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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과 헤어짐 되풀이 한 고성군의 남쪽 관문

이선국의 길에서 금강산을 만나다 [3] 경계마을 용촌
최근 귀촌 늘면서 그림같이 예쁜 집들 둥지 틀어

2017년 06월 20일(화) 10:27 197호 [강원고성신문]

 

↑↑ 잘 단장된 용촌마을 입구. 책 33 페이지.

ⓒ 강원고성신문

설악산 울산바위에서 넘어가는 햇살을 등지고 청초호와 영랑호 사이를 돌아 북쪽으로 향해 작은 다리 영랑교를 건너면 속초시 장사동 해안에 다다른다. 이곳 장사동은 원래 고성군 토성면 사진리沙津里였다. 바다에서 밀려온 모래톱이 쌓여 석호 영랑호를 만든 사빈지역이라는 것에서 이름 붙여진 듯하다. 그곳에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마을이 형성되었다. 백사장을 중심으로 작은 포구가 있었던 마을은 인근 장천리 마을과 함께 1973년 속초시에 편입되었고, 사진리와 장천리가 합해서 지금의 속초시 장사동이 된 것이다. 용촌마을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이렇게 인근 속초시의 마을 이야기부터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시에서 군으로, 군에서 시로- 용촌마을

고성의 토성면 또한 예부터 행정적으로 관할 소속이 두어 차례 바뀌었다. 토성면과 죽왕면이 원래 고성군 땅이었는데 1914년 양양군에 편입되었다가 1963년 다시 고성군으로 되돌아 온 것처럼 용촌리 또한 앞서 말한 것처럼 속초시와 고성군의 관할을 오갔다. 그것은 행정편의 때문에 용촌고개를 기준으로 남으로는 속초시, 북으로는 고성군으로 하여 현재의 시군 경계를 이루게 된 것이다. 속초시 장사동의 옛이름이 모래 사沙를 사용하는 사진리였던 것처럼 용촌리 또한 이름에 모래 사沙를 사용했다. 같은 해안줄기에 있지 만 행정적으로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했던 지난 역사를 되돌아 보면, 그것은 어쩌면 전쟁을 겪으면서 인위적으로, 남북으로, 반쪽으로 갈라진 접경지역 고성의 운명과도 무관하지 않겠다는 생각에 먹먹한 마음과 동병상린의 아픔 을 느끼기도 한다. 용촌리는 고성으로 들어가는 관문이기도 하지만 그런 의 미 깊은 곳이기도 하다.

고성 땅의 남쪽 관문, 용촌 고갯마루

속초시 장사동 마을 고갯마루를 넘어서면 토성면 용촌마을에 들어선다. 이 마을이 반쪽 고성 땅의 남쪽 관문인 셈이다. 오른쪽 해안가에 까리타스마 태오 요양원이 한가로운 풍경을 자아내고 고갯마루엔 커다란 아치형 광고물 이 속초시와의 경계임을 알려준다. 용촌마을은 옛부터 여러 이름으로 불려 왔다. 사야지리沙也只里라고 부른 것부터 시작해서 모래기, 모래 사沙자를 써 서 사촌沙村 등으로 불려왔는데 이유는 농촌마을임에도 대지 부분에 모래가 많아서였던듯하다. 지금의 용촌리龍村里라는 이름은 1915년 인근 용포리와 사촌리를 병합하면서 용포리의 용龍과 사촌리의 촌村을 합쳐 만들어진 행정 적 명칭이다. 그러나 마을 뒷산에서 용바위가 등천하였다는 설화에서 유래 한 이름이라는 주장도 있다.
옛날 이 마을에 강장군이 살았다. 어느날 다른 마을에서 태어난 탁장군과 서로 힘겨루기 내기를 했는데 강장군이 이겼다. 힘센 강장군이 혹시 역모나 일으키지 않을까 두려워 한 집안사람들은 걱정 끝에 강장군을 몰래 살해했다. 이때 강장군을 태울 용마도 함께 죽어서 용바위가 되었고 마을은 용촌리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강장군에 대한 다른 전설도 있다. 옛날 이 마을에 심술궂고 힘이 센 강장군이란 사람이 살았다. 강장군이 동네 사람들을 괴롭히자 그의 누나가 동네사람들 보기에 민망하다고 하여 결국 자기 동생인 강장군을 밤에 몰래 죽여 바위 아래 묻었다. 3일 만에 이 바위에서 용이 승천하는 것을 보고 마을사람들이 이 바위를 용바위라 부르고 마을도 용촌이 되었다고 한다. 용바위의 위치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 노상언 효자각. 벼슬에 나서지 않고 평생 효행으로 살았던 선비 소재공 12대손 노상언 선생을 기리기 위한 기념비이다. 책 34 페이지.

ⓒ 강원고성신문



까리따스 마을 골목길

마을을 관통하는 신작로 양켠으로 곰솔 가로수길이 곧게 뻗어 있다. 좌측으로 아담한 가옥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예전 시군경계가 중요하지 않을 때 도회지의 배후지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지만 지금은 한적하고 조용한 마을이다. 신작로 오른쪽 바닷가엔 솔숲이 울창하다. 빼곡한 해송이 음습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솔숲엔 군부대 시설이 위치하고 있다. 해안송림과 솔숲이 보기는 좋지만 비밀스런 군사시설 때문에 가까이 접근하기 어렵다. 사람들은 이 시설 때문에 마음대로 건물이 지을 수도, 개발할 수도 없어 결국 지금의 초라한 모습으로 남게 되었다고 푸념을 늘어놓고 불만을 털어 놓는다. 반면 마을 안에 벼슬에 나서지 않고 평생 효행으로 살았던 선비 소 재공 12대손 노상언 선생을 기리는 효자각이 있어 후세에 효행의 귀감이 되 고 있기도 하다.
남쪽 바닷가엔 가슴 따뜻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노인요양시설이 있다. 까리따스 요양원의 수녀와 요양사들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 노인들이 모여 산다. 요양원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용촌마을은 옛부터 서로 화목하게 살아가 는 아름다운 마을로 알려져 있다.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는 환경에서 서로 돕고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삶의 지혜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요즘 이 마을로 귀촌해온 사람들이 동네 산기슭 미려 한 자연 아래에 하나 둘씩 그림같이 예쁜 집을 짓고 둥지를 틀기 시작하는데 마을과 화합하기에 무리가 없을 듯하다.


ⓒ 강원고성신문

필자 이선국 약력

-1957년 고성 출생
-고성고, 방송대 법학과 졸업
-2012년 수필가 등단
-고성군청 공무원 생활 40년
-전 고성문학회 회장(현 고문)
-현재 ‘물소리 시낭송회’ 회장
-저서 <지명유래지>, <고성지방의 예날이야기>, <길에서 금강산을 만나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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