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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바오가 남긴 소모적 논쟁

금강칼럼 / 박선애 칼럼위원(시인)

2024년 04월 26일(금) 06:31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지난 3일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갔다. 비가 내리는 평일 오전 시간임에도 약 6천여명의 팬들이 배웅 행사에 참여하였고 여러 매체에서 실시간 생중계를 하기도 했다. 마치 영화제를 방불케 하는 모습에서 드러난 푸바오의 존재감은 엄청났다. 수많은 안전요원의 호위 속 푸바오가 탑승한 특수 무진동 차량을 따라가는 사람들이 물결 같았다.

방송 중 빗소리와 현장의 잡음 속에서 유독 크게 들리는 통곡소리에 당혹스러워진 나는 잠시 귀를 의심했다. “어떡해. 어떡해!” 울부짖으며 흐느끼는 소리가 분명했다. 소리의 크기로 봐서 한두 사람의 소리는 아니었다.

푸바오가 탑승한 특수 무진동 차량

푸바오가 중국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은 물론 중국에서의 생활 모습도 중국 사생팬(사생활을 침해하는 극성팬)에 의해 계속해서 공개되고 있다. 그들은 푸바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몰래 촬영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푸바오의 근황을 전하고 있어 중국의 사육사들은 졸지에 감시를 받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지난 8일 서울시 홈페이지에는 푸바오를 유료 임대해서라도 다시 데려오자는 민원이 접수되었고 서울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세금과 관련이 있다 보니 이 민원에 관련된 찬반논쟁도 뜨거웠다. 어느 쪽에서는 집착으로 보일 수 있는 이러한 행동들에 대한 의견들이 여전히 인터넷에서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도대체 그들은 왜 판다 한 마리에 이렇게 난리일까. 그보다 더 이해하기 힘든 건 과연 이것이 싸울 일인가 하는 것이다. 정작 논란의 주인공인 푸바오는 아무것도 모른 채 죽순을 뜯고 있을 텐데 말이다. 선거가 끝나니 또 다른 싸움거리를 만들고 싶은 건가 싶어 씁쓸했다.
푸바오는 2020년 7월, 국내 최초 자연번식으로 태어났다.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뜻의 이름도 팬들이 지어주었다. 태어나기 전부터 관심의 대상이었기 때문에 푸바오의 서사를 잘 알고 함께 한 팬들에게는 귀여운 손주를 보는듯한 마음이 생길 법도 하다. 푸바오의 생김새와 행동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귀여움’이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귀여움’이다

귀여움은 심리학적으로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귀여운 것들을 보면 뇌에서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사랑과 유대감이 생기게 된다. 또한 보호본능이 생기게 되며 이러한 애정이나 보호본능을 통해 긍정적 감정을 불러오게 된다. 이는 ‘포지티브 디스트랙션’이라는 심리학적 원리와 관련이 있다. 하이닥 기사에서는 푸바오를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완화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귀여움은 우리의 뇌를 현재의 순간에 머물게 하며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주고, 이러한 현상은 ‘마음의 정리’라고 불린다.

이런 사실로 볼 때, 코로나라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200g이 채 되지 않는 귀여운 생명체의 탄생과 성장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기쁨과 감동, 위로, 힐링이 되었을 것이다. 사람은 때로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것에서 삶의 의미나 절망을 느낄 수 있다. 빗속에서 오열한 푸덕(푸바오 팬)들을 이해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다름’과 ‘틀림’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유전자와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 구조 안에서, 이해할 수 없지만 이해해야 하는 것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공동체 의식이 필요한 이유이다. 때문에 슬퍼하는 푸바오 팬들을 한낱 군중심리에 빠진 감정의 유행으로 비난하거나 이런 사람들을 공감능력 떨어지는 비정한 인간이라고 비난할 필요가 없다. 사회적으로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면 나와 다른 상대가 떠는 ‘오버’와 ‘꼴값’에 굳이 시비를 걸어 싸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논쟁은 건설적이어야 의미가 있지 소모적 논쟁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

뉴스에서 푸바오가 한국에 있을 때와 변함없이 잘 적응하여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푸바오를 데려오는 건 국제법상 여러 가지 형편으로 불가능하다고 하니, 1354일의 행복하고 소중한 추억을 안고 올 가을 개봉 예정인 푸바오 영화를 관람하는 즐거움을 모두 함께 누리는 건 어떨까.

내 감정과 욕심으로 여러 사람에게 피로감을 주지 않는 것, 귀엽고 사랑스런 것들에 대한 예의이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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