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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옛 문인들의 발자취를 찾아서

독자투고 / 전희주 대진고등학교 2학년(고성군청소년문학회 회원)

2017년 12월 05일(화) 10:18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11월 18일, 우리문학회 둥지를 틀어주신 강원고성교육지원청의 후원으로 우리는 푸르른 하늘을 등에 업고 강원도 출신의 옛 문인들의 발자취를 찾아 문학기행을 나섰다. 청소년문학회원들과 박상윤 장학사님, 고성문학회 작가님들과 떠나는 의미있는 여행이라 평소와는 다른 설레임이 피어났다.
우리 청소년들끼리 갔을 때와는 뭐가 다를까? 우리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글을 쓰신 시인, 작가선생님들께 이번 기회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그렇게 우리는 옛 문인들의 발자취를 따라 나섰다.

평소와는 다른 설레임이 피어났다

오전 8시, 버스는 고성을 등지고 달리기 시작했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모든 분들과 함께 자기소개를 했다. 먼저 고성문학회 선생님들부터 말씀하셨는데 하시는 말씀마다 너무 멋진 말들이 가득해서 정말 온몸이 찌릿찌릿했다.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그 말씀을 하신 선생님은 어렸을 때 학업에 대한 열의가 누구보다 뛰어났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고등학교를 갈 수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다행히 이웃의 도움을 받아 고성고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 이후로 대학교까지도 나오고 고등학교 국어선생님을 하셨다고 했다. 선생님은 이야기를 마치면서 한 말씀을 던지셨다. “희망은 커다란 것이 아닙니다.” 이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는 희망이란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저 멀리서 찾으려 하고 커다란 희망만이 희망이라 여길 뿐이었다. 하지만 그 분은 희망이라는 것은 커다란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서부터, 작은 것부터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하셨다.
그렇게 얘기를 나누다보니 우리를 태운 버스가 어느새 평창에 들어섰다. 매년 9월 첫금요일 메밀꽃 축제를 한다는 메밀꽃 마을에 도착했고, 곧 이효석 박물관을 찾을 수 있었다. 이효석 박물관에서 우리는 문학관과 작가의 생애를 소개하는 간단한 영상을 보았고 해설사 분의 안내를 받아 설명을 들었다. 해설사 분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물을 보니 훨씬 재밌고, 이해가 잘 될 수 있었다.
이번에 새로 안 사실은 이효석님은 서울대학교 전신인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영문과를 졸업했고 많은 소설을 남겼다. 대표작으로 『노령근해』, 『도시와 유령』, 『메밀꽃 필 무렵』 등이 있다고 한다. 외국풍물을 좋아한 작가로 당시에 야마하 피아노를 쳤다고 하니 굉장히 부자인 것 같았다. 일제 강점기에도 친일하는 글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고향을 알리는 향토소설을 써서 봉평이 유명해지게 된 것을 보면 문인들의 힘이 참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해설이 끝나고 잠깐 주어진 자유시간에 박물관 밖에서 사진을 찍었다. 이효석 선생님의 동상과 나란히 앉아보기도 하고 볼에 입도 맞추며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날카롭던 겨울바람도 어느새 뭉툭해진 느낌이었다.
고성에서 보았던 푸르던 하늘도 우리의 발자취를 따라 온 건지 평창의 하늘 또한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르렀다. 이렇게 푸른 하늘 아래에서 메밀꽃을 보는 것도 달밤에 보는 것만큼 아름답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11월 중순인데도 모형 물레방아에 얼음이 얼었다. 추위에 떨며 빨리 걷기보다는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나의 발자취가 깊이 남길 바라며 한 발, 한 발 걸음을 내딛었다.

먼 훗날 멋진 작가들이 되길

그렇게 걷다가 우리는 여유 있게 점심식사를 하고 강릉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언제 잠이든 지도 몰랐는데 눈을 뜨니 벌써 강릉에 도착해 있었다.
허균, 허난설헌 기념관. 이곳에서 우리들은 소설 『홍길동전』의 작가 허균의 생가를 돌아보았다. 첩의 자식이라 늘 차별대우를 받고 그 울분을 삭히기 위해 『홍길동전』같은 소설을 썼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허난설헌에 더 집중해 보고 싶었다. 허난설헌의 아름다운 용모와 재치, 뛰어난 시재는 너무 훌륭해 그녀의 재질이 중국 당나라까지도 알려졌다고 한다. 그만큼 그녀는 대단한 문인이었다.
하지만 부모님의 뜻대로 한 결혼에서 만난 남편은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다. 허난설헌과 남편 김성립은 화목하지 않았고, 남편은 밖으로 나돌았다고 한다. 허난설헌은 그렇게 외로움으로 밤을 지새며 시로 그 한을 노래했다니 능력은 뛰어났지만 여성으로 행복한 가정을 이루지는 못한 것 같다.
그렇게 그녀의 삶을 곱씹으며 기념관 밖을 걷다보니 어느새 땅에 떨어져 바닥을 덮은 낙엽들이 한층 더 쓸쓸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기념관 뒤에는 노란 은행나무들이 가득했는데 은행잎이 떨어져 바닥을 채우자 노란 카펫을 깔아놓은 듯 황홀한 전경이 펼쳐졌다. 나는 은행잎 한줌을 하늘로 던졌다. 노란 빛 가득한 황홀한 전경을 마지막으로 우리는 일정을 마쳤다.
다시 오른 버스에서 밖을 바라보니 하늘은 여전히 푸르렀다. 비록 오늘 우리가 발자취를 찾아 나선 분은 옛 문인들이었지만 그 뒤로 남긴 우리들의 발자취는 벌써 꿈으로 가득하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옛 문인들을 따라가며 남긴 이 발자취를 다시 따를 누군가를 위해 꿈을 펼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가꾸어낸 우리의 꿈들이, 참된 문학의 꽃을 피우는 씨앗이 될 수 있기를 기원했다. 이번 문학기행을 마련해 주신 이종봉 교육장님께 감사드리며 박상윤 장학사님, 늘 따뜻하게 우리를 지도해 주시는 시인 황연옥 선생님, 동참해 주신 고성문학회 작가선생님들께도 감사한 마음 컸다.
참가한 우리 모두 먼 훗날 아름다운 문학의 꽃을 피우는 멋진 작가들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문학기행을 마쳤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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