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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북방항로를 경험하고서

특별기고 / 용광열 고성군의회 의원

2024년 01월 10일(수) 12:16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세 시간 가까운 승선 절차를 마치고 배에 오른다. 속초항을 출발해 22시간여를 달려야 블라디보스토크항에 도착하는 긴 여정의 시작이다. 이번 탐방은 JS해운의 북방항로 개설에 따른 이모저모를 살피고 농수산물품의 교역 관계도 살필 목적으로 2023년 12월 25일부터 12월 28일까지 1박 4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됐다.

출발 약속 시간보다 20여 분 늦은 18시 20분경 서서히 배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뱃멀미를 예상한 비상약 복용에 여념이 없는 직원들의 모습에서 쉽지 않은 탐방길이 되리라는 생각에 나도 잠시 근심에 들어본다. 그래도 뱃멀미를 잘 하지 않는 터라, 약에 의존하지 않은 채로 견뎌보기로 한다.

세 시간 가까운 승선 절차

승선 후 카페리 선장과의 미팅으로 일정 시작이다. 배 안의 곳곳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화물칸의 규모도 살펴보며 선적된 중고차들과 건설기계 그리고 컨테이너 선적 관계도 살펴보았다. 화물 전용선이 아닌 관계로 어마어마한 선적량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아 보였다. 좀처럼 구경하기 어려운 항해시설까지 둘러보는 시간도 가졌다.

모처럼 승선 인원이 많아진 날이었단다. 대략 180여 명의 승선 인원이었고 대부분 러시아로 복귀하는 해상 선원들이라고 한다. 약간의 긴장감과 함께 설렘을 느끼며 일찍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4인 침대칸의 객실에 2인씩 배정을 받고 쉬기로 했다. 잠시 눈을 붙이는 듯했으나 심한 요동에 잠에서 깼다. 새벽 2시 반경 거친 바다의 상황이 그대로 전해진다. 창가에 두었던 물병이 바닥에 떨어져 뒹굴고 동료 의원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깨어있다. 파도에 부딪히는 철재 소리, 외국 선원 승객들의 술에 취한 듯한 소리, 거친 바다의 긴장감 속에 객실의 탁한 공기를 애써 꾹꾹 누르며 다시 잠을 청해본다.

아침이 되어서야 조금 잠잠해진 바다의 모습. 조식 시간에 마주한 우리 일행들 얼굴에서 간밤의 피곤함이 느껴진다. 카페리라기에는 아직 부족한 위락시설로 인해 딱히 시간을 즐거이 보내며 바다 여행을 하기엔 많이 부족한 상태라 22시간 여정을 달래줄 시설이 시급한 상태로 진단된다.

무료한 시간 뒤로 도착을 알리는 실내 방송이 들리자 우리 일행들은 블라디보스토크항을 구경하기 위해 선 외로 나가 러시아의 차가운 해안 공기를 마주하며 연신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바다가 얼어서 쇄빙선이 필요하다는 느낌을 실제 체험하는 시간인 듯 항 내에 얼음들이 떠다니고 있었다.

한인들 위령비가 세워져 있었던 곳

일정보다 조금 늦은 도착으로 숙소에 짐을 풀지도 못한 채 강원특별자치도 러시아본부장 일행과의 간담회 장소로 향했다. 임형준 러시아 본부장, 곽세라 행정원(통역담당), 현지 기사인 효도르와 특별히 용창식 법무부 영사께서도 간담회에 함께해 주셨다. 간담회 도중 카페리에서 인사를 나누었던 JS해운의 블라디보스토크 지사장인 위한 지사장도 합류하여 이번 탐방의 이모저모를 논하는 시간을 가졌다.

저녁 식사 후 시간의 배려를 받아 자리를 옮겨 간담회 시간을 더 가졌다. 여러 가지 현지 상황과 생활정보 등 토론의 시간을 가져본다. 19시부터 이어진 간담회는 23시를 훌쩍 넘겼고 야간 시내 투어를 하듯 도보로 숙소까지 이동했다. 잠시의 시간이었지만 블라디보스토크의 야경도 조금이나마 느껴본 시간이었다.

유일한 1박의 시간, 지친 몸을 침대에 맡겨본다. 오전 식사를 마치고 세 시간여 시내를 둘러보고 마켓도 둘러보며 서둘러 배에 올라야 한다.

이번 일정 중 가장 가슴 뭉클했던 시간을 가졌던 한인들의 위령비가 세워져 있었던 곳. 곽세라 행정원님의 세심한 준비로 이곳에서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가졌고 태극기를 가슴에 펼치고 사진 촬영도 하였다. 이곳에 이주해 살던 한인들의 강제 이송에 관한 역사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숙연한 마음이 들었다.

오전 11시 30분 다시 승선이다. 점심도 거른 채 서둘러야 한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곽세라 행정원과의 이별 인사를 나누며 다시 배에 오른다.

이순매 부의장님의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이다. 긴 시간의 배 여행을 준비하며 세종류의 김치와 컵라면을 준비해 온 덕분에 꿀맛 같은 라면 점심시간을 가져보며 모처럼 수다의 즐거움도 나눠본다.

다행히 돌아오는 시간대 바다는 우리 일행의 귀국을 환영이나 해주듯 너무나 잔잔한 해상일기를 나누어 준다. 잔잔한 파도의 환영을 받으며 속초항에 도착하여 이른 점심을 함께하며 이번 탐방을 마무리한다. 이번 일정에 함께해 주신 이순매 부의장, 함형진 의원, 이경희 수석전문위원 그리고 이상준·정래민 주무관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

이번 탐방을 통해 승선 시 출국심사의 과도한 시간 정체의 문제점 개선, 선내 승객들을 위한 위락시설 부족, 다양한 볼거리 제공 필요성, 블라디보스토크와의 조금 더 발전되고 미래성 있는 교역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을 느끼며 이글을 마친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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