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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릉도원 계곡 따라 영서를 관통하는 길 ‘소파령’

이선국의 '길에서 금강산을 만나다' [12] 무릉도원 너머 소파령
울창한 산림과 각종 산야초로 오감이 자극되는 ‘치유의 숲’

2018년 04월 17일(화) 10:30 [강원고성신문]

 

↑↑ 신선봉과 마산봉에서 발원한 천수가 모여든 도원저수지. 책 73페이지.

ⓒ 강원고성신문


옹기지게꾼이 지키는 마을

운봉산 곁을 지나 곧장 서쪽으로 향하면 도학초등학교 앞에서 신선봉을 향해 일어서는 옹기지게꾼 형상을 만난다. 외진 산골에 어울리지 않는 큰 형상에 놀란다.
웬 생뚱맞은 조형물인가하고 묻지만 정작 지게꾼 형상은 조형물이 아니다. 2007년부터 추진된 무릉도원권역 농촌종합개발사업의 커뮤니센터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학야리 마을에서 구워 만들었던 옹기와 지게꾼을 재현한 것이고, 지게에 실린 옹기 부분은 권역 참여마을 주민들이 회의도 하고 체험도 하는 공동체의 소통 공간이다.

무릉도원, 도원유원지

커뮤니센터와 도학초등학교를 지나 금강산 신선봉을 향해 계속 오르면 저수지를 만난다. 신선봉과 마산봉에서 발원한 천수가 고인 인공호수이다. 도원계곡의 개울을 둑으로 가로막자 그곳에 물이 고여 저수지가 만들어졌다.
물은 아무와도 다투지 않고 무엇을 억지로 이루려는 법이 없다. 그러면서 만물을 이롭게 한다. 뭇사람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물은 몸을 둔다.
저수지의 고요한 풍경처럼 도원1리 마을은 일명 ‘향도원’이라고도 부른다. 도원이라는 이름은 중국의 신선이 살았다는 전설적인 경승지 무릉도원과 같은 곳이라 하여 붙여졌다. 사람이 가장 살기 좋은 곳 즉 이상향 일명 유토피아를 일컫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마을에는 맑은 물과 시원한 계곡을 찾는 피서객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몰려든다. 마을은 지금 향도원 치유의 숲으로 조성이 한창이다.

↑↑ 마산봉과 대간령(새이령) 가는 길을 알려주는 작은 표지가 세워져 있다. 책 72페이지.

ⓒ 강원고성신문


고성갈래 구경길, 소파령所破嶺

이 계곡을 따라 오르면 영서를 관통하는 소파령, 예전 샛령 또는 새이령이란 이름을 지닌 고개를 오를 수 있다.
이 고개는 얼마 전까지 ‘대간령’이라고 불렀다. 대간령이라는 이름이 일본식이라는 주장에 따라 얼마전 지명위원회가 ‘소파령’이란 이름으로 바꿨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사이 길’이란 뜻으로 샛령 또는 새이령이라고 부르고 있다.
소파령은 택당 이식의 『수성지』에 “석파령이라고도 하고, 한때 사자원獅子院이 있었기에 원기령院基嶺이라고도 한다”라고 소개되어 있다.
소파령 고개는 ‘고성갈래 구경길’ 중 제8경길이다. 영동과 영서를 잇는 지름길이고 동서교역의 중요한 통로였다. 마루금(능선, 稜線)은 미시령과 진부령을 잇는 백두대간 길. 이곳엔 옛날 원집의 흔적이 희미하게 남아 있다.
원집이란 먼 거리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이곳을 지날 때 머물러 쉴 수 있는 무인 숙소인 셈이다. 이 숙소에는 난방을 위한 화목도 있어 나그네가 임의로 연료로 사용하고 이곳을 떠날 때 반드시 사용한 만큼 화목을 채워두는 것이 관행이었다.
또 이곳은 고개 200m 아래 개울에서 발원한 물이 한강으로 흐른다고 하여 한강의 발원지라고주장하는 이도 있다. 서쪽 개울을 따라 계속 가면 마장터와 인제군 북면 용대리 창바위에 이른다.

필자 이선국 약력

-1957년 고성 출생
-고성고, 방송대 법학과 졸업
-2012년 수필가 등단
-고성군청 공무원 생활 40년
-전 고성문학회 회장(현 고문)
-현재 ‘물소리 시낭송회’ 회장
-저서 <지명유래지>, <고성지방의 옛날이야기>, <길에서 금강산을 만나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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