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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에 자연이 품은 빛과 감정 담아내

최은정 개인전 ‘시간, 감정이 동반된 기억… 바우지움조각미술관, 11월 1일~12월 31일

2025년 11월 21일(금) 16:03 [강원고성신문]

 

↑↑ Time-Brown .115x145cm 패널에 한지 2023.

ⓒ 강원고성신문

설악산 끝 울산바위에서 금강산 제1봉 신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아래 가을빛이 내려앉은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소재 바우지움 조각미술관(관장 김명숙). 단풍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숲길을 따라 들어서면 시간과 감정이 포개진 듯한 공간에서 최은정 작가의 개인전 ‘시간, 감정이 동반된 기억’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1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열리는 전시장에는 작가가 직접 한지를 물에 풀고 반죽해 한 겹 한 겹 쌓아 올린 작품 20여 점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가까이 다가가면 표면의 질감이 살아 있고, 정면과 옆에서 바라볼 때마다 색과 형태가 달라진다. 빛의 방향에 따라 결이 달리 드러나며, 보는 각도마다 시간의 무게와 감정의 온도가 달라지는 듯하다.

최 작가의 작업 주제는 언제나 ‘시간’이다. 그는 “재료를 만드는 시간부터 완성까지 모든 시간이 작품 안에 담겨 있다”고 말한다. 2000년대 초반에는 객관적인 시간을 쌓아 올리는 형상으로 ‘심리적 시간’을 표현했고, 2007년 이후에는 암석과 지층, 퇴적물 등 자연 속에 쌓인 시간의 흔적을 주제로 삼았다.

2010년 이후부터 최 작가는 자연 속에서 느껴지는 색과 빛의 변화를 통해 ‘시간’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5년 현재에는 오직 한지만을 사용해 자연이 품은 빛과 감정을 담아내고 있다. 그는 한지를 직접 연구하며 다양한 색을 만들어내고 그 색을 겹겹이 쌓아 자연의 깊이와 흐름 그리고 시간이 감정으로 바뀌는 순간을 작품 속에 담았다.

↑↑ 바우지움 조각미술관 아트스페이스에서 최은정 작가의 작품 2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 강원고성신문

이번 전시의 중심이 되는 ‘Time’ 시리즈는 변화하는 자연현상 속에서 시간의 흐름을 색의 변주로 표현한 작품이다. 겹이 쌓인 한지의 표면에는 작가의 삶과 예술이 켜켜이 배어 있다. “응축된 한지 사이로 예술가로서의 고민과 고뇌의 흔적을 담았다”는 그녀의 말처럼 작품은 단순한 색의 층이 아니라 작가의 시간과 감정이 응축된 기록이다.

최은정(52)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2년 덕원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연 이후 올해까지 27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서울과 뉴욕, 홍콩, 독일 등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2009년 종이문화공모대전 대상(문화관광체육부 장관상), 2003년 송은미술대전 미술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이 한글과컴퓨터, 송은문화재단, 종이문화재단, 쌈지스페이스 등에 소장돼 있다. 성낙규 기자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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