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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괴로움을 소멸시키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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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6년 ‘부처님 오신 날’ 특집 / 건봉사 주지 현담 스님 인터뷰
아미타 부처님 모시는 극락전 중건·진신치아사리 모신 보안원 새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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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5월 19일(목) 11:16 [강원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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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강원고성신문 | 오는 5월 8일(음력 4월 8일)은 불기 2566년 ‘부처님오신날’이다. 고성지역 최대 사찰이자 1천5백년의 역사를 간직한 금강산 건봉사 현담 주지 스님(사진)을 만나 부처님 오신 날의 의미와 중생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들어봤다.
▶간성 삼거리에 불기 2566년 봉축탑이 설치되었습니다.
△지난 17일 고성군 불교사암연합회 주최로 간성읍 삼거리에서 함명준 군수와 신도 등이 참석한 가운데 봉축탑 점등식을 봉행했다. 봉축탑은 불기 2566년 전 이 세상에 오신 부처님의 탄신을 축하드리고 모든 중생에게 부처님의 광명이 함께 하길 기원하고, 코로나19 국난극복을 위해 서로 힘을 모으자는 뜻에서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사거리에 봉축탑을 높이 세워 환하게 불을 밝히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의미는 무엇입니까?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의미는 태어나신 다음 걸어가신 발자취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부처님은 농경국가인 카필라국에서 왕자로 태어나셨습니다. 카필라국은 우리나라처럼 봄이 되면 논을 가는 행사를 왕이 가장 먼저 시연을 한 다음 농사를 짓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열 두 살 되던 해의 일이었습니다. 그 해 행사에는 어엿한 소년으로 성장한 부처님도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그런데 부처님이 목격한 것은 쟁기로 파 뒤집힌 흙더미에서 기어 나와 꼼지락거리고 있는 벌레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틈에 새들이 날아오더니 그 벌레들을 쪼아 물고는 하늘로 날아가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어린 부처님은 마음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부처님은 무리를 벗어나 조용한 숲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커다란 나무 아래 앉아 방금 목격한 사건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벌레들이 살아가기 위해 꿈틀거리다 땅 위로 머리를 내미는 순간 새들에게 잡아먹힌다. 그 새들도 언젠가는 사냥꾼들의 화살에 꿰이고 말 것이다. 각자 귀한 생명을 받고 이 세상에 태어나 이렇게 허망하게 목숨을 잃다니…….’
어린 부처님은 그 자리를 벗어나 숲 속으로 들어간 다음 나무 아래 앉아 깊은 생각에 몰입했습니다. 행사를 마치고 환궁하려던 부왕과 대신들은 부처님이 사라진 것을 알고는 발칵 뒤집혔습니다. 사방을 찾아 헤매던 그들은 마침내 숲 속에서 부처님을 발견했습니다. 해가 저물 무렵이었습니다. 그 때까지도 태자는 나무 아래 앉아 여전히 명상에 잠겨 있었습니다.
그 후 어엿한 청년으로 자란 어느 날이었습니다. 궁전 안의 생활이 갑갑했던 부처님은 궐 밖으로 바람을 쐬러 나갔습니다. 앞에서 한 사람이 걸어오는데 머리는 백발이 성성하고 몰골은 주름투성이인 데다 몸은 노쇠해 간신히 지팡이에 의지한 채 걸음을 옮기고 있었습니다. 놀란 부처님은 곁의 시종에게 그가 왜 그런 지를 물었습니다. 사람이 늙으면 그처럼 노인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부처님의 마음은 몹시 착잡했습니다.
다른 날 부처님은 남쪽 성문으로 나갔다가 이번에는 몹쓸 병에 걸려 길에 쓰러져 있는 행려병자를 발견했습니다. 또 다른 날 서쪽 성문으로 나갔다가 시체를 메고 지나가는 장례행렬을 목격했습니다. 그리고 북쪽 성문으로 나간 어느 날, 출가사문을 만나 생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행의 길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수행자가 되기를 결심한 부처님은 스물아홉 살에 아내와 어린 아기를 남겨둔 채 부왕 몰래 출가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6년 동안 수행 정진한 끝에 마침내 깨달음을 성취합니다. 그렇게 깨달음을 얻은 후 부처님은 처음으로 가르침을 전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단 하나만을 가르친다. 괴로움과 괴로움의 소멸이다.” 이 세상의 괴로움과 그 괴로움의 소멸! 이것이 바로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의미인 것입니다.
▶주지스님께서 취임 하신 이후 건봉사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하셨는데요.
△잘 아시다시피 우리 건봉사는 아미타 도량입니다. 아미타 부처님께서는 서방 극락정토를 주재하시는 부처님이십니다. 그런데도 건봉사에는 아미타 부처님을 모시는 전각인 극락전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1878년 대화재로 전소된 다음 전국적인 불사를 통해 3분의 1 규모로 복원했으나, 그마저도 1950년 한국전쟁으로 모두 소실되면서 사라진 거죠. 그러다 본당인 대웅전과 다른 몇 채의 전각만 중건된 상태였는데 제가 주지로 부임한 뒤 마침내 2021년 극락전을 새로 중건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우리 건봉사에는 다른 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것들이 있습니다. 첫째, 만일염불원이 있습니다. 건봉사는 우리나라 최초로 만일염불회를 열었던 곳으로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전각이 만일염불원입니다. 2021년부터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만일염불회를 다시 열기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건봉사는 부처님의 진신치아사리를 모시고 있는 절인데 그 진신치아사리를 모신 전각을 적멸보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건봉사에는 적멸보궁 외에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부처님의 진신치아사리를 지키기 위해 지은 전각이 있습니다. 바로 보안원(普眼院)입니다. 보안원은 동진보안보살(童眞普眼菩薩)을 모십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열반을 하여 다비식을 거행할 때 하늘에 계신 제석천까지 참석을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제석천에게 부처님의 어금니에 해당하는 진신치아사리 2과를 선물로 주었답니다. 그런데 공중을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며 사람을 잡아먹는 속질귀(速疾鬼)라는 무서운 야차가 그 중 하나를 훔쳐서 달아난 것입니다. 그때 동진보안보살이 번개처럼 뒤를 쫓아가 속질귀를 혼내주고 진신치아사리를 되찾아왔다는 이야기가 전해 옵니다.
이것이 진신치아사리를 소장한 건봉사에 동진보안보살을 모신 보안원이 있는 이유일 것입니다. 그리하여 올해 새롭게 단장한 보안원을 선보이게 되어 큰 복이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불법을 수호하는 동진보안보살을 모시는 전각답게 보안원에는 예전에 보존되어 오다 사라진 『불설대목련경』을 새로 판각하여 보존하였습니다. 『불설대목련경』은 부처님의 제자인 목련존자가 지옥에 떨어진 어머니를 구제하는 이야기를 담은 경전으로 효도경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1536년(중종 31) 소요산 연기사(烟起寺)에서 간행된 목판본을 비롯하여 10여 종이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건봉사 본은 1862년(철종 13)에 목판본으로 간행이 되었으나 분실되거나 소실되고 없어진 것을 이번에 새로 제작하여 새로 단장한 보안원에 들였으니 참으로 안성맞춤이라 할 것입니다.
▶건봉사를 국가 사적지로 지정해 종합적인 정비와 복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요.
△현재 건봉사는 강원도지방기념물 51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마치 몸에 맞지 않은 작은 옷을 입고 있다고 할까요. 건봉사는 불교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지방기념물이 아닌 국가문화재로 보호해야 할 정도로 그 가치가 매우 높은 곳입니다. 그래서 이곳을 국가 사적으로 지정 관리·보호하기 위해 고성군에서는 지난 2016년 7월 28일 문화재청에 건봉사의 사적 승격 신청을 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2018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사결과 보류됐으며, 추가발굴조사와 학술세미나 추가 개최 등의 보완요구가 있어서 2020년 문화재 정밀발굴(대웅전 중심)조사와 2021년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그리고 지난 4월 21일 건봉사에서 문화재청의 현지조사가 진행됐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 국가사적지로 지정되어 종합적이면서도 총체적인 정비와 복원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고성지역 주민들에게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조계종 봉축위원회가 정한 올해 봉축식의 주제는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의 복귀’입니다.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해 겪었던 고통의 시간을 뒤로 하고, 이제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 복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우리 모두가 꺼지지 않는 마음의 등불을 밝혀 온 세상이 환히 빛나는 행복한 평화의 세상이 만들어지기를 일심으로 발원합니다. 최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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