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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해져야 할 것, 익숙해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

종교칼럼 / 김애천 대진교회 담임목사

2019년 12월 26일(목) 13:49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대진에 이사 온 지 3개월만 지나면 만 2년이 된다.
서해바다와 멀지 않은 경기도 시흥에서 살다가 동해바다가 보이는 강원도 바닷가 동네로 왔으니 생활이 잘 적응이 되냐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다.
대화 중 나도 모르게 이 곳 사투리 억양이 나오면, 나름대로 적응을 잘 하고 있나 보다 생각해 본다. 하지만 나이가 어리다고 초면부터 반말을 들었을 때 감정이 상하는 걸 보면 아직 적응을 못하고 있는 것도 같다.

대진에서 잘 적응하기

마을버스가 언제 오는지 안내해 주는 시스템이 없는 것도 익숙하지 않다.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30분도 넘게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이 너무 불편하지만 적응해야 할 것 같다.
여권만 있으면 비행기를 타고 어디든 갈 수 있는 세상이 되었는데 설악산보다 가까울 것 같은 금강산을 아직도 마음대로 갈 수 없는 현실은 적응하고 싶지 않다.
생각해보면 익숙해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들이 참 많이 있다.
아침에 해가 뜰 무렵 조물주에게 선물을 받는 기분이 들게 하는 장엄한 광경이 주는 감동이 익숙해져서 무덤덤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슴이 확 트이고 스트레스가 확 풀리게 하는 드넓은 바다가 주는 감동도 볼 때마다 새로웠으면 좋겠다.
저 멀리 백두대간을 따라 하얗게 눈을 덮은 채로 마치 겨울왕국이 그 곳에 있을 것 같은 신비로운 풍경, 해 질 녘 하늘과 땅의 경계선을 어느 멋진 예술가가 더욱 선명하게 그려놓은 것 같은 장면은 보고 또 보아도 질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감동에 무덤덤해지지 않았으면

잠을 잘 수 있는 집이 있다는 것, 밥을 함께 먹는 가족이 있다는 것, 섬길 수 있는 이웃이 있고, 일할 수 있는 건강이 있다는 것, 맑은 공기를 마시며 밤하늘의 별들을 볼 수 있다는 것. 날마다 반복되는 일상을 당연하게 여기면서 감사하지 못하는 마음은 절대로 익숙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평범한 인생이지만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소소한 행복들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익숙해지지 않고, 날마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감사하며 더욱 훈훈해지는 연말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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