 녹슨 철골 잔해가 흉물스럽게 그대로 드러나 있다. 그리운 가족을 찾거나 자유를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무덤이 되어버린 현장이다. 장벽의 잔해와 뼈아픈 흔적들은 당시 처참한 상황을 말없이 증언하고 있고 그 곁 도로를 따라 차량들이 무심히 오가는데 기약 없는 우리 휴전선의 높은 철조망이 눈앞을 가린다.
베를린 장벽은 1961년 동독정부에 의해 40여 키로 거리에 세워졌고, 44년만인 1989년11월 9일 힘없이 무너진 것이다. 분단의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 일명 ‘수치의 벽’은 독일 역사의 부끄러운 과거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한반도 155마일 휴전선이 무너지는 날을 기대할 수 있을까? 우리 철조망은 언제쯤 뼈아픈 과거 기억 저편으로 건너갈 수 있을까? 착잡한 심경이 못내 슬프고 암담할 뿐이다.
독일의 통일은 일순간에 극적으로 이루어진 것 같지만 결코 단박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고 한다. 지금까지 현장을 지켜본 현지교민에 따르면 단연코 쉽게 얻어진 통일이 아니라 분단 종식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서독정부의 일관된 정책의 결실이라고 선뜻 말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패전국이 된 독일 형편은 참담하다 못해 비참했다. 포츠담 회담을 통해 승전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는 서독을, 소련은 동독을 차지하게 되었고 소련은 동독을 중심으로 세계 패권의 야심을 서서히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에 맞서 미국은 마셜플랜을 세워 서독을 지원하게 됨으로써 서독은 통화 개혁과 경제 부흥을 통해 빠른 시일에 안정을 찾을 수 있었고 서독정부는 동방정책을 바탕으로 차분하게 통일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 첫 번째가 서독시민이 동독을 여행할 때는 100마르크 보조금을 주었고, 동독 여행 중에 쓴 영수증을 제시하면 세금 혜택을 부여해 가능한 동독에서 많은 돈을 쓰도록 유도했다. 재정적으로 궁핍한 동독을 위한 간접지원 정책이었다. 또 성탄절과 부활절 때 동독 친척, 친지들에게 선물을 보내고 그 영수증을 제시하면서 역시 세금 혜택을 주었다. 그리고 자유로운 편지 왕래도 허용했다.
이러한 가운데 서독시민 열 명중 네댓 명이 간첩이라는 말도 있었고 심지어 빌리브란트 수상의 비서까지 간첩사건에 연루되는 사고가 이어졌지만 큰 틀에서 서독정부의 동방정책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결코 중단되거나 흔들림 없이 계속 이어갔다.
동독의 빈약한 재정여건으로 큰 도로를 개설하거나 정비조차 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그러한 가운데 동독 내 고속도로 개설을 서독정부에서 제안했을 때도 고맙다는 얘기대신 오히려 거액의 사용료를 요구했고 서독정부는 그것을 수용했다.
그러고 보면 매사 억지와 생떼를 쓰는 지금의 북한 행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동독이었다. 그렇게 벌어드린 돈으로 동독은 첨단 첩보장비를 구입해 서독정부를 곤혹스럽게 했지만 서독은 변함없이 매년 33억불씩 동독을 지원했다고 한다. 지금도 여전히 많은 비용으로 동독시민을 지원하고 있어 서독시민들의 불만도 없지 않지만 그러한 노력의 결과가 결국 분단의 장벽을 무너뜨렸고 지금 통일독일의 씨앗이 되었다고 사람들은 주저 없이 말한다.
유럽 EU의 중심국가 독일, 질서와 여유의 나라, 과거 프랑크 왕국과 프로이센 왕국, 신성로마제국의 영화를 이어가려는 게르만 민족의 노력은 통일독일을 기반으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일관된 통일정책 필요
날이 갈수록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가고 있는 우리 현실과 많은 괴리감이 있지만 통일독일은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준다.
현재 북한을 함부로 지원할 수도, 교류할 수도 없는 형편이지만 이유 불문하고 꽉 막혀버린 한반도의 상황이 답답하다. 남과 북을 연결하는 기차뿐만 아니라 모든 통로가 막혀버린 냉랭한 한겨울 혹한의 빙벽과 같은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다. 통일독일처럼 남북을 자유롭게 오가는 기차를 언제쯤 탈 수 있을까?
원론적으로 동족의 분단은 비극이다. 이념이든지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의해 분단되었다고 하더라도 우리 민족에겐 참으로 뼈아픈 역사가 아닐 수가 없다. 동족이 서로 총부리를 겨누는 비극을 후대까지 물려주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통일은 필연적이다. 다만 시간이 얼마나 오래 걸릴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다. 당대 아니면 후대, 그 후대에 가면 언젠가는 통일이 이루어질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라도 강대국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한반도의 통일은 쉽게 오지 않는다. 미국이, 혹은 일본이, 중국이, 소련이 결코 우리 민족의 통일을 만들어 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저절로 얻어지지도 않을 것이다. 어차피 통일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만들어가야 할 과제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독일의 동방정책과 같이 정권이 바뀌더라도 일관되게 추진할 정책과 그 실천을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세상의 봄이 오고 있다. 혼란과 혼돈, 한파가 오락가락 하는 가운데 하얀 눈을 헤치고 봄이 오고 있다. 정유년 새해 벽두에 금강산관광의 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려 보고 싶다. 대북정책의 방향과 남북교류의 물꼬를 조금씩, 아주 조심스럽게 열어보려는 진솔한 노력들이 무엇보다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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