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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짐과 울림이 있는 달에 들어섰다

금강칼럼 / 이만식 칼럼위원(시인, 경동대학교 학장)

2018년 02월 06일(화) 14:18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음력 12월 섣달에 들어섰다. 설 위에 있는 달이라는 뜻으로 설윗달/서웃달이 줄어서 섣달이다. 섣달하면 설 바로 전날인 그믐날이 떠오른다. ‘그믐’은 점점 소진하여 없어진다는 순 우리말 ‘그믈다’의 명사형이다. 또 동지 섣달하면 엄동설한이고 맹추위의 계절이다. 섣달그믐을 빨리 제거해야 새해가 오고 입춘이 온다. 그래서 제야(除夜)라고도 한다. 제석(除夕ㅡ섣달 그믐날), 세모(歲暮ㅡ한 해가 저물다)도 같은 말이다. 세밑, 눈썹세는날이라는 멋진 토박이어도 있다.

반성과 다짐으로 송구영신

세밑의 풍속으로 묵은세배(舊歲拜)가 있다. 섣달그믐을 묵은설이라 하여 저녁에 부모나 조부모, 일가 어른들에게 세배를 드리는데, 이를 묵은세배라 한다. 한 해 동안 잘 보살펴주신 것에 감사하고 안부를 여쭈는 것이다. 그런 후 외출을 삼가고 가족들과 잠을 자지 않고 새해를 맞는다. 마지막 날에 새벽녘 닭이 울 때까지 자지 않고 설을 맞이하는 것을 했는데 이를 수세(守歲)라 했다. 수세를 못하면 하얗게 눈썹이 세어 나이를 지나치게 먹어보이니 눈썹세는날로 경계하기도 했다.
“굵은 집 네 귀마다 초롱을 달고 온 집 방방에다 화등잔을 켜 놓고 새우는 농촌의 제야는 즐거운 것이었다.”(출처 : 한설야, 탑) 말하자면 새롭게 시작하는 날과 그 전 해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죽음을 뜻하는 잠을 자지 않고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은 눈썹세는날로 경계하는 것은 반성과 다짐으로 송구영신(送舊迎新)하라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그러하니 “섣달그믐이면 나갔던 빗자루도 집 찾아온다.”거나 “숟가락 하나라도 남의 집에서 설을 지내면 서러워서 운다.”라는 말로 난봉꾼마저도 세밑만은 집에서 보내라 독촉한 것이다. 가족과 한 해를 잘 마무리하자는 가족주의의 온정과 수신제가의 자세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니 멋진 용서의 한 방법이 아니겠는가?
제야하면 종소리를 떠올리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종의 조상은 방울이다. 방울은 일찍이 무교문화(巫敎文化)의 상징물이기도 하여 신의 음성, 신을 즐겁게 만드는 악기로서 악신(惡神)을 몰아내고 선신(善神)을 맞아들이는 성구로 여겼다.
≪삼국지≫ 마한조에는 “마한 사람들은 5월에 파종을 마치고 귀신에게 제사를 지내는데, 술과 음식을 즐기며 춤을 춘다. 그 모습이 마치 큰 방울을 흔들며 추는 탁무(鐸舞)와 같다.”고 기록되어 있다. 실제 유물 출토로 증명되었고 이 지역 외에는 기록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의 대전, 세종시 일대인데 고대의 제정일치 의식으로 보면 방울이 주재하는 즉 수도의 자격이 몇 천 후에 다시 실현된 것은 우연일까?
아무튼 이 방울은 불교에 와서 범종 등으로 우람해졌고 진리나 자비를 담아서 온 누리에 퍼지게 하여 중생을 구도하는 신구로 더 발전되었다. 이러한 종과 종소리가 의미하는 바는 성덕대왕신종명의 머리글에 잘 나타나 있다.
“지극한 도는 형상 밖에 포함되어 있어 그것을 보려 하여도 그 대원(大原)은 볼 수 없고, 대음(大音)은 천지에 진동하나 그것을 들으려 하여도 들을 수가 없다. 그러한 까닭에 (중략) 이 신종을 걸어 일승(一乘, 중생이 성불할 수 있는 유일의 길)의 원음을 깨닫는다.”

모두가 조화로운 울림을 내는 설

이러한 기원을 지닌 종은 조선시대에 들어서 새벽 4시경(오경)에 33번, 밤 10시경(이경)에 28번의 종을 쳐 통행의 허락과 금지를 알리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었다. 우주의 일월성신 28수에 밤사이 안녕을 기원했고, 오경은 파루(罷漏)라 하여 33천과 같은 만수무강의 소원을 담았다. 불교에서 수호신인 제석천(환인)이 있는 하늘 세상의 도리천 별칭이 33천이다. 이곳의 하루는 지상의 백 년이고, 수명이 천세이니 그야말로 무병장수하고 복된 곳이라 더 바랄 바가 무엇이 있겠는가.
현재 이를 계승하여 양력 새해에 제야(除夜) 종을 상징적으로 33번 친다. ‘옛 보신각 동종’(보물제2호)을 본떠 만든 이 종소리는 전파로도 전국에 퍼진다. 그 청아한 맥놀이가 국민들 가슴 속 깊이 우우웅~ 메아리로 돌고돌아 헌 것을 씻어내고 새로움을 돋게 한다. 신비로운 종소리의 비결은 음관(音管)과 명동(鳴洞)에 있기도 하다. 음관은 종의 위쪽에 있는 대롱 모양의 관이고 잡음을 뽑아내는 필터 역할을 한단다. 명동은 종의 아래에는 바닥을 둥글게 파두었는데 이 공간이 음을 울리는 공명의 역할을 해서 은은한 여음을 내는 것이라 한다.
무술년 개의 해다. 종이 잡음을 걸러내는 음관이 있듯이 개는 도둑을 경계하고 잡스러운 이를 거르게 한다. 묵은해의 적폐를 걸러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몰입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우선할 것은 새로운 해부터는 이를 미리 경계하는 일이다. 반복되지 않도록 말이다. 지도자부터 그리고 나 또한 옛 조상들이 남긴 섣달그믐 송구영신의 의미를 되새기고, 낮은 곳에 자리한 명동이 되어 모두가 조화로운 울림을 내고 들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야말로 새로운 해, 설을 맞는 진정 아름다운 모습일 것이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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