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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과 원칙 그리고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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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칼럼 / 권성준 칼럼위원(고성중·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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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8월 07일(화) 11:23 [강원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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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강원고성신문 | 흔히들 이런 말을 한다. “그건 기본이고~.” 기본을 우습게 여기는 경향이 깔려있다. 짜증스레 하는 말 중에 이런 것도 있다. “(도대체) 기본이 안돼 있어”, “제발 기본만 해라”, “원칙대로 해.”
우리들은 세상을 살면서 기본과 원칙이라는 말을 참 많이 듣게 된다. 사회에 큰 사건이 터질 때마다 항상 나오는 단어들이다. 그때마다 ‘기본으로 돌아가자’, ‘기본과 원칙이 바로 서야 한다’라는 얘길 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과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 오히려 언젠가부터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사람을 고집불통, 융통성 없는 사람으로 간주하는 정서가 만연하고 있는 풍조다. 그러다보니 기본과 원칙을 무시하는 것이 대범하고 융통성 있는 것으로 왜곡되어 버렸다. 이 같은 정서는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우리 국민 모두가 점진적으로 습득한 이기주의, 자가당착적인 정서가 아닐까?
기본을 지키는 사람은 고집불통?
우리가 잘 알고 있는 1994년 10월 21일에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사건, 1995년 6월 29일 붕괴 된 삼풍백화점 사고, 2003년 2월 18일에 발생한 대구지하철 화재사고, 최근인 2014년 4월에 일어난 세월호 사건 등은 모두 기본을 저버리고 원칙을 지키지 않은 대표적인 사고들이다. 자재비 절감과 관리 소홀에 기인한 소탐대실의 전형적인 사고였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것일까? 먼저 ‘기본(基本)’이란 무엇인가? 글자 그대로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밑바탕이다. 약속을 지키는 것, 정직한 것, 시간을 지키는 것, 예의를 아는 것, 법과 조직의 규정을 준수하는 것, 고객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등이다.
몇 년 전, 서울 출장길에 동료와 ‘아리랑닭갈비’라는 맛집에서 술 한잔 나누다 사장님을 통해 기본과 친절의 성공 포인트를 듣고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모두가 장사가 잘되면 실수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친절(서비스)입니다. 대한민국 식당이 생기면 사라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조금 잘되면 기본을 무시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손님에게 인사도…, 물도…, 컵도 꽝꽝…. 장사라는 것은 잘되면 잘 될수록 더 서비스를 해야 합니다. 가게는 청결해야 하고, 종업원은 친절해야 합니다. 만고불변의 진리죠. 업주는 남들이 생각지도 못하는, 안 하는 기발한 발상으로 서비스를 해야 합니다. 차별화, 정말 확실한 서비스 차별화를 연구하셔야 합니다. 그것이 성공의 포인트입니다. 장사가 그냥 자리가 좋아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템이 맞는다고 되는 것도 아닙니다.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하기 때문에 매출이 오르는 겁니다. 이것이 성공 식당의 가장 큰 요인입니다.” 이상은 필자가 들은 이야기를 각색해 정리한 것이다.
그럼 ‘원칙(原則)’은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를 보면 근본적인 규칙, 많은 현상에 공통되는 규칙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원칙이란 자연법칙 혹은 기본적인 진리라고도 할 수 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법’이다. 즉, 뿌린 대로 거두고 내가 상대에게 준만큼 받는 법이다. 우리가 좌지우지 할 수도 없는 것이며 시공을 초월한 영원불멸한 것으로 결과예측이 가능한 자명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원칙을 따르면 유익하지만 원칙을 어기면 대가를 치르게 된다.
지난 몇 년 동안 옳고 그름의 분간이 갈수록 어려워져 가치관의 혼동이 심해지고, 경제상황의 악화를 바라보며 우리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불안함이 많았다. 이 시점에 무언가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없다면 우리의 미래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기본과 원칙을 상실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기본과 원칙이 없이는 미래의 희망과 행복이 있을 수 없다.
어둠이 길었던 만큼 오늘의 태양이 더욱 눈부시다. 지금부터라도 기본과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서 우리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고성군민 모두 한숨보다 행복한 미래가 열리는 새 시대가 펼쳐지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나는 변혁의 최고 일선에 선 공직에 계시는 분들께 제언을 드리고 싶다.
먼저 모든 공직에 계시는 분들에게 제언한다. ‘본립도생(本立道生)’이란 말이 있다. ‘기본이 바로 서면 길 또한 자연스럽게 열린다’는 뜻이다. 또 청풍양수(淸風兩袖)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두 소매 속에는 맑은 바람만 있다’는 뜻이다. 즉, 청렴결백한 관리를 일컫는 말이다. 참 기분 좋은 말이다.
공직자로서 지녀야할 마음가짐에 대해 저술하고 있는 ‘목민심서’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부분이 청렴이다. 다산은 청렴이야말로 공직자의 본래 직무이고, 모든 선의 원천이며 덕의 근본이며, 청렴하지 않고서는 공직자가 될 수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청렴한 공직자라야 투명한 행정을 펼 수 있고, 청렴해야만 공직자의 권위가 서며, 청렴해야만 강직한 공직자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공직자는 청렴을 실천하는 의지도 중요하지만 그 의지를 뛰어넘어 실천하는 행동이 뒤따라야 하며,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다음으로 중요한 공직자의 기본은 책임감이다. 책임의 의미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맡아서 해야 할 임무나 의무’ 그리고 ‘행위의 결과에 따라 그 손실이나 제재를 떠맡는 일’이라 돼 있다. 이 두 가지 의미는 서로 다르다. 그러나 항상 같이 따라다닌다. 즉 책임이란 ‘맡은 임무’이며, 잘못되면 징벌이 따르는 뜻이 포함된 말이다. 책임감은 이 책임을 중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공직자는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해야 하고, 일이 잘못되면 책임을 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은 한마디로 ‘국민 주권’이다. 이해관계나 정략에 휘둘리지 않고 오로지 주권자인 지역민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 변함없이 군정에 문을 활짝 열고 지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 시원하게 풀어주도록 노력하는 것이 기본이고 원칙이다.
학연이나 지연, 인정이나 감정보다 원칙과 절차를 중시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민원처리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와 노력이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지키는 공직자의 자세다. 아울러 교육을 하는 선생님들에게 조언하고 싶다. 예기의 ‘대학(大學)’에 보면, 격물(格物), 치지(致知), 성의(誠意),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의 8조목이 있다. 격물, 치지, 성의, 정심, 수신은 자기 자신을 닦는 과정인 도덕사상이고, 제가, 치국, 평천하는 사람을 다스리는 과정인 정치사상을 말한다. 자기 자신을 잘 닦은 다음에 다른 사람을 다스려야 한다는 리더십의 본질을 말하는 것이다.
기본과 원칙을 지키면 행복해져
교육자에게 적용되는 내용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렇듯, 교육은 기본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러기에 교육자가 되기도 어렵지만 교육자로 행동하기도 쉽지 않다. 기본을 지키고 가르쳐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안타깝게도 ‘학교 교육 붕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신규교사들도 처음에는 부푼 꿈과 의지를 가지고 교단에 섰다가 시간이 좀 지나면 그저 별 탈 없이 자신의 교과목만 기계적으로 가르치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다.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교육 일선에서 직접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의 사명감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데 교육현장의 교사들은 점점 기능적이고, 현실에 대한 불의에 상당히 둔감하고 이해타산에 밝다는 얘기가 많다.
또 학교는 일반 직장처럼 위계질서가 뚜렷하지 않기에 더 가깝게 선배교사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인데도 요즘 젊은 교사들은 ‘합리성’과 ‘공정성’의 잣대로 선배 교사들을 손쉽게 재단하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젊은 교사들은 굉장히 똑똑하고 현명하다. 이런 똑똑함과 현명함이 오히려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며, 선배 교사들의 말을 가슴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머리로만 받아들이려는 경향이 있다.
학교는 경쟁력 있는 인재를 육성해야 하는 곳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절실한 변화와 혁신의 인식아래 최고의 교육서비스로 학생과 학부모에 감동을 주는 교육을 해야 한다. 즉 기본과 원칙을 준수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교사는 무엇보다도 학생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한 교사는 가르치는 자로 지식만 전달하는 것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학생의 눈높이에 맞는 수업방법을 다양하게 개발해야 한다. 또 동료 교사와 선배 교사들 그리고 학부모들과의 관계 및 학교 조직 속에서 존재하는 직업인으로서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며, 직업윤리를 지키는 데 힘써야 한다. 무슨 일이나 그렇지만 특히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는 인내와 정성, 열정이 필요하다. 이것이 교육의 기본이고 원칙이다.
삶은 홀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존재들과 때에 따라서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살면서 다른 존재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에 삶이 규정된다. 다른 존재들과 어떤 관계를 맺는가 하는 핵심은 기본이 갖추어진 마음이 행동으로 나타났을 때다.
인간에게 행복과 불행이 일어나는 공간은 마음이기 때문에 삶의 질은 마음이 매우 중요하다. 물질의 풍요만큼 기본과 원칙이 갖추어진 마음이 동반되지 않고서는 우리는 끊임없는 욕망의 갈증에서 헤어나지 못할 수밖에 없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건강과 근심 걱정 없는 마음, 자존심을 지키는 것, 자기가 속한 집단이나 모둠에 대한 자부심, 한가로움, 욕구가 이루어진 상태 이런 것들의 총합. 기본과 원칙의 기준이 사람이나 집단마다 달랐듯 행복의 우선순위도 저마다 처한 처지에 따라 다를 것이다. 행복에 대한 정의를 내리려 애 쓰기보다는 차라리 행복하기 위한 최소 요건을 찾는 것이 나을 듯싶다.
당신은 그 최소요건으로 무엇을 꼽겠는가? 그것이 당신을 가장 잘 설명하는 특징이 아니겠는가? 기본과 원칙을 지키면 행복해지고, 행복해지면 의욕과 자신감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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