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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간성 구간의 간이정거장… 휴전선에 막혀 오갈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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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담 작가의 ‘옛 동해북부선 철길을 걷다’<8> 초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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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8월 19일(화) 12:33 [강원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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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2018년 디귿자 모양의 통일전망타워라는 건물이 새로 생긴 통일전망대. | ⓒ 강원고성신문 | | 초구역(草邱驛)은 고성-간성 구간의 일부로 1935년 11월 1일, 역원 배치 간이정거장으로 영업 개시, 개통되었다. 개통 당시 주소는 강원도 고성군 고성면 대강리 (江原道 高城郡 高城面 大康里)였다. 고성면은 1914년 부군면 행정구역 통폐합 때 고성군의 안창면과 동면을 병합하여 간성군에 신설했던 면이었으며 1916년 행정구역 개편 때는 간성군 고성면 대강리는 그대로 대강리로 남았고, 초구리는 강정리, 성자동, 감호리와 함께 감월리가 되었다. 1919년 간성군은 고성군으로 바뀌었고, 고성면도 고성군에 편입되어 대강리는 고성군 고성면 대강리가 되었다. 1945년 해방 당시에는 38선 이북이었다가 한국전쟁 때 ‘수복’되었고, 1962년 고성면의 송현리, 명호리, 송도진리, 대강리는 이남 고성군 현내면에 편입되었다. 이북은 1949년 행정구역 개편 때 고성군 고성면 대강리 일부 지역을 분리하여 고성면 초구리로 복귀하였고, 1952년 군면리 대폐합 때는 고성군 고성면의 초구리, 포외진리, 대강리, 감월리를 병합하여 고성군 초구리로 개편했다.
민간인이 거주하지 못하는 고성군 현내면 대강리는 통일전망대가 있는 현내면 명호리 그리고 송도진리를 지나 군사분계선(MDL,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이북 고성군 고성읍 초구리와 맞닿아 있다. 다시 말하면 초구역 터는 군사분계선과 남방한계선 사이, 즉 비무장지대에 있다. 하지만 이곳은 우리 정부가 아닌 전시작전통제권을 가지고 있는 유엔사, 즉 유엔군사령부 관할이다. 유엔군사령부는 한국전쟁이 발발한 직후인 1950년 7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21개 다국적군으로 창설되었으나 미국 주도하의 사령관 임명과 유엔 깃발의 사용 권한을 부여하였다. 이에 따라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은 1950년 7월 일본 점령 연합군 최고사령관인 맥아더를 유엔군 사령관에 임명하였고,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기를 미국 측에 이양하였다. 이에 따라 1950년 7월 일본 동경에 유엔군사령부가 창설되었다.
1935년 11월 1일 개통 … 강원도 고성군 고성면 대강리
한국전쟁 와중에 이승만 대통령은 한국군에 대한 작전지휘권을 작전 상태가 지속되는 동안이라는 단서를 달고 유엔군 사령관에게 넘겼고, 이로써 한국군에 대한 작전지휘권은 유엔사에 이양되었으며 1953년 정전협정 당시 협정 체결권자는 유엔군 사령관이었다. 유엔사는 정전협정의 준수 및 집행을 책임지는 유엔의 행정기관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가졌고, 정전협정 이후 작전지휘권은 작전통제권으로 조정되었으나 1978년 한미연합군사령부가 창설되었고, 이에 따라 한국전쟁 당시부터 유엔군 사령관이 행사해 오던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은 한미연합군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에게 위임되었다. 이에 주한미군이 전시, 평시의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행사했으나 1994년 평시작전통제권은 한국군에 환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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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2018년 디귿자 모양의 통일전망타워라는 건물이 새로 생긴 통일전망대는 기차 굴이 지나는 해안가 산등성이에 출렁다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 ⓒ 강원고성신문 | | 민간인통제구역인 저진역 터와 마찬가지로 민간인통제구역이면서 비무장지대에 있는 초구역 터 또한 내 걸음으로 마음대로 오갈 수 없다. 그랬으므로 지난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고성 DMZ 평화의길’ 참가를 신청하여 통일전망대에서 시작하는 A코스와 금강산전망대를 자동차로 오가는 B코스를 다녀왔다. A코스는 해안전망대를 지나서 ‘통전터널’이라고 알려진 동해북부선 기차 굴과 철길을 옆에 두고 바투 바닷가 철책 곁을 걸어서 남방한계선까지 갔다가 갔던 길을 되짚어 돌아온다. 2019년과 지난해 그리고 올 5월 17일까지 세 번째 방문이었지만 2019년을 제외하고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눈앞에 기차 굴이 있었으나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당일 현장에서 안보에 대한 서약서를 쓰고 참가자들 외에 해설사, 안전요원 그리고 군인들이 동행했고, 사진은 지정된 두 곳에서만 찍을 수 있었다.
이북은 1996년 옛 동해북부선 이북 구간인 강원도 안변군 안변역에서 강원도 고성군 감호역을 복원, 노선명을 금강산청년선으로 바꾸고, 일부 역이름도 새로 짓고 고쳤다. 예를 들면 외금강역은 금강산청년역으로 장전역은 고성역으로 통천역은 동해역으로 송전역은 시중호역 등으로 바꾸었고, 1944년 폐역이 되었던 삼일포역 이름을 되살리면서 고성역 자리는 삼일포역이 되었으며 없던 감호역이 생겼다. 다시 말하면 북쪽으로 저진역 다음 초구역 그리고 고성역이 있었던 옛 노선은 사라지고 군사분계선(MDL,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새로 이남은 제진역, 이북은 감호역이 생긴 것인데, 제진역은 남쪽으로 철로조차 없고 다만 이북으로만 철로가 있었으나 이마저도 녹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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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A코스 집결지에 모였고, 이윽고 해안전망대에서 잠시 주의 사항을 들으며 사진을 찍었다. | ⓒ 강원고성신문 | | 2018년 디귿자 모양의 통일전망타워라는 건물이 새로 생긴 통일전망대는 기차 굴이 지나는 해안가 산등성이에 출렁다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A코스 집결지에 모였고, 이윽고 해안전망대에서 잠시 주의 사항을 들으며 사진을 찍었다. 북쪽을 향해 계단을 내려가면서 ‘통전터널’이라고 불리는 굴을 지나쳤다. 바닷가 철책 너머 모래불에는 해당화가 붉었고, 녹슨 철로 옆에는 보랏빛 붓꽃이, 이따금 갯메꽃이 눈길을 끌었지만 해설사의 언어는 이중 철책을 넘지 못했다. 2019년 7월엔 금강산전망대에서 금강통문까지 자동차로 이동했고, 금강통문부터 통일전망대까지 남쪽을 향해 걸을 수 있었으며 철망을 뚫고 피었던 붉은 참나리와 지뢰 폭발로 멈춰 있던 굴착기를 잊지 못했지만, 이제 우리는 ‘주의(caution)’라고 쓰여 있고, 경고라고 읽는 표지판이 있는 남방한계선 노란 방지 턱 앞에서 걸음을 멈추어야 했다.
‘평화의 길’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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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참가자들은 동행끼리 또는 가족끼리 저마다 지뢰 표지판을 매단 철책과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에서 세워둔 표지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 ⓒ 강원고성신문 | | 참가자들은 동행끼리 또는 가족끼리 저마다 지뢰 표지판을 매단 철책과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에서 세워둔 표지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더는 앞으로 걸어갈 수 없었다. 돌아서서도 길섶에 핀 꽃 한 송이를 마음대로 찍을 수 없는, 왕복 3.6km 길을 통제 속에서 걷는 일은 ‘평화의 길’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긴장의 밀도는 높았고, 마음은 번거했다. 2019년을 떠올리며 그때는 어떻게 가능했는지, 아쉬운 마음을 꾹꾹 눌러 담으면서 ‘통전터널’ 입구 옆 계단을 오르면서 2007년 5월 17일을 흐놀았다. 이북에서 온, 파랗고 빨간 기차 앞머리에 ‘북남철도련결구간 렬차시험운행 2007.5.17.’이라고 쓰고 붉은 꽃으로 장식한 기차를. 그러면서 오래전 DMZ박물관에서 통일전망대 쪽으로 진행하다 보았던 흰색 페인트로 ‘조국 통일’이라고 쓴, 지금은 보이지 않는 맞은편 기차 굴 입구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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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통일전망대 가까이 있는 DMZ박물관(현내면 송현리), 몇 번을 들렀는지 기억조차 못했지만 올 때마다 이 DMZ박물관은 차라리 대도시 어디쯤에 있었으면 어땠을까 아쉬워하면서 대북확성기 가운데 있는 ‘평화통일’이라는 문구를 바라보며 생각은 박물과 박제, 평화와 생명 사이를 오갔다. | ⓒ 강원고성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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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통일전망대 가까이 있는 DMZ박물관(현내면 송현리). | ⓒ 강원고성신문 | | 통일전망대 가까이 있는 DMZ박물관(현내면 송현리), 몇 번을 들렀는지 기억조차 못했지만 올 때마다 이 DMZ박물관은 차라리 대도시 어디쯤에 있었으면 어땠을까 아쉬워하면서 대북확성기 가운데 있는 ‘평화통일’이라는 문구를 바라보며 생각은 박물과 박제, 평화와 생명 사이를 오갔다. DMZ(Demilitarized Zone), 비무장지대는 중무장지대가 된 지도 오래였다. 그렇더라도 그곳의 공기와 숨탄것, 꽃과 나비를 만나고 어루만질 수 있었으면 아니 이제는 고인이 된 이웃마을 어르신이 말씀하시던 북류하다 다시 동류하는 남강과 심어 놓은 삼을 미처 캐지도 못하고 피란해야 했던 고향 그리고 ‘수복’ 후 군인들 몰래 벌목하던 이야기를, 감호에서 멱을 감던 어린 시절을 얘기하던 또 다른 이웃 어르신의 못다 한 이야기를, 그리고 미처 만나지 못했던 행정명으로만 남아 있는 고성군 수동면을 고향으로 둔 이웃들을 떠올리는 일은 어둡고 쓸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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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6월 버스를 타고 금강산전망대에 다다르기까지 서너 개의 바리케이드를 만났고, 바리케이드를 만날 때마다 함께 탑승했던 군인이 내려서 바리케이드를 연 뒤 다시 탑승했다. | ⓒ 강원고성신문 | | 6월 버스를 타고 금강산전망대에 다다르기까지 서너 개의 바리케이드를 만났고, 바리케이드를 만날 때마다 함께 탑승했던 군인이 내려서 바리케이드를 연 뒤 다시 탑승했다. 태극기와 유엔기가 나란히 서 있는 717OP라고도 불리는 금강산전망대는 남방한계선으로부터 800m가량 북쪽에, 군사분계선과도 1㎞가 채 되지 않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했다. B코스는 2023년 폐쇄되었다가 올해 5월 다시 열렸다. 2023년 이남이 9.19남북군사합의 일부를 파기한 데 이어 이북은 2024년 1월 전면 파기를 선언한 데 따라 10월에는 경의선, 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비무장지대 구간을 폭파하면서 동해선 도로엔 약 100m 길이의 둔덕이 생겼다. 그곳 어디쯤 1292번째 군사분계선 표지판이 녹 쓴 채 서 있을 것이고 무엇보다 초구역 터가 멀지 않는 곳에 있을 테지만, 끝내 다다르지 못한 금강산 연봉들처럼 아슴푸레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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