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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탁상행정’을 하는 공무원들

2025년 10월 29일(수) 09:19 [강원고성신문]

 

고성군이 해양심층수 제2특화산업단지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진입도로를 계획하면서 스쿨존으로 지정돼 시속 30km가 적용되는 죽왕초등학교 옆 도로의 확·포장을 추진하다 학부모와 동문들의 반발에 부딪혀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인데, 당초에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보도에 따르면 고성군은 10월 22일 죽왕초등학교에서 제2특화산업단지 진입도로의 사업명인 ‘송지호로 SAFETY ROAD 조성사업’ 간담회를 열고, 제2특화산업단지 개발로 인한 교통 증가에 대비해 주변 통행의 원활한 소통과 안전한 보행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국도 7호선에서 죽왕초교 입구를 지나는 460m 구간을 폭 10~18m, 왕복 2차로로 확장하고, 평면교차로 3개소를 설치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현장 간담회에 참석한 학부모와 동문들은 “트레일러와 대형 화물차가 오가는 진입도로를 초등학교 앞에 만든다는 발상 자체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또 “하나로마트 옆 교차로나 제방을 확장하면 될 일을 왜 아이들이 오가는 학교 앞을 굳이 넓히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학교 관계자 역시 “도로 확장은 차량 증가로 이어지고, 그만큼 보행 위험이 커진다”며 “스쿨존의 취지를 무시한 계획”이라고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실제로 현장을 살펴보면 학교 옆 도로가 아니라도 하나로마트 옆 교차로를 이용하거나 제방길을 확장하는 대안이 있다. 특히 하나로마트 옆 도로의 경우 현재 운영되고 있는 해양심층수 특화산업단지(1차)를 출입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왕복 2차로인 이 도로 끝에서 대략 100m만 연결하면 바로 뒤에 위치한 제2특화산업단지 통행이 가능한데도 염두에 두지 않은 것 같다.

하나로마트 옆에서 현재의 특화산업단지 끝까지 연결된 도로를 이어 추진할 경우 예산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인근에 주민 통행이 거의 없고 입주 기업들만 이용하기 때문에 보다 안전하다. 특히 장차 2차특화산업단지에 입주할 기업들도 위험 요인이 높은 스쿨존을 통과하기 보다는 ‘전용도로’라고 할 수 있는 이 도로를 이용하는 게 더 좋다는 생각을 할 것이 분명하다.

반발이 거세자 고성군 관계자가 “노선 변경을 포함해 사업 전반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는 했지만, 그동안 교통영향평가와 군관리계획 등으로 적지 않은 행정력을 낭비한 셈이 됐다. 행정에서 개발 민원을 처리할 때 먼저 현지 주민이나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는 게 기본이며, 이를 제도적으로 도입한 ‘허가민원’ 부서까지 운영되고 있다. 군에서 직접 추진하는 사업인데도 이런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은 잘못이다. 어떤 사연이 있는지는 몰라도, 이번 건은 ‘탁상행정’의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 같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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