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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마을

우리 사는 이야기 / 황연옥 시인

2019년 06월 05일(수) 09:14 [강원고성신문]

 

↑↑ 황연옥 시인

ⓒ 강원고성신문

내가 살고 있는 농촌 마을에 아기 울음소리가 끊어진지 오래다.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도 없고 몇 년 전에 귀촌한 가정의 김씨네 아들딸이 중고등학생이라 마을에서 유일하게 학생이 있는 가정이다.
정부에서는 얼마 전 2029년부터 인구가 감소된다고 예상했는데 놀랍게도 10년을 앞당겨 금년부터 인구가 감소된다고 한다. 태어나는 신생아보다 사망하는 노인이 많다는 뜻이다. 이런 추세로 나가면 15년 후에는 일하는 젊은이 한 사람이 어른 60명을 부양해야하고, 35년 후에는 120명을 부양해야 한다는 통계가 나온다고 한다.

신생아보다 사망하는 노인이 많아

어찌하여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나라가 되었을까? 젊은 남녀가 만나 사랑하여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며 자라는 모습을 보고 자녀 사랑의 기쁨과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일들이 현대 젊은이들에게는 벅차게 느껴지는 걸까?
웃을 수만 없는 ‘3포’, ‘5포’라는 말들을 최근에 듣고 있다. ‘3포’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것이고, ‘5포’는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는 것이라고 한다. 미래에 대한 자신의 꿈이나 가족과 사회에 대한 책임감까지 모두 포기하고 혼자가 되어 혼자 편한대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가슴이 답답하다. 요즘 청소년들의 장래 직업 희망 1순위가 ‘방송크리에이터’라고 한다. 1인 방송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고 그 흥행에 따라 수익을 얻고 방송을 청취하는 사람들은 혼자 즐기고 싶어 한다. 사회생활을 하며 다양한 인간관계를 접하고 살아가기보다는 닫힌 공간에서 혼자 만족하는 삶을 선호하는 풍조가 젊은 세대에 확산 되어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문득 얼마 전에 필자가 쓴 ‘산아정책’이라는 시가 생각난다. 부족한 글이지만 소개한다.

「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는 표어가 / 하늘 아래 자랑스레 걸려 있던 시절 / 나는 세 아이를 낳아 키웠다 / 간혹 야만인이라는 농담을 들으며 / 아이들을 데리고 외출할 때마다 / 어깨를 움츠렸다 // 시내버스를 탈 때 / 큰아이는 앞으로 태우고 / 두 아이들은 옆문으로 데리고 가 / 눈치를 보며 타기도 했다 / 셋째는 세금 혜택도 못 받았고 / 육아휴직 제도도 없어서 / 그 좋아하던 공직도 사직하였다 // 사십여 년이 지난 지금 / 아이를 많이 낳으면 애국자라고 한다 / 인구절벽이 찾아온다고 / 걱정하는 목소리가 하늘까지 가득한데 / 지금의 출산장려 정책도 / 그 예전 / 바람에 날리던 프랜카드처럼 / 공허하게 펄럭인다 」

젊은이들에게 환경을 만들어 줘야

이 시를 읽으면 세 아이를 낳아 키우던 70년대가 생각난다. 힘들었지만 아이들 크는 모습을 보며 행복하던 시절이었다.
옛 어른들이 “아이들은 제 밥그릇을 다 가지고 태어난다”라고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뒷바라지를 잘 해 주지도 못했는데 아이들은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 각자 직업을 통해 사회에 기여도 하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세대와 가치관이 달라진 지금은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젊은이들에게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한 후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며 자녀를 낳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
그 해결 방법이 여러 가지 있겠지만 나름대로 생각해 본다. 젊은이들의 급여수준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크게 차이 나지 않게 해 주고, 주택가격을 인하시켜 안정된 주택마련의 꿈이 실현되게 해 주어야 한다.
또한 육아시스템을 지원해 주어 아기를 낳아 키우는 일이 버겁지 않고 기쁨이 되도록 해 주어야 한다. 아이를 낳으면 자신의 일을 접어야 한다는 걱정 없이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혜택을 마련 해 주어야 할 것이다.
행정 관계자와 국민들 모두 여러 방면에서 지혜를 모아 나라의 인구절벽이 도래하는 일을 막고 마을마다 천진한 아기의 울음소리, 웃음소리가 새소리처럼 꽃소식처럼 들려오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 그 일이 나라의 근간을 세우고 미래를 가꾸는 일이기 때문이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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