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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행 실천, 부처님 오신 큰 뜻 헤아리는 일

종교칼럼 / 웅산 스님(금강산 화암사 주지)

2018년 05월 16일(수) 16:49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올해 불기 2562년 부처님 오신날 봉축표어는 ‘지혜와 자비로 세상을 아름답게’이다. 이 표어를 내세우며 전국의 수많은 사찰들은 오색 연등을 밝히고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뜻을 기리며 온 시방세계를 불국토로 변모시킨다.
올해 봉축 표어를 이렇게 정한 이유는 바로 지혜와 자비가 부처님 핵심 가르침이기 때문이다. 지혜 없는 자비는 위선과 자기만족에 그칠 수 있고, 자비 없는 지혜는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그러므로 지혜와 자비 이 두 가지를 함께 지니고 세상을 살아간다면, 각 개개인의 삶은 물론 지금 한반도에 강하게 불고 있는 통일 조국의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지혜와 자비가 부처님 핵심 가르침

자비심은 불자들은 반드시 실천하고 행해야 하는 필수 덕목 중 하나이다. 오늘날 우리들은 자비(慈悲)를 한 단어로 사용하지만 원래 ‘자(慈)’와 ‘비(悲)’는 각기 다른 뜻을 품고 있다. ‘자’란 귀여워한다는 의미로 범어(梵語)의 ‘마이트리’를 번역한 것이다. 그 원어는 ‘미트라(친구)’에서 파생했는데, 그것은 진실한 우정, 또는 순수한 친애의 념(念)을 의미한다. 요컨대 ‘자’란 순수한 우정에서 나타나는 것과 같이 상대방을 넉넉히 감싸주는 마음을 나타낸다.
‘비’는 범어의 ‘카루나(karuna)’를 번역한 것으로, 애민(哀愍)이나 동정, 정감 등을 의미한다. 즉 ‘비’란 상대의 슬픔을 자신의 것으로 승화하는 깊은 애민의 정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부처님은 일체중생들에게 자비행을 특히 강조했다. 대승불교에서 모든 수행의 근본을 자비행, 자비심에 두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불교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융성했던 고려시대의 고승 지눌 스님도 <권수정혜결사문(勸修定慧結社文)>에서 이를 구체적으로 뒷받침한다. 수행자는 먼저 남을 구제할 서원을 세워 선정과 지혜를 닦고, 도의 힘이 모이면 자비를 크게 펼쳐 일체 중생을 구제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자비행 실천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으뜸은 보시(나눔)이다. 이는 이웃을 이롭게 하는 선행이며 자비행이다. 보시는 탐욕과 소유욕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는 최상의 수행이기도 하다. 그래서 육바라밀의 첫 덕목을 보시로 꼽는다. 깨달음으로 가는 길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보시는 순수하고 조건이 없어야 한다. 자기를 내세우고, 보답을 기대하고, 받았으니까 주고, 내세에 복을 받으려고 보시를 한다면 그런 보시는 선행도 수행도 아니다. 바라는 마음(욕망)과 조건이 붙은 이기심일 뿐이다.

자비행 실천 으뜸은 보시(나눔)

부처님이 제자들과 함께 인도 중부의 고오가 강기슭에 계실 때 일이다. 비야샤라는 선인이 제자들을 데리고 와서 부처님께 예배드리고 보시에 대해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
부처님은 33가지의 부정(不淨)한 보시에 대해 말하시면서 잘 분간하여 참된 보시를 해야 한다고 일러주셨다. 어떤 목적이나 욕망을 갖고 교환식으로 보시하거나, 은혜를 갚기 위해 보시하고 버려야 할 물건을 주는 것은 깨끗한 보시가 아니라는 것이다.
깨끗한 보시란 모든 생물에 대해 자애로운 마음으로 베푸는 것이다. 보시의 복덕은 시주의 육신이 없어져도 그림자같이 떨어지지 않는다. 시주의 베품이 적어도 복덕은 매우 큰 것이다. 조건이 없어 번뇌가 없는 무루보시는 탐진치 삼독을 벗어나서 해탈 열반에 들게 한다.
올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이제부터라도 조건없이 주는 무주상 보시로 주고나서 주었다는 생각조차 잊어버리자. 자비심을 갖고 항상 이웃을 바라보고 도울 때 나에게도 자비가 되돌아오는 법이다.
자비는 바다와 같다. 큰마음으로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자비구현을 위해 열심히 자비행을 하다보면, 나와 너, 우리 모두가 잘 살 수 있게 되는 극락정토 화장세계가 될 것이다. 그것이 이 사바세계에 부처님이 오신 큰 뜻일 것이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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