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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 중에서 누가 더 외모를 따질까?

금강칼럼 / 나정민 칼럼위원(과학철학박사)

2025년 05월 22일(목) 10:28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언뜻 생각하면 여자가 남자보다 외모를 더 따질 거 같다. 왜냐하면 여성이 외모에 관심이 더 많고 가꾸는 시간도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성이 자신의 외모에 시간과 물질을 투자하는 근거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있다. 여성의 외모 가꾸기는 자기만족도 있겠지만 오랜 시간 모든 문화권에서 나타나는 일반적 현상임을 고려하면 그 이유는 좀 더 본질적인 이유에 근거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과학은 여성의 외모 가꾸기에 대한 정량적 자료들을 보여준다.

외모 가꾸기에 대한 정량적 자료

미국에서 1939년부터 1996년까지 57년에 걸쳐 남녀 배우자의 외모 중요성 연구가 있었다(Buss et al., 2001). 이 연구는 57년 동안 배우자의 선호도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측정했는데, 남성이 여성보다 상대 파트너의 육체적 매력과 미모를 더 중요시한다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배우자 선택에서 여성의 외모를 중요시하다 보니 여성은 자연스럽게 외모 가꾸기에 중요성을 두게 됐다.

그렇다면 남성은 왜 여성의 ‘내면’보다 ‘외모’를 중요시하게 되었을까? 그 이유는 먼 옛날 여성의 ‘외모’는 ‘내면’보다 진화론적으로 ‘번식’에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먼 옛날 우리 조상이 배우자 선택을 할 때 건강한 자식을 낳는 일은 자신의 유전자를 보존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였고, 이 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어머니의 육체적 건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먼 옛날부터 남성의 배우자 선택에서 여성의 외모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성이 남성보다 자신의 외모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여러 과학 연구에 따르면, 특히 20세기에 들어오면서부터 남녀 모두에서 육체적 매력의 중요도가 상승하였다고 한다(Buss et al., 2001). 외모의 중요성을 0점에서 3점 사이로 평가했을 때, 1939년부터 1996년 사이에 남성들이 판단하는 여성 외모의 중요성은 1.5에서 2.11로 0.67 높아졌다. 여성들이 바라보는 남성 외모 중요성 또한 남성에 비해 약하기는 하지만 0.94에서 1.67로 0.73 증가하였다. 이렇게 현대에 들어오면서 배우자의 외모에 대한 중요도가 더 중요시되었다.

그럼에도 남성이 여성보다 배우자의 외모를 중요시하는 경향은 바뀌지 않는다. 이런 결과는 미국이나 서구 문화에서뿐만 아니라, 오스트레일리아에서부터 잠비아에 이르기까지, 37개국에서 일관적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남녀의 차이가 가장 적은 나라는 중국이라는 거다. 중국 남자들의 여성 외모 선호도는 2.06이고 여성의 남성 외모 선호도는 1.59이고 중국 남녀 차이는 0.47로 다른 나라에 비해 작았다. 이렇게 남자들이 매력적인 외모의 여성을 배우자로 선호하는 경향은 문화와 시대적 차이를 넘어 인간 종의 본능이라고 과학적 연구들은 말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성공적 번식’ 때문이다.

여성의 배란기는 ‘은밀하도록’ 진화

그렇다면 같은 여성이라도 외적으로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일 때가 있을까? 진화 심리학적 추론을 해보면 답은 어렵지 않게 나온다. 답은 “같은 여성이라도 ‘배란기’일 때 남성에게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이다. 먼 옛날 우리 조상 중 배란기 여성을 알아채는 남성이 그렇지 못한 남성에 비해 자신의 유전자를 보존할 가능성이 훨씬 높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성은 배란기 여성의 외모를 매력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끔 진화되어왔다. 남성에게 번식을 위한 가장 좋은 전략은 ‘외모적으로 건강한 배란기에 접어든 여성’이므로 남성은 이런 여성을 선택하도록 진화됐다.

그런데 조금은 수수께끼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인간 여성 종은 다른 포유류 동물들과 비교했을 때, 여성의 배란기는 ‘감춰져 있거나’ ‘은폐되어’ 있다. 어떤 연구에서는 남성이 여자의 배란기를 알아챌 수 없다는 결과도 있다(Symons, 1992). 이렇게 여성의 배란기는 ‘은밀하도록’ 진화되어 왔다. 그런데 여성의 배란기가 남성이 알아채기 힘들 정도로 은밀하다고 하더라도 배란기가 되면 여성은 외적으로 여러 변화가 나타난다.

우선 첫째, 배란기가 되면 여성은 피부에 혈액이 더 많이 흐른다. 속칭 피부가 ‘광채’가 나며 뺨에 건강한 혈색이 돈다. 둘째, 배란기에는 피부색이 약간 밝아진다(van den Berghe, 1986). 셋째, 배란기의 여성은 에스트로겐 수치가 증가하는데, 이것은 WHR을 낮추어 평상시보다 여성의 S라인이 더 도드라진다(Symons, 1995). 넷째, 배란기 여성의 체취를 남성들은 더 매력적으로 여긴다(Havlice et al., 2005). 다섯째, 배란기의 여성이 입은 티셔츠 냄새를 맡은 남성들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급격히 증가하였다(Miller, 2010). 여섯째, 배란기 여성의 목소리는 평상시보다 더 매력적인 목소리로 변한다(Bryant, 2009). 일곱째, 남녀 모두 배란기 여성의 얼굴을 더 매력적으로 평가한다. 여덟째, 여성의 성적 관심도가 배란기일 때 증가한다(Roder & Brewer, 2009). 아홉째, 배란기에 있는 여성 음식점 종업원이 더 많은 팁을 받았다(Miller, 2007). 이렇게 남성은 스스로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여성의 배란기를 무의식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과학 연구들이 많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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