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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칼럼 / 독일에게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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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국 칼럼위원(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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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27일(화) 14:07 185호 [강원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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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선국 칼럼위원(수필가) | ⓒ 강원고성신문 | 독일은 통일도 그렇지만 합리적이고 검소한 그들의 국민성과 튼실한 경제력 역시 우리에게 배울 점이 참 많은 나라다. 제1차와 제2차 세계대전의 중심에 있었고 비록 패전국이기도 했지만 근세와 현대의 정치, 경제, 사회, 제도 모든 분야에서 다른 어느 국가보다 좋은 모델이 되는 나라다. 독일은 프로이센 왕국의 새로운 영화를 꿈꾸며 미래를 준비하는 나라가 분명하다.
과거사 반면교사 삼아 미래 준비
독일 사람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스와 히틀러의 만행을 크게 부끄러워하고 있다. 종전 이후 인접 피해 국가를 찾아 사죄했다. 피해 국가에 대한 각종 지원정책을 계속하고 있고 전범에 대한 재판이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다.
베를린 시내 한가운데 홀로코스트 추모관이 있다. 유대인에게 잔인했던 역사를 회고하고 추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석관처럼 보이는 2,711개의 검은색 노출콘크리트 석비가 설치되어 있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이 펼쳐지는 이 석비는 폭 95㎝, 길이 2.375m, 높이는 4m까지 다양하다. 기둥 사이의 간격은 폭과 같이 95㎝로 겨우 한 사람이 통과할 수 있을 정도.
이것은 반인륜적인 만행과 관련하여 피해자들의 영혼을 기리면서 잊혀지지 않는 산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특별히 만든 설치미술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다. 수치스런 과거가 반복되지 않도록 역사 현장에 그들의 잔혹한 만행을 전시하고 후세에게 반복 훈육하고 있는 것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독일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현장이다.
같은 세계대전 전범 일본의 행태와 크게 비교된다. 인접 피해국가에 대한 사죄와 배상이 그렇고, 전범의 신사참배가 그렇고, 호시탐탐 군사력을 확장하고 재무장을 공식화 하는 일본, 대륙침략을 정당화 하려하거나 역사 왜곡을 서슴지 않고 있는 일본의 현대판 만행과 극우 정치인들의 오만불손한 행태에 새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은 독일의 진정성 있는 과거 반성의 모습을 배우고 대오 각성해야 할 것이다.
전체 16개 주로 구성된 독일 연방공화국은 그 역사가 짧지 않다. 고대 게르만 여러 부족국가가 독일 전역에 산재해 있었다. 중세 이후 영주 중심의 사회구조와 체제가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독일 부족국가를 평정한 프랑크왕국과 프로이센왕국을 거쳐 신성로마제국 이후 교황의 대관을 받아야 했지만 자체 선제후에 의해서 왕의 선출이 이루어졌고 이것은 결과적으로 독일의 독자적이고 안정된 정치 체제로 발전했다.
무엇보다도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역할과 기능의 구분이 확실하다. 외교, 군사, 우편, 철도, 통화, 관세, 통상, 사법, 전쟁처리 등은 연방정부가, 재무, 내무, 법무, 경제 및 교통, 농업, 노동 및 사회복지, 문화 등은 주정부가 맡고 있다.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종속과 의존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 관계라는 점에서 체제의 안정과 기본 틀을 확고하게 갖춘 나라라고 볼 수 있다.
베를린에 있는 독일 의사당 ‘라이히스타크’ 건물은 1894년에 지어졌다. 하지만 세2차 세계대전 베를린 전투에서 돔 형태의 지붕이 완전히 파괴되었다. 종전 이후 의사당 뒤편으로 베를린 장벽이 설치됨으로써 의사당 건물은 복원되지 못하고 그대로 방치되었다.
통일 이후 독일연방 정부는 이 건물을 연방의회의 의사당 건물로 쓰기로 하고 복원 방안을 공모했다. 1999년 민의 전당이기 때문에 의사당 안쪽을 투명하게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유리 돔으로 설치하자는 의견에 전체 의원이 합의하였고 상층 전망대에서 나선형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재건축하여 현재의 모습에 이르렀다고 한다. 의사당은 하원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독일 국민의식을 엿볼 수 있는 건물,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민주주의 기본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의사당으로, 투명한 의회 운영과 합리적인 의사 결정에 힘을 모으는 국민적 지혜가 독일의 저력을 상징한다. 당리당략에 몰두하고 있는 우리의 국회와 현실 정치와는 크게 비교되는 일이다.
평범한 독일 총리의 사저
총리는 ‘기독교민주동맹’ 일명 ‘기독교민주당’, 약칭 ‘기민당’ 출신이다. 그녀가 살고 있는 사저는 시내 한 가운데 페르가몬 박물관 맞은편에 있는 3층 빌라의 2층에 살고 있다. 경비는 경찰 2명이고 매일 전용기사와 함께 출퇴근한다.
가정으로 돌아오면 평범한 가정주부로 바구니를 들고 시장에 가서 장을 보고 식사를 준비한다고 한다. 그리고 사람들과 편안하게 인사를 건네고 대화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고 한다. EU연합의 가장 부자 나라 최고 수장이라기보다 보통 독일 사람으로 격의 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관광객들은 그 사저 앞에서 수시로 기념촬영을 하곤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사저를 쓰지 않는다. 당선되어 취임하면 청와대로 옮겨간다. 그 청와대는 어떤 곳인가? 수도 서울 인왕산을 배경으로 건축된 콘크리트 기와집이다. 그런데 옛날 임금이 살던 궁궐보다 더 경비가 삼엄하다. 일본 총독 관저로 쓰던 건물을 초대 대통령 시절 경무대란 이름으로 바꾸어 관저로 사용했고, 지금의 청와대로 변한 것이라고 한다. 일본 총독 관저 자리였던 이력이 썩 내키지 않는 집이다.
현실적으로 남북으로 대치하고 있고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 대통령의 경호와 안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리고 청와대의 경비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하지만 지나친 경호와 경비 때문에 국민으로부터 소통이 단절되고 권력과 권위주의 상징이 되어버리지는 않았는지. 청와대가 불통의 상징이고 온갖 비리의 온상과 복마전으로 비화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이 유감스럽다. 권력을 누리는 사람들에겐 더 없이 좋은 구중궁궐이지만 백성이 안중에도 없는 임금님 안방이 되어버린 현실이 안타깝다.
독일의 정부 조직이, 정치와 의회가 우리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다. 평범한 독일 총리의 사저가 아름답고 스스럼없이 총리와 만나는 독일 사람들이 부럽다. 우리에게도 독일 총리와 그 사저와 같은 풍토와 풍경이 있었으면 참 좋겠다. 독일의 밝은 미래만큼 우리에게도 밝은 내일이었으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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