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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진포 전설에 나타난 재난과 공동체의 대응[3]


고성지역 인문학 연구 / 이광형 강원대학교 강원문화연구소 전임연구원

2021년 07월 23일(금) 10:49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2. 화진포 전설의 서사 구조와 재난 이후 ②

이처럼 ㉮·㉯·㉰는 동일한 화진포 전설을 기술(記述)한 것이지만 화진포 전설이 구연자와 구연 상황에 따라 다르게 구술(口述)되며 전해지다가 구비문학으로 정착한 내력을 표지하듯이 기본 서사 구조를 공유하면서도 표현 방식이나 길이가 조금씩 다르다. 이는 실제로 화진포를 찾아 문자로 처음 화진포 전설을 접하는 방문객들에게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다양한 사람의 음성을 통해 전하여 온 구비문학으로서 화진포 전설의 생명력을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화진포 전설의 서사 구조를 <장자못>을 다룬 기존의 논의에서 정리한 것과 비교하면 각편으로서의 특징은 첫째, ①에서 장자의 이름을 이화진으로 명시한 점, 둘째, ⑤와 ⑧의 고총고개와 고총서낭에서 ‘고총’의 반복, 셋째, ⑦~⑧의 죽어서 돌이 된 며느리가 고총서낭으로 신격화되고 마을에 닥친 재난이 해결되는 부분에서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부분들은 이야기가 담고 있는 재난과 그에 대한 대응 양상이 응축되어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우선 기본 서사 구조에서 재난에 해당하는 것은 급작스러운 홍수로 인한 이화진 일가의 죽음과 멸문지화, 며느리의 죽음, 마을에 닥친 흉년과 전염병 등이다. 홍수와 전염병은 현재 우리나라의 관련 규정상 분명한 재난에 해당하는데, 화진포 전설에서 재난은 천재와 인재의 명확한 구분이 어려운 복합적인 양상으로 나타난다. 홍수는 천재이지만 급작스런 폭우로 인한 홍수에 대비하는 시스템의 부재는 인재로 볼 수 있다. 또한 수해와 연쇄하여 일어나는 전염병의 확산이라든지 흉년에 뒤따르는 기아의 참상 등 인간의 생존 기반인 의식주 전반을 위협하는 재난은 대부분 한 사회의 존속 자체를 위협할 정도로 복합적이고 거대한 양상으로 반복되어 왔는데 화진포 전설에서도 마찬가지로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재난을 인문학적으로 사유할 때 화진포 전설에서 며느리의 죽음과 결합하여 나타나는 애통함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며느리를 죽음으로 이끈 ‘애통함’이야말로 재난을 겪는 모든 이재민들의 심정을 축약한 보편적인 감정이기 때문이다. 한곳에 정주하여 일가를 이루고 대를 이어 다져온 삶의 터전이 하루아침에 홍수에 휩쓸려 사라져 버린 재난 현장을 목도하며 가족, 친지, 이웃과 졸지에 사별해야 하는 거대한 슬픔은 감히 역지사지를 논할 수도 없는 것이다. 아울러 재난을 겪는 이재민들의 애통함을 다른 사람이 아닌 며느리가 죽음으로써 대변하고 있다는 점은 현전하는 장자못 유형의 각편들이 조선 후기를 거치며 현재의 서사 구조로 굳어졌음을 유추할 수 있게 하는 하나의 단초라고 할 수 있다.
각편에서 이화진의 죽음은 간접적으로는 구두쇠로 소문이 자자할 정도로 인색하고 성격이 고약하다는 자질에서 기인하며, 직적접으로는 시주를 하러 온 스님에게 소똥을 퍼 주는 행위에 대한 응징으로서 표출된다. 이는 예나 지금이나 부자들이 지녀야 할 중요한 덕목으로 회자되는 베풂과 나눔의 결여를 표상한다. ‘2018년 개정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4-1’의 1단원에는 경주 최 부잣집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 이야기에서도 강조하는 것처럼 부자들의 이런 베풂과 나눔의 덕목은 평상시에도 중요하지만 재난 시에는 빈자들의 생사가 걸린 문제로 부각된다.
양란 이후 조선 후기에는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매우 복잡한 양상의 변화와 분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다. 전란으로 피폐해진 농지는 농업을 중심으로 유지되어 온 경제 체제의 근간을 뒤흔듦으로써 다양한 형태의 상업자본의 출현을 촉진한다. 이렇게 자본을 축적한 부자들이 신분 상승을 위해 돈을 주고 양반 신분을 사는 거래 또한 빈번해진다. 양반의 매매는 조선 시대 신분제 자체의 모순을 드러냄으로써 민중 의식의 각성을 촉발하기도 한다. 실학, 당파와 정쟁, 세도정치, 판소리, 사설시조 등등 복잡한 양상으로 300년 가까이 이어진 조선 후기에,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유교적 일상은 더욱 강화되는 쪽으로 진행한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책에도 실려 있는 것처럼 돈을 주고 산 양반과 차별화하기 위한 진짜 양반의 정체성 확립을 비롯하여 다양한 측면에서 논의되고 있는데, 본고에서는 조선 후기도 결국 유교를 국시로 삼은 조선 시대 자체의 지속이라는 점에 주목하고자 한다.
숭유억불 정책을 편 조선 왕조는 초기부터 유교적 지배 이념에 입각한 책들을 간행한다. 그중에 국가 의례 체계의 확립을 목적으로 하는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와 기본 덕목의 일상화를 강조하는 『삼강행실도(三綱行實圖)』는, 고려 말 성리학과 함께 전해져 조선 시대 사대부들의 행위 규범으로 작동한 『주자가례(朱子家禮)』와 함께 조선 시대 내내 구성원들의 생노병사, 관혼상제뿐만 아니라 일거수일투족을 유교의 질서체계 안에 거두려는 기획이라 할 것이다. 이 기획은 긴 시간의 실천을 거쳐 비로소 조선 후기에 국가 구석구석에서 실현된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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