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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짝짓기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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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한 일부일처 더하기 간헐적 다부다처
금강칼럼 / 나정민 칼럼위원(과학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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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1월 26일(금) 10:14 [강원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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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강원고성신문 | 인간 남녀는 어떤 짝짓기 전략을 취할까? 이에 대해 접근 방법에 따라 다양한 답이 나오겠지만, 필자는 “진화심리학”적 방법으로 답을 해보겠다. 진화심리학적으로 동물의 짝짓기 전략을 결정하는 요인은 “부모 투자 parental investment”이다.
부모 투자란 생식세포의 크기, 임신, 출산, 양육 등 부모가 자식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하는 모든 노력을 말한다. 부모 투자의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은 여성이 남성보다 자식에게 더 많은 투자를 한다. 우선, 생식세포만 보더라도 난자를 만드는데 정자보다 더 많은 영양분이 투자된다. 임신 기간에도 여성이 일방적으로 투자를 하며, 자녀를 낳은 후에 어느 정도는 여성이 남성보다 자식의 양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한다. 참고로 포유류 종의 95퍼센트는 암컷 혼자서 임신, 수유, 양육의 부담을 짊어진다. 조류에서는 암수가 함께 자식을 돌보는 종이 흔하고, 어류에서는 수컷 혼자서 자식을 돌보는 경우가 더 많다.
짝짓기 전략 결정요인은 ‘부모 투자’
이러한 부모 투자량의 차이에 의해 짝짓기 과정에서 어느 성이 경쟁하고 어느 성이 짝짓기 파트너를 고르는지가 결정된다. 즉, 수컷이건 암컷이건 상대적으로 자식에게 많이 투자하는 성은 누구와 짝짓기를 할지 심사숙고하여 고르는 전략을 취한다. 반대로 적게 투자하는 성은 번식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전략을 취한다.
인간 여성을 보게 되면, 쌍둥이를 낳은 경우를 제외하면 여성은 1년에 한 명의 자식을 낳을 수 있고, 수유를 하고, 수유 중에는 배란이 중단되기 때문에 자식을 더 낳기 위해서는 적어도 3~4년은 기다려야 한다. 반면에 인간 남성에게 번식은 한 번의 성관계면 충분하기 때문에 인간 남성에게 있어 번식 성공도는 짝짓기 파트너 수에 의해 결정된다. 극단적인 예로, 17세기 모로코 지배자 물레이 이스마일은 네 명의 부인과 500명의 첩 사이에서 1,171명의 자식을 낳았고, 반면에 기네스북에 등재된 여성의 최고 기록은 평생 27번 임신해서 69명의 자식을 낳은 발렌티나 바실리예브라는 러시아 여성이다.
적게 투자하는 성은 자신의 유전자를 번식할 수 있는 성공도가 짝짓기 파트너 수에 달려 있으므로 짝짓기 파트너를 확보하기 위해 같은 성끼리 치열하게 경쟁할 수밖에 없다. 반면에 많이 투자하는 성은 번식의 성공도가 자식을 키우는 데 드는 자원 확보에 달려 있으므로 짝짓기 대상을 신중하게 고를 수밖에 없다.
남성이 여성보다 재혼 가능성 높아
이 부모 투자 이론을 인간에게 적용해 보자. 사실 대형 유인원 중에서 유일하게 인간 남성만이 아버지 역할을 하며 자식을 정성껏 돌본다. 그렇다면 인간종의 짝짓기 전략은 일부일처제인가? 그런데 인간의 역사와 본성을 살펴봤을 때, 인간 남녀 모두가 절대 한눈팔지 않고 백년해로하는 역사와 본성을 가졌다고는 말할 수 없다. 법적으로 일부일처를 강제하는 현대사회에서조차 이혼, 재혼이나 바람은 드문 일이 아니니 말이다.
재밌는 예를 살펴보자. 미국의 통계에 따르면 남성이 어느 연령대에 상관없이 여성보다 재혼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에서 25~29세 사이의 이혼남은 같은 나이의 이혼녀보다 재혼할 가능성이 30퍼센트 더 높고, 50~54세 사이의 이혼남은 같은 나이의 이혼녀보다 재혼할 가능성이 네 배, 즉 400퍼센트 더 높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미국뿐만 아니라 47개국에서 공통으로 나타났다.
암수가 공평하게 자식을 돌보는 참새의 경우 짝짓기 전략은 일부일처이다. 반면에 수컷은 짝짓기만 하고 암컷 혼자서 자식을 돌보는 공작의 경우는 수컷은 평생 짝짓기 상대만 찾아다니고, 암컷은 자식을 키우는 일부다처의 전략을 갖는다. 그러면 인간은 어떠한가? 고고학적이나 인류학적 증거들 그리고 진화심리학적으로 볼 때 인간은 일부일처와 다부다처의 중간 어디쯤에 있다. 즉, 인간의 짝짓기 전략은, 장기적 전략으로는 일부일처제를 따르지만, 동시에 단기적으로는 남녀 모두 다른 사람과의 일시적 짝짓기에 열려 있다. 이와같이 인간의 짝짓기 전략은 “느슨한 일부일처 더하기 간헐적 다부다처”라는 독특한 짝짓기 전략을 진화적으로 발전시켰다.
인간 남녀는 어느 한 가지 짝짓기 전략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단기적 또는 장기적 맥락, 문화, 성비 등 주어진 환경 조건에 따라 유연한 짝짓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결혼 상대와 같은 장기적 파트너를 구할 때는 남녀 모두 일부일처라는 동일한 전략을 취하지만, 원나잇 파트너를 구할 때는 남녀 짝짓기 전략은 차이가 난다. 이렇게 인간 남녀의 짝짓기 전략이 다양한 형태를 보이게 된 이유는, 남녀 모두 한 전략만 취했을 때보다 “느슨한 일부일처 더하기 간헐적 다부다처”전략이 종족보존에 “진화적으로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다음 칼럼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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