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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운전 제한, 어떻게 해야 할까?

금강칼럼 / 박선애 칼럼위원(시인)

2024년 08월 22일(목) 08:26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지난달 서울시청역 도로에서 역주행으로 16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가 발생하였다. 사망자만 9명에 달하는 사고였기에 운전자에게 특히 시선이 집중되었는데, 음주나 약물복용도 아니었고 심지어 운전자의 직업은 40여년 경력의 버스 기사였다고 한다. 그는 줄곧 차량 급발진을 주장했으나 70세라는 고령의 나이를 의심하는 여론이 우세했다.

경찰이 8월 초 발표한 결과는 차량 결함이 아닌 운전자의 운전조작 미숙이었다. 국과수 정밀검사로 최대 99%까지 엑셀을 밟았다 뗐다 반복했던 기록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는 운전자가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착각했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기에 고령운전자의 인지능력에 대한 우려가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다.

서울시청역 역주행 사고

실제 언론매체의 조사에 따르면 고령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매년 늘어 지난해 39,614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그 사건 이후에도 고령운전자가 낸 교통사고가 여러 건 발생하였고 이에 따라 사회 안전을 위해 고령운전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고령운전 제한, 필요한 것일까? 나이 먹는 것도 서러운 일인데 운전 권리마저 빼앗긴다는 생각을 하면 고령자에게 참으로 서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개인의 이동권, 자유권, 행복추구권을 박탈하는 것이라는 반대파의 주장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들의 말대로 2026년이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30년에 65세 운전자가 천만이 되는 우리나라 실정을 생각할 때 시대에 역행하는 의견일 수 있다.

또 운전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과 대중교통이 발달되지 못한 시골과 벽지에서 사는 사람들이 직면해야 할 문제뿐 아니라, 노인비하와 차별이라는 부정적 측면이 확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고령운전 고의 원인이 주로 인지능력 저하에서 온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향후 더욱 노령화 될 사회에서 고령자 교통사고는 더욱 증가세를 보일 것이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오래전 이른 아침에 교차로에서 신호위반을 한 상대방 차 때문에 큰 사고가 날 뻔한 적이 있었다. 순간적으로 죽음의 위기를 느꼈기에 너무나 놀라서 단단히 벼르고 차에서 내렸는데, 상대는 고령의 운전자였다. 젊은 내게 머리를 조아리며 본인이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 거듭거듭 사과하는 어르신의 혼비백산한 표정에 한 마디도 못하고 오히려 위로를 해드렸던 일화가 요즘 자꾸 생각난다. 그때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웃을 수 없는 기억이다. 나이듦에 따라 공간과 지각능력이 저하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나 또한 나이 들어간다는 사실 때문이다.

우리나라보다 빠르게 노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도 역시나 해마다 노인운전사고가 증가한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75세 이상 운전자는 면허갱신 때 기능시험을 다시 봐야 한다. 그들 가운데 생일 160일 전 기준 앞선 3년 간 신호를 무시하거나 과속 등 교통법규 위반 경력이 있는 운전자는 의무적으로 실차시험을 다시 봐야 하며, 75세 이상 운전자의 운전면허 갱신 시에는 기억력과 판단력을 측정하는 검사도 병행된다.

일본, 면허갱신 때 기능시험 다시

자동 브레이크 기능이 있는 ‘서포트카’ 한정 면허는 연령에 관계없이 취득할 수 있다. 서포트카는 실수로 액셀을 밟았을 때 가속을 억제하는 기능을 갖춘 차다. 서포트카 한정면허를 갖고 일반 차량을 운전하면 벌점과 범칙금이 부과된다.

우리나라도 무조건적인 고령운전 제한보다는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 현실적인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고령자 면허증 유효기간과 운전면허 갱신주기 단축,한정적·제한적 면허제 검토, 교통안전 의무교육 강화, 초보운전처럼 고령운전 표식으로 배려받기 등을 생각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고령운전 제한을 찬성한다. 개인의 권리도 중요하지만 사고시 잃어야 할 피해자들의 생명과 그들의 인생 전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AI가 발달하여 인공지능 시대를 살고 있다고는 하지만 완전한 자율주행이 실현되지 않고 있는 현재 실정에 맞는 현실적 대안이 시급하다.

필자는 고령의 나이가 아니지만, 벌써 몇 년 전에 딱 10년만 운전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운전 중 라디오를 듣는다거나 통화를 하다 보면 도로교통법을 어기는 실수를 가끔 하기 때문이었다.요즘은 운전할 때 가급적 음악도 듣지 않고 집중하게 된다. 이처럼 자신의 운전능력은 누구나 스스로 인지할 수 있다.적성검사로 사람들의 인지능력과 육체적 순발력,정보처리기능 등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지만 본인은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때문에 자발적으로 면허증 반납을 해서 혹시 타인에게 끼칠 어마어마한 피해를 사전 차단해야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결국 사회구성원들의 필수적 마인드는 양심과 배려인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는 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는 고령자의 생계와 이동 수단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정책 발굴로 적절한 보상을 함으로써 적극적인 면허증 반납을 유도해야 한다.대중교통 배차간격이 큰 우리 고성군에서는 바우처 택시 운영을 더욱 활성화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여 농어촌의 고령자가 고립되고 격리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고령자 운전면허 제한이 강제적 권리박탈이 아닌 사회적 배려와 협조라는 긍정적 인식으로의 전환을 끌어내는 것,국민의 권리와 안전에 책임을 다 해야할 국가의 역할이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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