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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이 없어도 매일 경계를 넘나드는 새들

고성의 바닷새[3] 고성 앞바다의 바닷새들은 매일 남북한을 넘나든다
밤에는 북측 해금강 바위에서 자고 날이 새면 남고성을 향해 날아가

2018년 06월 07일(목) 17:34 [강원고성신문]

 

↑↑ 화려한 색깔이 특징인 흰줄박이 오리(Histrionicus histrionicus: 북 고성에서 촬영). 흰줄박이 오리는 남 고성에서도 볼 수 있는데, 주로 항구와 멀지 않은 바다에서 소규모로 무리를 지어 있는 경우가 많다. 북 고성에서는 북한 과학원 소속 학자들이 흰줄박이 오리의 개체수를 500마리까지 본 적이 있다고 한다. (저작권자 : 베른하르트 젤리거)

ⓒ 강원고성신문

어부나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해녀 또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매일 고성의 바닷가를 찾고 있지만, 이들 중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성의 아름다운 자연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가 물고기를 포함한 수산물이나 갈매기뿐만 아니라 우리가 모르는, 부화기를 제외한 일생을 바다에서 보내는, 바닷새들이 일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2005년부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주제로 고성군과 협력을 해온 독일 ‘한스자이델 재단’과 한국의 NGO인 ‘새와 생명의 터(Birds Korea)’가 지난 2년간 고성 바닷새를 관찰하였으며, 그 결과 놀라운 사실들을 발견하였다. 총 4회에 걸친 기고문을 통해 고성 바닷새와 그 행태에 관해 소개한다. <편집자 주>

↑↑ 새끼를 밴 흰눈썹 바다오리의 전형적인 비상(飛上) 장면(이러한 모습은 북 고성 앞바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이 사진은 남 고성에서 촬영하였음) 이 지역이 전세계에서 흰눈썹 바다오리의 최남단 부화지역으로 판단됨. (저작권자 : 로버트 뉼린)

ⓒ 강원고성신문

↑↑ 세계적 멸종 위기종인 흰부리아비(Gavia adamsii: 금강산 장전항에서 촬영) : 해금강에서 이 희귀한 새를 하루에 30마리 이상 보았다. (저작권자 : 나이알 무어스)

ⓒ 강원고성신문

고성 앞바다 바닷새 조사를 하느라 고성에 머무는 동안 날씨가 춥든 덥든 관계없이 대진항 근처의 숙소 발코니에서 매일 아침 해가 뜨기 전에 몇 시간씩 서서 동틀 무렵에는 주로 남쪽으로 날아가는 새들 무리의 수를 세곤 했다.
이렇게 하면서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가마우지와 아비, 오리, 비오리는 낮에는 해안가 또는 먹잇감이 많아 기러기들이 많이 몰려드는 어선 밀집 지역을 찾는 듯 했다. 하지만 이 새들은 밤에는 방해를 받지 않는 비무장지대로 돌아갔다.
우리는 이러한 관찰 결과를 북한 지역에서도 검증해 보려고 시도하였다. 한스 자이델 재단과 새와 생명의 터는 2014년부터 북한 국토환경보호성과 협력하여 자연보호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북한 현지에서 개최해 왔으며, 나선을 비롯한 몇몇 지역에서 현장 조사를 실시하였다.
이 과정에서 특히 우리는 북한이 람사르 습지 보호 협약 및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 파트너쉽 (EAAFP: East Asian Australasian Flyway Partnership :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철새 보호를 목적으로 활동하는 기구)의 회원 가입을 위해 노력하였다.
이러한 배경에서 우리는 2016년 9월과 2017년 3월, 두 번에 걸쳐서 북고성 지역을 방문하였으며, 이 때의 현장조사가 북 측 비무장 지역 인근에서 북측 군인들의 의심에 찬 눈초리를 받으며 매우 짧게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다음과 같이 우리의 추측을 확인해 주는 기회가 되었다.

↑↑ 해금강의 바위 : 수천 마리에 달하는 쇠가마우지(Phalacrocorax pelagicus)의 잠자리.(저작권자: 베른하르트 젤리거)

ⓒ 강원고성신문

실제로 새들은 남고성과 북고성을 하나의 연결된 생활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현상은 특히 쇠가마우지(Phalacrocorax pelagicus)의 경우에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3,000마리 혹은 그 이상의 쇠가마우지 무리들이 밤에는 북측 해금강의 바위에서 잠을 자고 날이 새면 남고성을 향해 날아갔다. 여태까지 사람들은 북한에는 쇠가마우지가 드물다고 생각했다. 다른 조류들과 관련해서도 비슷한 흥미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는데, 2017년 3월에 해금강에서 30마리 이상의 흰부리아비(Gavia adamsii)를 관찰하였다. 흰부리아비는 전 세계적인 멸종위기 종이다.
지난 수 십 년 동안 북한은 지속적으로 정치적, 경제적 혼란을 겪었으며 국제적인 현장 연구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북한의 조류에 관해서 거의 알려진 바가 없었다. 따라서 지금 조성된 긴장 완화 가능성이 관광 활성화의 기반이 되기도 하는 자연보호를 위한 남북 고성 간의 협력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 북한 해금강에서 바라본 동해 바다와 인근 바위들(2017년 3월 촬영). (저작권자 : 베른하르트 젤리거)

ⓒ 강원고성신문

올해 마침내 북한은 람사르 협약과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쉽의 회원국이 되었다. 여권이 없어도 매일 경계를 넘나드는 새들은 이런 점에서 한국과 고성에게는 통일의 전도사인 셈이다. 긴장완화라는 희망이 현실이 된다면 남고성은 예를 들면 남북 고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환경친화적 관광을 주제로 한 남북 고성 협력 세미나의 개최를 제안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추세로 볼 때 점점 많은 사람들이 여행 대상국들의 자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제대로 훈련을 받은 자연해설사들이 필요하고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환경친화관광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즐기는 만큼 다음 세대들도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능한 지속 가능한 발전의 근간이 되는 생각이다.
그러면 마지막 회인 다음 기고문에서 이에 관한 간략한 의견을 피력하도록 하겠다.
□ 글쓴이 : 베른하르트 젤리거 박사(한스자이델 재단 한국사무소 대표)
□ 옮긴이 : 김 영수 사무국장(한스자이델 재단 한국사무소)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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