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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는 이야기 / 뻐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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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강원여성문예경연대회 수필부문 차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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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6월 07일(수) 08:59 196호 [강원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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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장정희 다문화가정을 사랑하는 모임 회장 | ⓒ 강원고성신문 | 올봄에는 뻐꾸기가 유난히 애절하게 운다. 두 아들과 함께 있는 나를 위로해 주는 걸까?
새끼 뻐꾸기들은 둥지를 떠나 본인들의 보금자리를 찾아 떠나갔다. 어미뻐꾸기인 나는 아직 이 둥지 밖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봄 먼저 내 곁을 떠난 남편을 생각하면 슬픔과 그리움이 밀려온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항상 행복한 가정에 감사하며 열심히 살았다. 3년 전 남편이 간암 판정을 받고 간경화가 동반되었다는 사실에 하루빨리 간이식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의 권유가 있었다. 시동생이 있었지만 차마 나로선 말을 꺼내기가 어려웠다. 시동생 내외가 선뜻 동의해 주어 간이식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었다. 천사 같이 헌신적으로 도와주는 시동생 부부에게 너무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이었다.
지난 봄 먼저 내 곁을 떠난 남편
간이식 수술 후 남편은 40년의 공직생활을 명예퇴임을 하고 건강에 매진하자고 했다. 간이식 수술을 받고 결과는 좋았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장기에 전이 되어 하루하루 병원에 입원하는 날이 많아졌다.
건강은 더욱 악화되었다. 어느 날 내가 생필품을 사러 매점에 가느라 잠시 병실을 비운 사이 의사 선생님 회진이 있었고 남편은 자기가 얼마를 살겠냐고 담당의사에게 물었더니 퇴원하여 주변정리를 하시는 게 좋겠다고 했다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나는 손을 잡고 울었다.
결국 손을 쓸 수 없다는 의사의 말에 집으로 퇴원하여 우리는 기적을 만들어 보자며 맑은 공기 마시고 운동하며 매일 집 가까운 강변에 가벼운 운동을 하려고 함께 나갔다.
남편이 암투병 생활로 고통을 느끼며 아파 할 때 곁에서 지키고 있는 나는 해 줄게 아무것도 없어 손을 잡고 마음의 고통을 참아냈다. 정말 대신 아파 주고 싶었다.
퇴직하고 우리는 여행도 많이 하고 자원봉사도 많이 하면서 지내자고 제2의 인생 계획을 세웠었다. 남편은 퇴임 후 건강이 호전되어 고성군 자원봉사센터장을 맡아 기쁜 마음으로 고장을 위해 일했다. 그런데 임기 2년을 마치면서 다시 병세가 악화되었다. 내가 하는 봉사 일에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며 격려를 해주던 남편은 언제 부터인가 말수가 적어지고 웃음으로 답을 하곤 했다.
술 한 잔 같이하며 사랑한다고 키스 해주던 남편은 어디에 있는 걸까?
‘여보, 당신은 지금 어디서 나를 지켜보고 있나요?……’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서로가 첫눈에 반했다. 내가 남편에게 빨리 달구어 진 못은 빨리 식는다고 걱정의 말을 했을 때, 남편은 나에게 철판을 달구어 가슴에 오래도록 안고 있을 거라 하며 나를 안심시켰다.
우리의 결혼생활은 순탄했다. 함께 부부공무원 생활을 하며 인품이 좋으신 시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두 아들을 낳았고 아들들도 별 걱정 없이 자라 자기의 적성에 맡는 진로를 잘 찾아 갔다.
내 옆자리 비워두고 기다려줘요
열심히 참 행복하게 살았다.
그러나 나는 지금 시부모님께 죄인이 된 듯하다. 내가 두 아들을 사랑하는 것만큼 아버님, 어머님은 자식 잃은 슬픔이 나보다 수 십 배 클 거라 생각을 하면 죄송하고 눈물이 난다.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랑은 부모님의 사랑인데 자식을 먼저 보낸 노부모님의 심정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미어진다.
뻐꾸기도 살던 곳을 가을이면 떠나갔다가 봄이면 좋아하던 곳을 다시 찾아와 사랑노래를 부르는데…….
하나의 나무가 싹을 틔워 잎을 피우고 화려한 계절을 누리다 제 수명을 다하고 땅에 떨어지는 것은 생명체에게 주어진 순리이고 인간의 삶도 만났다 헤어지기를 반복하고 산다.
언젠가 생전에 남편이 농담처럼 내게 “당신, 다시 태어나면 다시 나와 결혼 할 거야?”라고 물은 적이 있다.
나는 더 멋진 남자 만나 더 좋은 환경에서 살 거라고 웃으며 이야기 한 적이 있었다. 농담 삼아 한 말이지만 다시 돌이켜보니 미안하고 마음 아프다.
“여보, 그건 내 진심이 아니었어요. 하늘나라에 꼭 내 옆자리 비워두고 기다려줘요. 언젠가 다시 만나 더 재미있게 함께 살기로 해요.”
봄이 깊어 가는 앞산에는 어제 밤에도 뻐꾸기가 애절하게 울었다.
처음엔 슬픈 생각이 들었는데, 남편이 나에게 너무 슬퍼하지 말고 당신 없는 자리 잘 채우며 부모님과 두 아들과 열심히 잘 살라는 격려의 노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스텔톤의 수채화 물감을 발라놓은 것 같던 앞산의 색깔이 녹색으로 점점 짙어지고 있다. 남편 생전에 함께 오솔길을 걸으며 솔향기 맡고, 송화가루 날리는 것을 바라보고 좋아하던 추억을 생각하며 오늘은 뻐꾸기가 살고 있는 앞산으로 조용히 산책이라도 가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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