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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의 고성 끝에서 금강산 가는 길을 찾아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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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국의 <길에서 금강산을 만나다> 1
서문 : 금강산과 고성바닷가를 오가면서, 그 풍경을 찬양하며
금강산 제일봉이 있는 토성면부터 동해안 최북단 현내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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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5월 23일(화) 10:17 195호 [강원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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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강원고성신문 | | 본지는 이번호부터 고성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탐방 길라잡이 성격의 에세이집 <길에서 금강산을 만나다>를 독점 연재합니다.
지난 2015년 출간된 이 책은 본지 칼럼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선국 작가의 작품으로, 인문학적 지식을 비교적 쉬운 어휘와 문장으로 풀어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번 연재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이 유구하고 자랑스러운 고성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좀 더 깊이 있게 알고, 또한 이를 널리 알리는 알림이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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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천혜의 절경인 금강산과 해금강 등 동해의 비경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어 실향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통일전망대. 책 245 페이지. | ⓒ 강원고성신문 | | 강원도 고성군을 사람들은 얼마나 알까? 세계적인 명산 금강산을 품고 있는 아름다운 곳이지만 한국전쟁과 분단의 비극으로 인해 남북으로 나누어진 비운의 고장이라는 사실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역사와 전통이 뿌리 깊은 곳, 한반도 중부 동해안에 위치한 고성지방은 지리적으로 북한의 통천군과 접하고 서쪽 인제군, 남쪽 속초시와 경계를 접하고 있지만 분단으로 인해 그 절반이 통째로 남북으로 갈라진 슬픈 땅이다.
동쪽 해안을 따라 비교적 단조로운 해안선과 좁은 해안 평야가 발달해 있고 남북으로 이어진 도로와 작은 포구를 중심으로 마을들이 집단적으로 형성되면서 독특한 북방식 주거 형태와 지역공동체를 이루며 살았다. 또 경동지괴傾動地塊 현상으로 백두대간을 병풍삼아 높은 산지와 구릉, 침식분지가 마을을 감싸고 있고 금강산과 향로봉, 고성산, 진부령, 신선봉과 미시령 등 이름 있는 산과 고개가 발달해 있다. 이러한 산과 고개 연봉으로 2013년 기온은 연평균 최고 16.7℃, 최저 9.1℃, 연중최고 35.8℃, 최저 영하 14.1℃로 나타나 겨울철 북서계절풍을 막고 따뜻한 난기류가 흐르는 동해의 해양성 기후로 인해 영서지역보다 비교적 따뜻하고 반대로 여름철에는 영서지역보다 비교적 서늘한 편이다. 좋은 기후환경과 수려한 산, 바다, 호수, 계곡으로 이어진 아름다운 자연환경 때문에 순박한 사람들이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이 땅에 터를 잡고 지금까지 살고 있는 것이다.
옛날부터 이 땅에 터를 잡고 지금까지 살아
북한지역 금강산에서 발원한 남강과 신계천이 고성읍 서쪽에서 합류해 동해로 흘러가고, 남쪽에는 향로봉과 진부령 연봉에서 발원한 북천과 남천, 명파천, 자산천, 남천, 오호천, 문암천, 천진천, 용촌천 등 하천이 동해로 흘러 가는데 하류지역에는 비교적 넓은 충적지가 농경지가 되었다. 기후를 얘기할 때, 먼저 양간지풍襄杆之風과 통고지설通高之雪이란 말이 떠오른다. 지형적인 영향으로 봄마다 바람이 강하고 겨울철 오호츠크해기단의 눈이 많이 내린다고 하여 생겨난 조어다. 2013년 연평균 강수량은 1115.7㎜로 2004년 1,587㎜, 2003년 1,897㎜에 비해 점차 줄고 있다. 평균풍속은 2.3㎧, 순간 최대풍속 21.7㎧, 2013년 하루 최심적설은 32.5㎝, 2014년 41.7㎝로 여전히 바람이 강하게 불고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다. 남쪽 고성 땅의 82.5%가 임야로 이루어져 있고, 8.5%가 농경지다. 그리고 인구의 21%가 농업에 종사하고, 10%가 어업에 종사하는 취약한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농 어촌지역이다.
연근해 해안에서 잡히는 명태와 문어, 도루묵, 오징어, 가자미, 광어, 도치, 새치, 청어, 양미리, 성게, 미역, 다시마 등 청정하고 풍성한 해산물, 한 때 전국 유통량의 70%가 이곳에서 생산된 명태이다. 아름다운 경치만큼이나 맛깔스런 명태맑은국, 도루묵찌개, 도치두루치기, 물회, 추어탕, 막국수, 털게찜, 토종흑돼지 등 사람들의 입맛으로 정해 놓은 고성8미에 대해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며 누구나 행복을 말한다. 뿐만 아니다. 하장이 짧고 적은 농경지에도 불구하고 쌀 생산량이 많고, 시중에 유통 중인 고성쌀과 해풍미는 밥맛이 좋기로도 익히 전국에 소문나 있다. 그리고 진부령피망과 표고버섯도 유명하고, 철마다 자연에서 채취되는 청정한 산나물과 여러 가지 농산물도 이곳의 대표적인 자랑거리다. 또 명태와 마른 오징어, 활선어회, 명란과 창난, 마른 미역과 다시마, 고르메, 돌김, 자반미역, 가시리묵, 도토리묵 건봉다시마장, 꾸지뽕과 해양심층수 상품 등도 이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이다.
그러나 1980년대 6만 여명에 이르던 인구는 많은 사람들이 농촌과 어촌을 떠나 도시로 이주하면서 최근 3만 여명으로 크게 줄었다. 인구가 줄어들자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어들자 장사가 안 돼서 떠나는 사람이 늘었다. 수복이후 실향민이 터를 잡았던 고성지방은 또다시 고향 아닌 고향을 등지는 사람들로 줄을 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바다에서 잘 잡히던 수산물조차 사라지고, 우여곡절 끝에 2003년 열린 금강산관광도 2008년 중단된 이후 좀처럼 다시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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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금강산 제일봉인 신선봉 인근에 있는 금강산 화암사의 봄 풍경. 책 23페이지. | ⓒ 강원고성신문 | | 필자는 수려한 고성 땅을 밟으며 힐링하는 걷기코스로 그 대안을 찾아본다. 최근 평균 수명이 점차 늘어나면서 건강과 운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운동의 가장 손쉬운 방법 중 하나가 걷는 것. 걷는다는 것은 나름대로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실존주의 철학자 니체도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에서 “심오한 영감의 상태, 모든 것이 오랫동안 걷는 길 위에서 떠올랐다. 극단의 육체적 탄력과 충만감이.”라며 걷기를 극찬하지 않았던가.
고성땅에는 전국 4대 사찰 중 하나였던 건봉사, 왕곡민속마을과 송지호, 관동팔경의 하나 청간정, 천학정, 동해안 최고의 석호 화진포, 송지호, 설악산 울산바위, 마산봉과 알프스스키장, 민족의 비원이 담긴 통일전망대를 비롯해 파도와 바람이 빚어놓은 아름다운 해안선과 크고 작은 섬, 그리고 많은 관광 명소가 있다. 유서 깊은 고장, 발길 닿는 곳곳마다 아름다운 비경과 이야기가 있다. 이러한 비경을 배경으로 하는 아름다운 고성지방에는 걷고 싶고 가고 싶은 길이 지천이다.
대표적인 강원고성갈래 구경九景길은 총 연장 394.8㎞로서 1일 20㎞씩 20 여 일이 소요되는 코스다. 제1경길 코스는 고성통일전망대제진검문소에서 해안선을 따라 토성면 용촌군계까지 70.7㎞로서 관동별곡8백리 길이고 국 토종주 길이다. 1580년 송강 정철 선생의 관동별곡 배경이 된 길. 이 길의 특징은 남녀노소 누구나 걸을 수 있는 길이고, 자전거 여행으로도 최적의 종 주 코스다.
제2경길 코스는 명파마을 명파초교에서 금강산과 태백의 준령을 따라 걷는 금강산 해탈의 길로써 총 거리는 90㎞다. 이 길은 장대한 백두대 간과 아름다운 금강산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길이다. 제3경길 코스는 화진포 둘레길로 거리는 20.3㎞로서 산·바다·호수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화진포 해변과 광개토대왕능이라 부르는 거북섬을 조망하는 길이다. 제4경길 코스는 건봉사 등공대 탐방길로서 전국4대 사찰 중에 하나인 건봉사와 사명대 사비, 어천리 라벤더농장을 탐방하는 코스로 해탈의 길속에서 삶의 여유로 움과 라벤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문화탐방 길이다. 제5경은 진부령하늘 심산유곡길 코스로서 진부령흘리 임도를 따라 걷는 길이다. 가을 형형색색 의 단풍 숲길 풍경이 압권인 코스다.
제6경길 코스는 관대바위 산소길로 사람의 관冠(벼슬)모양같이 생겼다하여 관대바위로 불리는 곳으로 주위의 수려한 자연환경과 맑은 공기로 많은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길이다. 제7경길 코스는 송지호둘레길로 왕곡마을과 백사장 사구, 송호정을 보면서 석호 송지호의 아름다움을 조망할 수 있는 길이다. 제8경길 코스는 과거 한양 갈 때에는 반드시 이 길로 걸었다는 소파령 길로 인제군과 고성군의 경계에 있는 백두대간을 가로지르는 일명 새이령 가는 길이다. 마지막 제9경길 코스는 신선을 만나러 가는 길로 화암사 수바위를 거쳐 선인대, 금강산 신선봉에 오르면서 신선이 되는 코스이다.
숨은 보석과 같은 강원고성갈래 구경九景길은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9가지의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코스를 고르는 재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고성의 문화와 역사를 함께 느끼고 구경할 수 있기 때문에 전국에서 트레킹과 라이딩 최고의 코스로 손색이 없다. 이제 그 길을 따라 여행을 떠나려고 한다. 광복 70년, 분단 70년 막혀버린 벽을 넘어 금강산을 향해 길을 떠나려는 것이다.
벽을 넘어 금강산을 향해 길을 떠나보자
금강산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중국 북송 당대의 시인 소동파蘇東坡 식軾이 “원컨대 고려 땅에서 태어나서 친히 금강산을 보았으면”이라고 읊었던 것처럼 예부터 금강산은 많은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지금까지 문학, 회화, 음악, 기록에 이르기까지 많은 작품으로 전해지고 있는 명산 금강산은 우리 민족의 정서와 자부심으로 깊이 자리하고 있다.
금강산을 오른 기록은 신라의 영랑永郞 남석행南石行, 술랑述郞, 안상安祥 등 사선四仙의 수양지로부터 시작되지만, 그림으로는 겸재 정선 선생의 진경산수화 「금강산도金剛山圖」 등이 유명하다. 문학작품으로는 가정집稼亭集에 실려있는 고려 이곡李穀의 「동유기東遊記」에 대표적으로 나타난다. 가사문학으로는 조선시대 송강 정철 선생의 「관동별곡」 등 많은 작품이 전해지고 있다. 송강 선생은 금강산을 보면서 “이태백李太白이 다시 나서 고쳐 의론하더라도 여산 廬山(중국의 명산)이 여기보다 낫단 말을 못하리라”할 만큼 금강산 예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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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9세기 가옥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왕곡마을. 책 106페이지. | ⓒ 강원고성신문 | | 이처럼 아름다운 금강산과 바닷가를 오가면서 그 풍경을 찬양하며 걸었던 길, 하지만 지금은 절반 밖에 갈 수 없다. 한국전쟁과 분단의 비극으로 외길 따라 금강산의 감호와 입석리, 구읍리를 돌아가는 길의 시간은 멈춰 버렸다. 통일전망대의 녹슨 철조망 앞에서 북녘 금강산을 바라보다 돌아서야 한다. 하릴 없이 발길을 돌려야 하는 아픔으로 눈가에 물기가 어리고 먹먹한 가슴 에 절망했다. 언젠가 굳게 닫힌 철문을 활짝 열고 끊어진 그 길을 걸어서 가는 그날을 기다리며 반쪽의 고성 끝에서 금강산 가는 길을 찾아 떠난다.
광복 70년, 분단 70년, 고성 남쪽 관문을 시작으로 70여 킬로미터가 넘는 청초한 해안선과 하얀 파도를 따라 발길 닿는 곳곳마다 숨겨진 이야기와 비경을 더듬어 간다. 가는 길이 가로 막혀 다시 되돌아오는 한이 있더라도 금강산 찾아가는 발길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분단의 장벽을 넘어 민족 통일의 그날까지…. 싱그러운 바다풀내음과 유려한 자연 속에 녹아있는 고성지방과 금강산 묵향을 찾아 길에서 길을 묻는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면 좋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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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강원고성신문 | 필자 이선국 약력
-1957년 고성 출생
-고성고, 방송대 법학과 졸업
-2012년 수필가 등단
-고성군청 공무원 생활 40년
-전 고성문학회 회장(현 고문)
-현재 ‘물소리 시낭송회’ 회장
-저서 <지명유래지>, <고성지방의 예날이야기>, <길에서 금강산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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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 Copyrights ⓒ강원고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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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고성신문
기사목록 | 기사제공 : 강원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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