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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보내는 가장 힘이 되는 가족

금강칼럼 / 권성준 칼럼위원(전 고성중·고등학교 교장)

2018년 12월 18일(화) 10:38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아침에 커튼을 여니 하얀 눈이 세상을 덮었다. 벌써 겨울이다. 퇴직하고 바쁘게 나름 설계하고 계획한 대로 여행에, 봉사활동에, 취미생활까지 하며 보내다보니 벌써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 눈앞에 와있다.
12월은 참으로 오묘한 향기를 내뿜는 향수와 같다. 다른 달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후회와 설레임, 아쉬움과 기대감, 즐거움 등 다양한 느낌들이 12월이란 단어에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미처 이루지 못한 것들에 대한 아쉬움, 멈추지 않고 흐르는 시간에 안타까움, 어릴 적에는 새롭게 시작될 다음해에 대한 기대감으로 마냥 설레기만 한 단어가, 언젠가부터 묵직한 초조함의 비중이 더 크게 다가온다고 한다. 그래서 12월만 되면 우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일까?

즐거움과 기대감으로 충만한 12월

그러나 나는 12월만 되면 즐거움과 기대감으로 충만해 있다. 생각의 전환 때문이다. ‘전식득지(轉識得智)’라는 말처럼 과거 집착적인 것을 다 떨쳐내고 텅 빈 마음으로 미래 지향적인 것을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서 생각을 지혜롭게 바꾸기만 하면 과거의 모든 것을 털어내려 애쓰지 않아도 모든 것들이 다 지혜롭게 반전된다는 나의 삶에 철학으로 과감하게 전환을 하니 12월은 기대되고 만나면 즐거워지는 달이다.
매년 양력 12월 31일이 사위 생일이다. 딸의 깊은 배려로 결혼 초부터 사위 생일은 이곳에 와서 늘 함께 보냈다. 어떻게 보내야 할까? 고민 끝에 양력설인 신정을 가족들과 함께 보내고 구정 설에는 우리 두 내외가 여행을 가자고 생각을 바꿨다.
아들·딸, 며느리·사위, 손자·손녀 모두 모여 연말 31일은 사위 생일 파티와 함께 일 년을 되돌아보며 아쉬움과 격려, 새해 설계도 서로 공유하며 신년 새 해맞이를 시작으로 차례도 지내고 세배도 받는다.
이렇듯 12월을 달리 바꿔서 보내며 생각하니, 내 인생 역사에서 큰 이정표 하나 세우는 일은 없었더라도 가족이 모두 함께 모여 서로 소통하며 격려하고 희망을 나누는 가족들, 아무 탈 없이 지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다행하다고 생각하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는 달이 되었으니 참으로 즐겁고 기대될 수밖에 없다.
“가족은 모든 것의 중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개인의 존재는 가족으로부터 시작되고 가족관계는 모든 인간관계의 시초이자 초석이 된다. 어린 시절과 계속적인 성장과정을 통해 우리가 경험한 것 중에서도 특히 질적인 가족관계 경험은 한 개인의 삶의 바탕이 된다.
가족은 ‘우리’라는 좋은 울타리를 만들어주고, 상호호혜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사랑과 희망의 관계로 거듭날 수 있으며, 인간성에 대해 배우는 최초의 학교이다. 그러나 시작의 의미, 울타리의 질, 관계의 양상, 배움의 정도는 개인마다 다르며 그것은 그 개인의 향후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가정은 삶의 터전이자 인간생활의 출발점이다. 가정은 가족구성원이 함께 생활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는 공동생활공간이며, 가족구성원 개개인과 상호간의 행복은 삶의 보람이자 가치창조의 동력이 된다. 뿐만 아니라, 가족의 행복은 가정의 행복이 되며, 가정의 행복은 사회의 행복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최근 우리사회는 급속한 변화의 여파로 인하여 가족의 기능과 구조가 변화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가족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급기야 사회 전반적으로 가정과 가족의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희노애락(喜怒哀樂)을 경험하게 되는데 가족이 있음으로써 기쁨은 두 배가 되고 슬픔은 절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만일 지금 내가 가족이 없는 홀홀단신이었다면 사는 것이 얼마나 허무할까?”하고 감히 생각해 본다. 돈을 많이 벌어도 가족을 위해 쓸 곳도 없으니 보람이 없을 것이고, 좋은 일이 생겨도 그 기쁨을 온전하게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사는 것이 때로는 힘들고 때로는 어렵게 다가오더라도 가족이 있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다. 가족의 힘은 무한하다. 세상에서 어떤 보약보다도 치유능력이 강한 것이 바로 가족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12월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좀 늘려보라고 권하고 싶다. 함께 추억을 이야기하면서 올 한 해를 정리하는 것도 좋고, 다 같이 대청소와 정리정돈을 하며 정갈한 마음으로 새해를 기다리는 일도 멋지다. 청소나 여행 등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넌지시 사랑한다고, 그리고 올 한해 건강하고 무사한 것에 감사한다고 말해보자. 가족 간의 사랑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12월이 참으로 따뜻하고 충만해지는 그런 마지막 달이 아니겠는가?

12월은 가족과 함께 보내자

‘가족이 있어 늘 힘 되고 행복합니다.’ 내 카톡 첫 화면 메시지다. 카톡 배경화면도 손자, 손녀 사진을 넣었다. 가족은 한해를 보내는 가장 아름다운 응원군이다. 그러기에 늘 힘이 되고 행복한 것이다.
지난 2017년 연말에는 우리 아들과 딸, 며느리와 사위, 손자와 손녀가 외가집과 거리가 먼 관계로 늘 이모, 외삼촌, 사촌들과 서먹한 관계도 있고 해서 온 가족이 처가집을 다녀왔다. 대가족이 콘도를 빌려서 며칠을 머무르며 지냈더니 서로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알게 되는 시간이 되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이 글을 보는 모든 분들의 가족이 꼭 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몇 가지 제언을 하며 마무리 한다.(이시형박사 제언 정리)
‘패밀리 컬쳐’를 만들도록 노력해 보자. 연말을 보내는 우리 가족만의 문화를 만들어 보라는 것이다. 12월 마지막주 토요일에 진실을 말하는 촛불의 시간을 갖는다던가, 우리집 망년회를 하면서 장기자랑을 한다던가. 이런 가족만에 문화를 만들어 나누게 되면 서로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알게 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한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서로 가족에게 편지를 쓰는 연말이 되었으면 좋겠다. 얼굴을 마주보며 사랑한다, 고맙다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무래도 쑥스러운 일이다. 가족 간이라면 더욱 어렵다. 이럴 때는 편지를 통해서 마음을 전해보는 것도 아주 좋다. 단 한 장의 편지라도 솔직하게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해 보자.
앨범 정리, 책정리. 가족들과 함께 대청소를 해보자. 새해를 맞이하는 대청소를 함께 해보자. 만약 분가해 있다면, 품앗이하듯 돌아가면서 가족들이 한집 한집 대청소를 도와주는 것도 좋을 듯하다. 창가에 앉은 낡은 얼룩을 닦고, 켜켜이 쌓인 먼지를 털고, 버려야 할 것과 간직해야 할 것들을 정리해보자. 옛 물건을 정리하는 동안 추억은 더욱 새록새록해지고, 먼지처럼 소소하게 쌓였던 서운함은 말끔하게 닦여나갈 것이다.
아내에게, 어머니에게 밥 한끼 대접해 보자. 아내에게, 혹은 장모님께 또는 며느리나 딸에게 가정에서 소리없이 식구들의 뒷바라지를 하는 이들에게 올해가 가기 전에 따뜻한 밥 한끼를 대접해보자.
짧은 힐링 여행을 함께 다녀와 보자. 멋진 해외여행이나, 효도 관광이 아니어도 좋다. 가벼운 근교로 1~2박 짧은 여행을 다녀와 보자. 설악산 등산도 좋고, 제주도에서 올레길을 함께 걸어도 좋다. 여행은 마음을 열고, 자신을 돌아보고 상대를 이해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짧은 힐링 여행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우리 가족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보자.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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