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04-29 오전 09:25:44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교육일반문화.스포츠이진수의 이 한장의 사진김담 산문 연재 <숲에서 숲으로>황연옥 연재소설 <화진포의 성>남동환의 사진으로 보는 고성의 역사김하인 연재소설류경렬의 경전이야기가라홀시단학교탐방어린이집 탐방고성을 빛낸 호국인물황연옥의 행복한 동화읽기
최종편집:2026-04-29 오전 09:25:44
검색

전체기사

교육일반

문화.스포츠

이진수의 이 한장의 사진

김담 산문 연재 <숲에서 숲으로>

황연옥 연재소설 <화진포의 성>

남동환의 사진으로 보는 고성의 역사

김하인 연재소설

류경렬의 경전이야기

가라홀시단

학교탐방

어린이집 탐방

고성을 빛낸 호국인물

황연옥의 행복한 동화읽기

커뮤니티

공지사항

뉴스 > 교육/문화 > 김하인 연재소설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연재소설] 내 아버지, 그 남자 <34>

한류작가 김하인 장편소설 / 삽화 정재남

2017년 07월 04일(화) 10:59 198호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바라나시의 또 다른 이름은 순례자들의 성지라는 이름인 ‘카시’이다. ‘영적인 빛으로 충만한 도시’라는 의미다. 히말라야의 물을 모은 강이 유유히 평원을 가로질러 시바 신의 이마에 걸린 초승달 모양의 구부러진 곳으로 흘러드는 그곳에 바라나시가 위치해 있다. 그 강이 영어로는 갠지스 강이고 현지에선 성스러운 강가 강이라고 부른다. 강 자체가 신격화된 여신(Gangga mata ji, 어머니인 강가)으로 숭배된다. 삶과 죽음에 대한 답을 찾고자 일 년 내내 수없이 많은 순례자들이 그 강에 몸을 담그고 목욕을 한다. 내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은 그 강변에 끝없이 도열해 있는 화장터였다.
죽은 사람 위에다가 나무를 쌓아놓고 불을 놓아 화장한 뒤 그대로 강가 강에 그 재와 남은 뼈들을 쓸어넣던 장엄한 광경. 강 건너편까지 족히 몇 킬로는 돼보이던 잿빛의 강가 강은 그 모든 것들을 삼키면서 도도하게 흘러갔다. 바라나시는 곧 강가 강이다. 힌두 신앙에 의하면 강가의 성스러운 물에서 목욕을 하면 모든 죄가 씻기고 이곳에서 죽어 그 재를 강가로 흘려보내면 윤회로부터 해탈을 얻는다고 했다.
나는 그것을 믿는 것은 아니었지만 단지 살아있을 때 강가 강에 띄워진 수많은 조각배 중 하나를 타고 강 건너편인 땅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떠올랐다. 그곳은 피안의 땅이고 죽은 자들만이 갈 수 있다는 땅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돈만 주면 배를 젓는 사람들이 저 세상의 땅인 그곳에 발을 딛게 해준다. 무엇보다도 바라나시 강가 강변에 늘어 서 있는 화장터가 나를 흔적 없이 완전하게 소멸시켜줄 거란 생각에 그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내가 그곳까지 내 몸을 옮겨가기에는 또 다른 결단이 필요하다.
내 의식이 느끼는 죽음은 분명 차갑고 어둡고 습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에 휩싸여 있다. 그러나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면 사람 몸은 세포의 조합이다. 그 세포는 태고 때부터 존재를 이어받아왔다.
수십억 개의 세포의 조합인 몸속에서 매 순간 수백만 개의 세포가 죽고 또 새로이 생성하는 것으로 인체는 하루하루의 삶을 영위해 나간다.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 나로부터 죽어나간 무수한 세포들의 소멸을 통해 죽음은 끊임없이 학습되고 이미 체득되었다. 삶은 죽음을 통해 유지되고 죽음은 삶을 통해 생성되고 또 다른 삶을 낳는다. 그런 점에서 삶과 죽음은 본질적으로 하나다.
단지 사람이 살아오면서 이뤄온 모든 인간관계가 단번에 끊어지고 그토록 영원할 것처럼 끈질겼던 욕망이 속절없이 바람처럼 스러지는 것을 의식한다는 사실 자체가 두려움이다. 하지만 내 몸을 이룬 세포가 태고와도 연결된 게 분명하다면 나는 분명 한때 식물이거나 동물, 혹은 타인의 일부였을 것이다. 소멸과 생성이란 자연계의 끊임없는 순환이다. 인간이 가보지 못한 마음이란 우주의 광대한 여정일 것이다.
나의 삶 안에서…… 지금 내 몸 속에서…… 그렇게 구체적인 통증으로 죽음이 자라나고 번진다는 것이 가히 외경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렇게 난 나의 존재를 광대한 우주에서 한 알의 모래알일 뿐이라는 생각으로 불안과 두려움을 지우고 극복하려 애쓴다.
아무도 모르게 걸어오고 나를 소리 없이 점령한 죽음의 실체를 나 혼자 맞이한다는 것은 분명한 공포다. 나의 생각은 쉴 새 없이 바람이 되어 어둠 속으로 멀리 날아간다. 빛 속으로 흩어진다. 두려움이 빚어내는 신기루 같은 생각들이 쉴 새 없이 펼쳐진다. 모래알에서 우주까지 팽창되고 수축되는 생각들로 밤 내내 몸을 뒤척이는 노동은 고비사막을 건너는 것과도 같다. 내 몸은 입속이 바짝바짝 마를 만큼 지치고 피곤한데 내 의식은 너무나도 밝아 잠도 꿈도 오지 못한다.
지친다. 내일은 아내와 자식들에게 내 마음이 담긴 편지를 써야겠다. 그들은 내 삶의 꽃이고 열매가 되어준 사람들이다. 하지만 편지는 전해지진 않을 것이다. 진실이 담긴 편지는 위험하니까. 마음이 촛불처럼 까무락거린다.

부칠 수 없는 세 통의 편지

사랑하는 아내에게

나는 요즘 매일 밤 도둑고양이가 된 듯하오.
밤이 깊을수록 눈이 말똥말똥해진 채 아이들 방을 몰래 드나들고 당신이 잠든 모습을 지켜보니 말이오. 내 애틋함이 빗어낸 행동이니 그리 허물삼지 말아주었으면 하오.
여보!…… 그러고 보면 ‘여보’란 이 호칭이 새삼 낯설구려. 당신에게 제대로 불러주었던 적이 없었던 거 같소. 수범이를 낳고 난 뒤부터 ‘수범엄마’ ‘애엄마!,라고만 당신을 계속해 불렀던 것 같구려. 그것 하나만 봐도 내가 사려 깊은 남편은 못되었구나, 참 재미없는 남편이었구나 싶어 그저 미안한 마음뿐이오. 돌이켜보면 볼수록 내가 당신에게 잘한 게 없으니 온통 미안하다고, 용서해 달란 얘기밖에 떠오르지 않으니 진실로 난감하고 염치없을 뿐이오. 얼굴마저 붉게 달아오르는구려.
여보…… 어젯밤 나는 잠든 당신의 손을 살그머니 잡아보았소. 크지도 작지도 곱지도 그리 거칠지도 않았소. 어찌나 당신 살아온 삶 같던지 그토록 이뻐보일 수가 없었소. 손톱 속 반달진 분홍선은 아직도 꽃빛으로 곱더이다. 당신 손바닥을 가만히 펴서 손금을 한참이나 들여다보았소. 코끝이 찡해지더이다. 어쩌다가 나 같이 못난 남자를 만났는지……. 당신 운명선이 안타깝고도 귀해 손가락으로 몇 번이나 가만히 쓸어보았었소. 당신은 잠결에도 손바닥이 간지러운지 손을 가슴 쪽으로 내쳐 거두고 오롯이 내 쪽을 향해 돌아눕더이다. 설레고 떨리었소. 당신 얼굴…… 나와 함께 한 이십여 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담긴 당신 얼굴을 들여다보며 왜 그렇게나 가슴이 미어지던지 눈물이 어룽거려 혼났더랬소. 잠든 당신 얼굴이 이렇게 고왔나 그렇게 놀랐기도 했었소.
그동안 내 부족한 능력으로 인해 허둥지둥 생활에 쫓기느라 펴지 못했던 미간 주름이 말끔히 펴져 있는 당신의 환한 얼굴…… 바람에 살풋 흔들리는 가을 단풍처럼, 석양녘 켜지는 외등처럼 고즈넉하고 아름다웠소. 또한 감겨진 속눈썹은 어찌나 정겹고 귀엽던지…… 나는 내내 미소를 머금을 수밖에 없었다오.
뒤척이느라 이마 위에 함부로 늘어뜨린 당신 머리칼을 귓바퀴 뒤로 돌려주고 오래 전에 퍼머한 옆머리결의 꺾인 흐름도 반듯하게 잡아주었소. 그러다 나는 당신 머릿결을 빗던 손가락을 황급히 거둬들였소. 당신이 깰 듯하다가 기분 좋은 꿈을 꾸는 모양으로 넌지시 미소를 머금었기 때문이오. 맑은 물살이 번지는 듯한 그 웃음이 내 가슴을 한없이 따스하게 물들여 주었소. 몰랐었는데…… 당신 미소가 내 행복이었다는 새삼스런 사실이 가슴 저렸소.
나를 오래도록 지켜봐주었던 당신의 두 눈…… 집안 어느 구석 하나 퀴퀴한 냄새가 배이지 않도록 해준 코…… 아이들과 내게 적지 않은 잔소리를 했었지만 기실 그 내용은 아이들과 내가 고쳐야할 것들을 말해 준 당신의 고운 입…… 우리 연애할 때 말이오. <계속>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 Copyrights ⓒ강원고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강원고성신문 기사목록  |  기사제공 : 강원고성신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인구 감소·경제 침체 등 구조적..

버스 무료 이용 속초까지 가능..

외국인 계절근로자 활성화 상생협..

고성군 인구 3년 만에 27,0..

하천·계곡 불법행위 대대적 정비..

고성군수 선거 함명준·박효동 맞..

토성농협 조합원 자녀 장학금 전..

금강농협 다문화가정 위한 장학금..

2026년 ‘고성 DMZ 평화의..

2026년도 정부 보급종 콩 개..

최신뉴스

체류형 관광 기반 구축·기업..  

죽왕면과 고성군의 실질적 변..  

지역구 고성군의원선거 총 1..  

함명준 군수 예비후보 선거사..  

김진 군의원 예비후보 선거사..  

강원선관위 장애인단체 업무협..  

농가에 외국인 계절근로자 1..  

금강농협 조합원 자녀 장학금..  

농관원 6월 30일까지 하계..  

치매, 함께 보듬어야 할 이..  

자원봉사센터 취약계층 장애인..  

고성소방서 현장대응능력 강화..  

토성면 의약분업 예외지역 취..  

기하의 언어로 풀어낸 감정의..  

‘2026 콩닥콩닥 탐사단’..  



인사말 - 연혁 - 찾아오시는 길 - 광고문의 - 제휴문의 - PDF 지면보기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구독신청

제호: 강원고성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227-81-17288 / 주소: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간성로 29 2층 / 발행인.편집인: 주식회사 고성신문 최광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광호
mail: goseongnews@daum.net / Tel: 033-681-1666 / Fax : 033-681-1668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강원 아00187 / 등록일 : 2015년 2월 3일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최광호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