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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기념일 36주년,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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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는 이야기 / 김영식 간성읍 주민(고성재향경우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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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3월 10일(화) 14:46 [강원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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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강원고성신문 | 대망의 경자년 새해가 밝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세월은 흘러 벌써 3월이 되었군요. 세월의 빠름과 인생의 무상함을 절로 느끼면서 문득 지난 2월 27일이 당신과 만나 결혼한 지 36주년이 되는 날임을 알게 되었소.
기억을 하고 있을는지 모르겠지만, 1984년 1월 9일 당신 집에서 장인·장모와 친척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약혼식을 올리고, 2월 15일 오호1리에 셋방을 얻고, 2월 27일 오전 11시 속초시 금호동 소재 서울예식장에서 양가 친척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결혼식을 했었지요.
앞만 보고 부지런히 살아온 지난 날
지금 생각하면 지난 36년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아련하오. 너무나도 바쁘고, 뒤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오직 앞만 보고 열심히 부지런하게 살아왔던 삶이 아닌가 생각하오.
살면서 의견충돌이 있을 때 나는 침묵만 지켜왔던 남편이었고, 당신은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 고집을 내세운 ‘왕고집’ 아내였던 것 같소. 그렇게 지지고 볶으면서도 우리 부부는 남부럽지 않게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려고 노력하여 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부족한 사람끼리 만나서 삶의 과정에서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고 협조하면서 살았던 것 같소.
물론 나는 나대로 당신은 당신대로 개성이 너무 강해 10%가 부족했던 것도 같소.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고 멋없는 남편을 만나 마음고생 시킨 것을 모르는 게 아니오. 다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지 않나 한두 번 생각해본 게 아니었소. 당신을 만나지 못하였으면 오늘날 김영식이란 존재가 있었을까? 소중하고 보배스러운 당신에게 행복을 주지 못해 항상 미안한 마음이 들곤 했습니다.
남들도 그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김영식이는 여자 하나만은 잘 만나서 지금처럼 행복한 삶을 유지하고 있다고요. 그렇다면 당신은 김영식을 만나 불행했는지 반문하고도 싶습니다. 결론은 당신과 나는 서로 통하는 공통적인 무엇이 있었기에 오늘날까지 36년 동안 부부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당신이 내게 가장 소중하고 고마웠던 순간은 지난 2015년 10월 8일 오전 8시 경찰병원에서 대장암2기 후반 판정을 받은 이후 곁을 떠나지 않고 나를 지켜주었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10월 21일 수술하고 퇴원한 뒤 항암주사를 맡으며 6개월간 12회 아산병원을 동행하면서 당신은 힘든 내색을 한 번도 하지 않았었지요.
두 번 다시 태어나도 당신을 선택
그때 나는 두 번 다시 태어나도 당신을 선택할 것이라고 다짐하였습니다. 나에겐 당신밖에 없으니 말이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행복하게 잘살아 보십시다. 앞으로 딸 출가 시키면 우리 부부밖에 없는데, 서로 하고 싶은 것 마음대로 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 삽시다.
내가 가정을 충실히 지키고 성실한 삶을 위해 노력한 사람이란 것을 당신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는 한 발씩 양보하고 행복하게 즐겁게 살아보십니다. 매일 일터에서 고생하고 있는 당신을 생각할 때 나의 마음은 편안하지 않아요. 남편을 잘못만나 고생을 시키는 것만 같습니다.
남남끼리 만나 가정을 이루어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서로 양보하고 의지하고 존중하면서 살면 문제가 없을 겁니다.
하늘이 맺어준 백년해로 부부의 인연, 괴로우나 즐거우나 동반자의 길을 함께 갑시다. 그간에 잘못된 삶 깊이 성찰하고 당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남편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당신을 사랑합니다. 죽도록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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