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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객실청소 현장체험을 하다

우리 사는 이야기 / 김영식 간성읍 주민(고성재향경우회 회원)

2021년 09월 28일(화) 10:08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흔히 ‘결혼은 해도 후회요 하지 않아도 후회’라고 한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혼자서 살겠다는 경우가 많다고 하지만, 필자의 경험상 결혼해서 동반자와 함께 사는 것이 혼자 사는 것보다 행복한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필자는 반려자를 만나기 위해 몇 번 맞선을 보았고, 그 중 지금의 아내가 마음에 들어 동반자의 길을 걸어온 지가 올해로 37년째다. 아내는 당시 경찰이었던 필자의 직업이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선택했다고 한다. 그렇게 만난 우리는 아주 부유한 삶은 아니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그리고 성실하게 일하자는 생활신조를 지키며 살고 있다.

신혼초부터 객실청소를 해온 아내

돌이켜보면 내조를 잘 해준 아내에게 일만 시킨 것이 아닌가 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 때가 많다. 아내는 생활력이 강하고 가만 앉아 있는 성격이 아니어서 움직여야 하고, 일을 찾아서 해야 적성이 풀리는 성격의 소유자다. 아내는 신혼 초부터 남편의 봉급이 박봉이라 가정에 보탬이 되고자 콘도와 여관에서 객실청소를 시작했다. 벌써 30년째다.
필자는 가끔 늦게 귀가하는 아내에게 “여보, 객실 청소 힘들지? 몇 개 정도 했어?”라고 물으면, “15개 이상, 그걸 혼자서 다 해야 돼”라고 말한다. 그래서 집에 오면 피곤해서 곧바로 쓰러져 잠드는 것인데, 그것도 모르고 늦게 온다고 짜증을 내곤 했었다. 이제 64세의 나이인데도 아직까지 객실청소를 하는 게 너무 미안해 얼마 전부터 아내의 객실 청소를 돕는 현장체험에 나서고 있다.
현재 고성지역 소재 콘도에서 객실 청소 일을 하고 있는 아내의 일과는 오전 8시 40분 출근해서 객실 담당 직원에게 방 배정을 받는다. 평균 15개 이상이고, 피크 때는 20개가 넘는다. 20kg 정도 되는 큰 청소도구함 1개와 침구류 넣는 통 그리고 청소기계를 담는 통 총 3개를 끌고 다니면서 쉴 시간도 없이 일을 한다. 10여평의 객실 1개를 청소하는데 보통 20~25분 정도 걸린다.
오전에는 아무리 빨리해도 6~7개밖에 못한다. 점심도 간단하게 먹고 배정된 방을 찾아가야 한다. 필자는 주로 토·일요일 현장체험을 하는데 청소기구로 밀고 걸레로 방바닥 닦는 일을 하는데, 정말 힘들다. 이것을 혼자서 다 한다니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그만 두라고 몇 번이나 말했지만, 더 하겠다고 고집을 피우니 말릴 수 없는 노릇이다.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 필요

30년 경력의 베테랑인 아내는 모든 것을 척척해낸다. 그러나 가끔 바닥에 모래가 있다고 새로운 투숙객이 프런트에 전화로 신고를 하는 경우가 있다. 객실담당직원이 전화를 걸어 바닥의 모래를 없애 달라고 요구하면 즉시 달려가서 청소를 해야 한다. 객실청소를 여성은 무조건 죄송하다며 사죄를 하고 큰 죄나 지은 것처럼 고개를 조아려야 한다. 이럴 때면 어쩔 수 없이 화가 난다.
조금만 배려를 하면 안 될까? 모래가 조금 있으면 스스로 치우면 되지, 그걸 프런트에 신고까지 하는 투숙객들이 밉기도 했다. 물론 비싼 돈을 주고 들어왔으니 깨끗한 방을 원하는 건 당연한 권리지만, 역지사지로 청소하는 여성들이 미처 챙기지 못했겠지 하고 너그럽게 이해하고 넘어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일각에서는 “남자가 여자 일하는데 와서 뭐 하는 거냐”고 조롱할지도 모르겠지만, 필자는 아내가 객실청소를 하는 동안 앞으로도 현장체험을 계속할 생각이다. 아내의 객실청소를 도와주면서, 모든 분야가 다 그렇겠지만, 배려하는 삶의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있는 사회는 보다 활력이 넘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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