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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간지풍과 통고지설, 그리고 고성군

2021년 03월 10일(수) 12:55 [강원고성신문]

 

지난 1~2일 이틀간 우리지역에 많은 눈이 내렸다. 오랜 가뭄을 해갈하는 역할을 한 이번 눈은 영농기를 앞둔 농업인들에게 단비와 같은 것이었고, 산불예방에 전력하고 있는 행정과 소방당국에게는 잠시 쉴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고마운 것이었다.
물론 비닐하우스 등 농림시설이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고, 흘리와 성대리 웅장골 등이 고립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은 것도 사실이다. 피해 주민들에게는 관련 규정에 따라 신속한 지원이 이뤄지고, 다음부터는 불편을 줄일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전국 최고를 자랑하는 고성군의 제설작업 솜씨가 이번에도 여실히 발휘되어 근래 들어 최대 규모의 폭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도로상황이 신속하게 정상화되었다는 점이다.
이번 폭설을 맞으면서 문득 우리지역이 눈이 많이 온다는 의미의 통고지설(通高之雪)과 바람이 많이 분다는 뜻의 양간지풍(襄杆之風) 모두에 해당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통고지설과 양간지풍을 지형적으로 살펴보면 북에서부터 남쪽으로 통천-(북)고성-간성-양양이 위치해 있다. 이 4개 지역에서 통천과 고성은 눈이 많고, 간성과 양양은 바람이 많다는 말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고성과 간성은 사실 우리지역의 다른 이름이다. 고성군과 간성군이 공존하던 시절도 있었고, 고성군이 간성군을 흡수하던 시절에는 죽왕면까지가 고성군에 속했었다. 따라서 우리지역은 자연재해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통고지설과 양간지풍을 모두 안고 살아가는 운명인 셈이다.
통고지설은 보통 2~3월의 북동풍과 동해 그리고 백두대간이란 지형적 위치 때문에 생긴다고 알려졌으며, 양간지풍은 보통 4월에 가장 강하며 남쪽 고기압과 북쪽 저기압이 놓인 상태에서 서쪽에서 불어온 바람이 백두대간을 넘는 순간 압력이 높아져 고온건조한 강풍으로 바뀌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우리지역은 눈이 2~3월에 많이 오고 대형산불이 4월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겠다. 하나도 아니고 두 개의 자연재해와 부대끼며 살고 있는 우리지역 주민들은 분단 이후 동해안 최북단 접경지역이라는 또 다른 악재까지 감내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운명은 개척할 수 있으며, 현상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눈이 많아 길이 막히는 불편을 감내하면 농업용수가 풍부해지고 미세먼지가 줄어드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고, 나아가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수가 있다.
실제로 우리지역은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전국에서 가장 맑은 공기를 자랑하고 있으며, 바다의 수질도 전국에서 제일 청정한 것으로 오래전에 평가된 적이 있다. 이처럼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간직하면서 일시적으로 바람이 많이 불고 눈이 많이 내리는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을 제대로 마련한다면 우리지역은 전국 아니 전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고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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