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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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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는 이야기 / 황연옥 시인,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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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9월 18일(화) 10:14 [강원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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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강원고성신문 | 추석이 가까워지니 달이 점점 둥글고 달빛도 밝아져 간다.
달을 바라보면 고향생각이 나고 실향민이나 고향을 갈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달빛이 위로와 허전함을 함께 안겨준다. 내가 바라보는 저 달을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도 바라볼까 하는 막연한 감상에 잠기기도 한다.
성경 창세기에는 하나님이 두 광명체를 만들어 큰 광명체는 낮을 주관하게 하시고, 작은 광명체로 밤을 주관하게 하셨다고 기록되어 있다. 과학적으로 태양빛이 달에 부딪히면 그 속성이 변하여 달빛이 된다고 한다.
마음에 감상을 불러 일으키는 힘
달은 자전하지 않고 그대로 있지만 지구가 자전하여 달의 모양이 날마다 달라져 보인다. 초승달, 반달, 보름달을 바라보며 매달의 날짜를 어림잡기도 하고 커지는 상현달을 보고 희망을 갖기도 하고 작아져가는 하현달을 보며 삶의 일들을 정돈하기도 한다.
달은 마음에 감상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어 예로부터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달을 소재로 한 글이나 그림, 노래를 불러 좋은 작품을 후세에 남겼다. 월마다 부르는 ‘농가월령가’나 ‘달타령’ 노래를 들으면 계절이 지나감을 느낄 수 있고 매월 생산되는 농산물도 알게 된다.
특히 농경사회에서는 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달을 중심으로 한 음력의 24절기를 만들어 곡식을 파종하고 거두어 들였다. 정월 대보름날은 한 해 풍년 농사를 기원하는 제사와 달놀이를 하였고, 8월 보름날은 거두어들인 햇곡식으로 추수감사 제사를 드리며 가족들과 기쁨을 나누었다.
햇빛은 곡식을 자라게 하지만 수분을 공급해 주지 않고 오래도록 내리 쪼이면 곡식을 타들어 가게 하지만 달빛은 어둠을 밝혀주고 감성을 자아내게 한다. 달이 밝은 밤에 매일 산책하던 산책길을 걸으면 낮에 생각하지 못했던 여러 생각들이 떠오른다.
어릴 적 부르던 ‘반달’이라는 동요가 생각난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달을 쪽배로 비유하고 달 속에 있는 구릉 같은 검은 계곡을 계수나무아래서 토끼가 방아를 찧고 있다는 정겨운 비유의 노랫말로 쓰여 진 동요를 초등학교 때 부르며, 인생은 바다에 배가 지나가는 가듯, 하늘의 구름이 흘러가듯 그렇게 멈추지 않고 지나가고 있다는 제법 어른스러운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글씨가 보일 정도로 달이 아주 밝은 봄밤이면 복숭아 꽃밭에 내린 달빛이 온통 분홍빛 같았다. 여름밤 초가지붕 위에 핀 하얀 박꽃에 달빛이 비치면 괜히 가슴 설랬다. 마을 앞 길가에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핀 추석날 밤, 보름달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던 전통문화에 젖어 살던 사람들은, 1969년 과학의 도전에 놀라움과 충격적인 일을 만났다.
은은하게 어둠을 밝혀주는 달
“인간, 달에 가다!” 닐 암스트롱이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에 착륙하여 첫발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내가 고3이던 1969년 7월로 기억된다. 인간이 달에 착륙하던 날, 우리나라도 임시 공휴일을 만들어 학교도 하루 쉬었다.
닐 암스트롱은 달에 착륙하며 “인간에게는 작은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라는 말을 남겼고 이제 달나라로 여행가는 날이 곧 올 거라고 흥분하며 놀라움과 설렘으로 하루를 보낸 것 같다. 물론 그때 시골은 텔레비전도 없고 농촌엔 전기도 들어오지 않던 시절이라 신문의 기사와 사진을 보며 환호를 보냈다.
그 후 꼭 50년이 지났다. 몇 십 년 후면 달나라 여행을 갈 것 같았지만 그 것은 인간이 우주에 도전장을 내민 과학적인 사건일 뿐 우리는 여전히 “중복 전에 들깨를 심어야 할 텐데…” 하며 절기를 참고해서 씨앗을 뿌리고 거두어 드리는 일을 한다.
달은 뜨겁지는 않아도 은은하게 어둠을 밝혀주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도시의 휘황찬란한 네온 속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달을 볼 수 없고 달빛도 보이지 않는다.
한적한 시골에 와서 바쁜 일상을 접고 밤하늘을 바라보면 달은 별과 친구가 되어 은은한 빛을 내며 마치 어머니처럼, 일상에서 지친 마음을 푸근하게 해 준다.
이번 추석날은 날씨가 좋아 밝은 보름달을 어디에서든지 바라보게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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