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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경보 시스템 재점검 시급하다

우리 사는 이야기 / 신창섭 고성시민포럼 대표

2019년 05월 21일(화) 16:33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연두색 봄이 완연해지니 고성산불의 참사규모가 더욱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 저녁시간에 발화해서 강풍을 타고 널뛰기하듯이 불똥이 튀는 바람에 빠른 속도로 산과 마을을 덮쳤다. 그만큼 긴급했고 당황스러웠다. 기관에서 대피문자가 발송되어 늦지 않게 대피할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이번 산불을 복기해보는 과정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대목은 현재 재난경보 시스템의 적실성과 유효성 문제이다. 현재 재난경보 시스템은 휴대폰을 통한 문자발송을 주축으로 하고 있고, 고성산불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이 시스템만으로 부족하다는 허점이 드러났다.

휴대폰 문자발송 허점 드러나

봉포리에 사는 A할머니의 경우 아랫동네의 아주머니가 와서 직접 알리지 않았다면 큰 화를 당했을 거라고 증언한다. 휴대폰을 갖고 있지만 자주 보는 편이 아니고 그날은 이미 저녁을 먹고 이부자리에 들 무렵이었다. 그래서 휴대폰은 한 켠에 두고 누워있었다. 고성군에서 발송한 문자를 할머니는 보지 못했다. A할머니는 지금도 그날 밤을 기억하면 명치끝이 아프다고 말하다.
문자메시지 발송 재난경보 시스템이 과연 모두에게 적절하게 작동하는 구조인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 시스템은 휴대폰 기반의 안전재난 문자 발송이다.
이는 휴대폰을 소유하고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그런데 휴대폰이 없는 취약계층도 있을 수 있고, 특히 고령층의 경우 휴대폰을 자주 보지 않고 상대적으로 일찍 잠자리에 들면 메시지 전달 효과가 떨어진다.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경보전달 시스템이 이런 경우 부분적으로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골짜기 곳곳에 있는 주민들을 위해 사이렌을 울리는 등의 오프라인적인 재난경보 전달 체계가 필요한 이유이다. 인흥리 이재민은 “산불조심 하라고 수시로 방송을 하더니만 정작 산불이 난 밤에는 아무 소리도 들을 수가 없었다”고 증언한다.
정리하면 지역특성을 고려해서 안전재난 문자 외의 직접적인 경보 장치가 필요하다.

시스템 촘촘하게 다시 점검해야

또 한 가지는 신속대피 문제다. 문자메시지의 대피하라는 명령을 이행하려면 이동수단이 있어야 한다. 차가 있고 운전능력이 있으면 얼른 파져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노약자나 운전을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의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불길은 시속 120킬로미터 이상으로 닥쳐오는데 뛰어나가며 도망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실제 그날 밤 천진 초등학교 체육관으로 피신한 이재민 중에는 맨발로 허겁지겁 온 사람도 여럿이었다.
재난경보 시스템에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를 어떻게 구축할지 이번 산불 성찰의 기본사항으로 메모해두고 매뉴얼을 다시 만들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재난이 발생했을 때 사회적 약자가 결국 더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현실적 불균형을 극복할 수 없다. 재난문자 발송을 몇 차례 했으니 행정의 역할을 다했다고 치부하는 것만으로 이번 산불의 교훈을 얻을 수 없는 노릇이다.
모두에게 생명이 소중하고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는 철학을 재난경보나 대피시스템 매뉴얼에 장착해야 한다. 화마로 망가진 집터를 세우고 공장을 재가동하는 일은 기본이지만 이 같은 시스템을 촘촘하게 다시 점검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그렇지 많으면 언제 닥칠지 모를 지역의 봄철 산불의 악몽에서 다시 똑같은 어리석음과 아픔을 반복할 것이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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