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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 걷기와 꽃밭 가꾸기 하며 건강한 삶 추구

고성산에 꽃밭 가꾸는 사람’ 최원용 씨

“건강은 내 몫이고, 행복은 나누는 것”
꽃 바라보며 웃는 모습이 가장 큰 보상

2025년 08월 25일(월) 12:28 [강원고성신문]

 

↑↑ 최원용 씨가 고성산에서 네 번째 꽃밭을 조성하고 있다.

ⓒ 강원고성신문

“고성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 꽃밭을 가꾸는 사람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고성산에 올랐다. 고성청소년수련관 뒤편에서 숲으로 들어가자 빽빽한 소나무 숲이 햇빛을 가리고, 솔향을 머금은 바람이 시원하게 스쳐 지나갔다.

산 중턱에 이르자 제보자가 손짓하며 말했다. “저분이 맨발로 건강을 다지며 꽃을 가꾸는 분입니다.” 잠시 뒤, 등산로 옆에서 맨발로 삽질을 하며 꽃밭을 가꾸는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가지런히 심어진 들꽃과 꽃 이름이 적힌 조약돌 그리고 그 옆에서 땀을 훔치며 쑥스러운 미소를 짓는 최원용(56세, 사진) 씨.

거진읍 대대리에서 태어나 평생 고향을 지켜온 원용 씨는 오랫동안 포크레인 기사로 현장을 누볐다. 그러나 2015년 대장암 3기 말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이 내려졌다. 힘겨운 치료 끝에 기적처럼 회복했지만, 2년 뒤 암은 폐로 전이됐다.

그는 병실 대신 숲을 선택했다. 고성산 숲길은 그의 병실이자 운동장이 됐다. 신발을 벗고 흙 위를 걸을 때마다 발바닥에 전해지는 흙의 온기, 피부를 스치는 바람,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빛과 그림자가 그의 몸과 마음을 천천히 치유했다. 걸음을 거듭할수록 가슴속 깊은 곳에서 ‘살아 있다’는 확신이 움트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봄날 숲길에 핀 작은 야생화들이 눈에 들어왔다.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꿋꿋이 서 있는 모습이 병마를 견뎌낸 자신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이 꽃들을 한곳에 모아 심으면 더 아름답겠다”는 생각이 꽃밭의 시작이었다. 들꽃을 조심스럽게 옮겨 심고, 꽃 옆에 조약돌을 두어 이름을 적었다. 그렇게 시작된 꽃밭은 이제 네 곳으로 늘어났다.

봄이면 연둣빛 새싹 사이로 하얀 야생화가 피어나고 여름이면 붉은 봉선화와 노란 국화가 숲길을 물들인다. 가을에는 마치 흰나비가 춤추는 것 같은 나비바늘꽃이 서늘한 바람 속에서 향기를 퍼뜨린다.

그는 매일 물을 길어 나르며 꽃을 돌본다. 비가 오지 않는 날에는 페트병에 물을 담아 산을 오르는데 무거운 짐을 지고도 얼굴에는 미소가 번진다. 꽃을 바라보며 웃는 등산객들의 모습이 그에게는 가장 큰 보상이기 때문이다.

그는 오늘도 맨발로 숲길을 걸으며 꽃에 물을 주고 바람과 대화를 나눈다. “건강은 내 몫이고 행복은 나누는 것”이라는 그의 말은 산을 오르는 이들의 마음속에 잔잔한 울림을 남긴다. 성낙규 기자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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