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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진포 개발의 딜레마

2022년 10월 07일(금) 12:23 [강원고성신문]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는 고성지역에서 가장 가치 있는 한 곳을 들라고 하면 아마도 많은 이들이 화진포를 선택할 것이다. 화진포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무한한 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동해안 최대의 석호로 다른 석호들이 대부분 망가졌거나 망가져가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청정성을 지키고 있는 화진포는 선사시대 유적인 고인돌을 비롯해 고려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여러 문집에서 거론되는 등 역사적·인문학적 높은 가치를 갖고 있다.

이처럼 빼어난 경관과 청정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은 이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지만, 강원도 문화재인 지방기념물로 지정됨에 따라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고성군의회가 화진포의 강원도 지방기념물 해제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채택해 성사여부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군의회는 송흥복 의원이 대표 발의한 ‘화진포 강원도 지방기념물 해제 촉구’ 건의문에서 “고성군민이 화진포의 보전보다는 개발을 간절히 염원하고 있음에도, 화진포가 문화재로서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지방기념물 해제를 추진하지 않는 강원도의 입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화진포의 강원도 지방기념물 해제를 강력히 건의한다”고 밝혔다. 또 “강원특별자치도 시대에 발맞춰 고성군 또한 새로운 미래 전략을 설계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화진포 주변 개발은 고성군 관광사업 발전의 핵심으로서 관련 규제의 개선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화진포 개발을 위한 문화재 해제 요구는 군의회의 이번 건의문 채택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있어 왔고, 고성군에서도 용역 등을 통해 화진포를 친환경적으로 개발하려는 노력을 했으나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실제로 지난 2015년 5월 7일 현내면에서 열린 ‘화진포호수 관광자원 개발을 위한 주민간담회’에서 주민들은 화진포를 오염시킬 우려가 없는 카누와 무동력 오리배, 짚라인, 번지점프대 등을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그러나 강원도 문화재위원들은 “개발형 관광사업은 문화재관리 측면에서 승인하기 어렵고, 타 지역과 차별화가 없어 큰 이익도 내지 못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호수의 역사 속에 내포된 자연 생태학적, 인문학적인 차원에서의 관광자원화를 꾀해야 하며, 심지어 강원도문화재에서 국가문화재인 ‘명승’으로 격을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었다.

최근 화진포 일대에서 추진되고 있는 ‘꽃이 피는 나루에서 펼치는 그린나래’ 등 여러 프로그램은 바로 이런 시각이 반영된 사업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전문 사진 강의를 들어본 후 화진포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탐방하며 사진을 찍거나, 동해안 고성의 석호를 탐방하며 우수한 자연유산과 지질에 대해 함께 배워보거나, 아름다운 화진포를 바라보며 걷기나 라이딩을 하는 프로그램 등은 간간이 열리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직접적인 수입이 들어오지 않는 이런 프로그램 운영보다 같은 석호인 강릉의 경포호 일대가 대규모 위락단지로 개발된 것처럼, 각종 상가가 즐비한 북한강 상류의 춘천 공지천처럼 먹고 살 수 있는 기반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물론 지역 내에서도 이런 개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존재하고 있다. 자칫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져 화진포가 오염되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겠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진포 개발은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화진포에 직접적인 개발 행위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은 특히 화진포와 접하고 있는 거진읍과 현내면 주민들 사이에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 지역은 고성군에서 인구감소가 가장 심한 지역으로, 군의회의 건의문에서 나타난 것처럼 지역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한 위기상황 극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화진포 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강원도가 이런 지역주민들의 간절한 심정을 반영해 문화재에서 해제해 줄 것인지 지켜봐야 하겠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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