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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본 것도 의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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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칼럼 / 김춘만 칼럼위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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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7월 11일(수) 13:40 [강원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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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강원고성신문 | 우리의 머리는 한계가 있어 같은 얘기를 듣고도 서로 다르게 이해 할 때가 있고, 한 상황을 보고도 전혀 다른 판단을 하는 때가 있다. 더욱이 들은 얘기로 실제 본 사람을 이기려하는 예는 아주 흔하다. 오죽하면 ‘서울 안 가본 사람이 서울 갔다 온 사람을 이긴다’라는 말이 있을까. 하물며 눈으로 본 것도 실제 제대로 본 것이 아닌 경우가 많으니 그저 말을 옮길 때는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한다.
하숙을 한 적이 있었다. 이른 아침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 밖에 나오니 자전거가 눈에 보였다. 주인집 자전거였다. 잘되었다 싶어 타고 나가서 물건을 사 가지고 돌아왔다.
바뀐 자전거, 어디서 잘못된 걸까
문제가 생긴 것은 그 다음 이었다. 주인집에서 자전거가 바뀌었다는 것이었다. 내가 타고 나갔다가 자전거를 바꿔왔다는데 도저히 수긍할 수 없었다. 나는 ‘그럴 리가 없다. 어젯밤에 누군가가 바꿔서 마당에 세워놓았지, 오늘은 절대 바뀐 것이 아니다’하고 우기기 시작했다. 머릿속을 아무리 굴려도 자전거가 바뀔 시간이 없었고, 무엇보다 확실한 것은 아침에 타고 나갈 때의 자전거가 바로 이 자전거와 같은 회사 제품이란 점이었다.
내 생각에 조금의 의심도 없었지만 그 때 문득 떠오른 것이 ‘눈으로 본 것도 의심하라’는 공자님 말씀이었다. ‘그래, 밑져야 본전이다’라고 다시 한 번 갔다 온 길을 되짚어 보기로 했다. 자전거를 타고 마당을 나섰고, 골목길을 돌아서 그 가게까지 갔을 때 나는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곳에는 내가 타고 나간 자전거와 흡사한 또 한대의 자전거가 있는 것이 아닌가?
물건을 사기 위해서 도로변에 세워놓고 가게로 들어간 후 또 한사람의 손님이 자전거를 가게 앞에 세워놓고 가게 안으로 들어 왔던 것이었다. 물건을 사 가지고 나온 나는 아무 의심도 없이 눈앞의 자전거를 타고 왔고, 그 손님은 그때가지도 물건을 사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자전거를 바꿔 타고 돌아왔다.
만약, 그 손님이 자전거를 타고 가기라도 했었더라면 그리고 그 문제가 그대로 잦아들었더라면, 그 날의 ‘자전거 사건’은 나의 착오와 함께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될 번했다.
그 후 나는 주위 사람들에게 눈으로 본 것도 의심해야 되니 하물며 들은 것은 더욱 의심하라고 말하는 습관이 생겼다. ‘눈으로 본 것도 의심하라’라는 말씀이 전해진 연유는 다음과 같다.
공자님 제자 중에 안회라는 자가 있었다. 안회는 집이 매우 가난하고 불우하였으나 이를 전혀 괴로워하지 않았고 어떤 일에도 성내거나 과오를 범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공자는 제자들 중에서도 안회를 매우 총애하였다. 공자가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서 매우 곤궁한 생활을 할 때였다. 그때, 공자는 이레 동안이나 음식을 먹지 못하고 굶었다. 제자인 안회는 매일 스승을 위해서 양식을 구하러 다녔으나 쉽게 구할 수가 없어서 애를 태웠다.
공자보다 먼저 밥을 먹은 안회
어느 날, 안회는 마침내 양식을 구하였으므로 공자에게 밥을 지어 드리려 하였다. 공자는 안회가 밥 짓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런데 밥이 거의 다 되었을 무렵에 안회는 솥을 열고 밥 한술을 떠먹는 것이었다. 모처럼 힘들게 구해온 양식으로 밥을 하던 안회가 스승인 자신보다 먼저 밥을 먹는 것을 본 공자는 못 본 체 하였지만 마음속으로는 매우 괘씸하게 여겨졌다. 얼마 후 안회가 밥상을 들고 들어오자 공자는 다음과 같이 안회의 마음을 떠보았다.
“내가 아무리 배가 고파도 돌아가신 조상님께 깨끗한 이 밥을 먼저 드리고 먹어야 하겠다.”
그러자 안회는 정색을 하며 말했다. “안됩니다. 조금 전에 밥이 잘 되었는가 열어보았는데 그때 티가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티를 꺼내려고 하니 밥알이 묻어 이를 버리려다 흉년에 밥알을 버리는 것이 죄스러워 제가 입에다 넣었습니다. 그러므로 이 밥은 제가 먼저 입에 댄 것이므로 이미 깨끗한 밥이라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이번에는 스승님께서 그냥 드시고, 내일이라도 제가 다시 쌀을 구해 밥을 지어 조상께 제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말을 들은 공자는 이렇듯 자신을 공경하는 안회를 두고 의심한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눈으로 본 것도 의심하라’라는 가르침을 주셨다.
이 가르침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틀림없다고 생각하는 것 중에는 무수히 잘못된 것이 있는데, 하물며 방송이나 인터넷에 한번 뜬 내용이 그대로 진실처럼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그것이 개인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일이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 사회가 보다 공정해지고 믿음이 쌓이기 위해서는 참으로 남의 말을 쉽게 하지 말 것이며, 스스로 눈으로 본 것이나 들은 것이라 하더라도 의심하고 또 의심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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