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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칼럼 / 어느 봄날에

2017년 03월 28일(화) 10:47 191호 [강원고성신문]

 

↑↑ 남숙희 칼럼위원(시인)

ⓒ 강원고성신문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풀기 위해 남편이랑 화진포 둘레길을 걸었다. 호수는 잔잔하고 물 위에 놀고 있는 오리 떼들은 봄을 즐기고 있었다. 쑥은 다정스럽게 첫 선을 보이고, 소나무 숲속에서는 새들이 더 신나게 자연의 화음을 합창하고 있었다. 천천히 걷고, 또 천천히 걸으면서 자연과 대화하면서 삶이 얼마나 숭고하고 복되고 존엄스러운가를 사유했다.

자연과 교감하는 시간 늘어

자연과 더 교감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은 나이 들어감의 또다른 변화일까?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많은 현상들이 중첩되고 중첩되면서 풀 한포기, 나무 한 그루와 대화하면서 나는 파스칼의 ‘생각하는 갈대’가 되어갔다.
파도소리가 들리는 근처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고 또 걸었다. 화진포에 새로 조성되고 있는 갈대습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무엇인가 열심히 아름답게 고성군을 만들어가는 군정의 모습도 보였다. ‘화진포의 성’ 입구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살아있음에 감사드렸다.
보건소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내 동생과 같은 정신치유생들과 함께 요리실습을 했다. 나는 보호자로 초대받아 갔다. 강사 선생님은 이수정씨. 월남에서 시집 온 새색시가 어느새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요리강사로 존경받고 있었다.
베트남 쌀국수와 ‘짜냅’을 만들었다. 너무 맛있어서 정신없이 먹었다. 나도 여자의 본분으로 요리를 공부하고 싶었다. 며칠 전부터 실습을 준비하기 위해 분주했을 정신건강센터의 정경숙 선생님. 지금은 내 동생을 돌봐주는 또다른 가족이다.

관계 속에서 사는 인생

그렇다. 우리 인생이란 혼자서는 못산다. 사는 동안 끊임없이 관계 속에서 산다. 그런데 그 관계가 어떤 모습인지는 늘 관리하고 또 생각해야 한다. 수많은 삶을 ‘좋다’, ‘나쁘다’라고 논하기보다는 내게 주어진 시간의 한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그 방향에 맞게 어떻게 실천해 나가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내 몫이다.
불필요한 가지들을 걷어버리고 알찬 미래를 설계해 본다. 제2의 인생도 좋고, 제3의 인생도 좋다.
커피숍 마루에서 카페라떼 한 잔을 마시고 있다. 삶은 누가 말했던가? ‘끝없는 진행형’이라고…. 이 봄날 자연이 오페라를 보고 들으면서 진정 창조주에게 감사드린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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