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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 못 보고 갈 것 같아 가슴이 메입니다”

‘건봉령(남강)전투’ 생존자 이원규 어르신
6.25 때 ‘건봉령전투’ 참전, 유일하게 생존
최근 위암 수술 후 병상에… 군번 0674161

2023년 12월 16일(토) 10:25 [강원고성신문]

 

↑↑ 6.25 한국전쟁 때 ‘건봉령전투(남강전투)’의 유일한 생존자로 올해 95세를 맞은 이원규 어르신은 최근 위암 수술을 받아 불편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기억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 강원고성신문

“6.25 참전용사들이 있었기에 우리나라가 이 궤도에 오를 수 있었지요. 그런데 70년이 지난 오늘까지 목마르게 기다려 온 평화통일이 되지 않아 안타까워요. 오늘 갈지 내일 갈지 알 수 없지만, 정말로 반가운 소식을 못 듣고 갈 것 같아 가슴이 메입니다.”

6.25 한국전쟁 때 동해안 최대 격전지 중 하나였던 ‘건봉령전투(남강전투)’의 유일한 생존자로 올해 95세를 맞은 이원규 어르신(사진)은 최근 위암 수술을 받아 불편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기억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전남 장흥군 장평면 출신인 그는 장평면사무소 직원으로 일하다 6.25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0월 자진 입대해 38연대 소속으로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근무했다. 그러던 중 1952년 11월 연대가 15사단에 편입되면서 동해안 최전방에서 수색중대 분대장(이등중사)으로 작전에 투입됐다.

건봉령(남강) 일대에서 밤에 적진으로 침투했다가 다음 날 아침에 복귀하기가 수백 번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분대원 12명과 함께 작전에 나섰던 그는 전우들이 모두 전사하고 본인만 살아남는 참혹한 경험을 해야 했다.

“풀포기 속에 숨고 물속에 숨고 하면서 어떻게든 살았지만, 주위를 살펴보니 전우들이 보이지 않았어요. 간신히 죽음을 모면하고 부대로 복귀했더니, 제가 유일한 생존자라는 겁니다.”

목숨은 건졌지만 왼쪽 무릎에 파편을 맞아 3개월간 병원 신세를 지고 부대로 복귀하니 3개월 뒤 휴전이었다. 4년 6개월의 군생활을 마치고 전역한 그는 그 고비만 잘 넘겼으면 전우들과 함께 휴전을 맞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자신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평생을 시달렸다.

전역 후 고향에서 면의원으로 4년간 활동한 그는 1964년 전우들이 묻혀 있는 고성군으로 이주를 결정하고, 간성읍 어천2리에 정착해 3남 3녀의 자녀를 두고 현재까지 살고 있다. 마을 이장 5년과 노인회장 10년 등 고성지역 발전에도 기여한 그는 2000년 3월 6.25참전용사증서를 받고 국가유공자로 인증받았다.

3년 전 부대의 도움으로 향로봉 정상 제단에서 먼저 간 전우와 호국영령들에게 술을 올렸던 그는 “지금이라도 건강이 회복되면 현장에 다시 가보고 싶은데, 몸이 이러니 갈 수나 있으려나…”라며 눈시울을 적셨다. 그의 군번은 0674161이었다.
최광호 기자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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