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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감한 편리함

금강칼럼 / 박선애 칼럼위원(시인)

2026년 06월 24일(수) 10:46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얼마 전 친척 한 분이 음식점을 개업했다. 준비 과정에서 나는 운영자의 입장에 서서 여러 조언을 했고, 특히 인력난과 높아진 인건비를 이유로 테이블 키오스크 설치를 적극 권했다. 노인 인구가 많은 지역이라 망설였지만 결국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개업 첫날, 테이블마다 설치된 키오스크는 매장을 세련되고 효율적으로 보이게 했다. 젊은 아들이 시스템 관리를 맡고 있어 운영도 순조로워 보였다. 시대의 흐름에 맞는 선택을 했다는 생각에 나 역시 뿌듯했다.

친척 음식점의 키오스크 도입

하지만 문제는 일주일 후 발생했다. 아들이 갑자기 몸이 아파 자리를 비운 사이 키오스크에 오류가 생긴 것이다. 주문과 결제는 엉망이 되었고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친척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손님들의 항의를 받아야 했다. 몇 번이나 사용법을 배웠지만 여전히 어렵고 두렵다며 자책하는 목소리에 나는 미안함을 감출 수 없었다. 편리함을 위해 도입한 기술이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생각해 보면 나 역시 처음 키오스크를 사용할 때 적잖이 당황했다. 주문 과정에서 실수하기도 했고, 뒤에 줄 선 사람들 때문에 조급해지기도 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처음 방문한 매장에서는 여전히 긴장된다. 메뉴를 찾고 옵션을 선택하는 과정이 복잡하게 느껴질 때도 있고, 모르는 것이 생겨도 기계에게 물어볼 수는 없다. 실수를 해도 즉시 도움을 받기 어렵다. 이 난감한 편리함은 과연 누구를 위한 편리함일까.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휴게소의 로봇 카페, 무인 매장, 키오스크는 이제 특별한 풍경이 아니다. 점주에게는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소비자에게는 빠른 주문과 결제라는 편리함이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이미 이러한 시스템에 익숙해졌고 그 효율성을 누리고 있다.

과연 누구를 위한 편리함일까

그러나 무인화가 확대되는 이면에는, 단순 서비스 직종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와 서비스 만족도 저하라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또한 모든 사람이 같은 속도로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노년층이나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키오스크는 편리한 도구가 아니라 높은 장벽이 되기도 한다. 주문 과정 자체가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고, 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을 받을 곳이 마땅치 않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편리함을 누리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격차가 커질 수 있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수록 아날로그 시대를 그리워하는 이유도 디지털 소외감과 온기 없는 기계적 서비스에 대한 아쉬움 때문인지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를 이유로 기술 발전을 멈출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누구도 변화의 흐름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기업은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고, 필요에 따라 대면 서비스를 병행하는 배려를 해야 한다. 사회와 정부 역시 디지털 교육을 확대하고 취약계층이 새로운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무엇보다 개인도 새로운 기술을 두려워하기보다 배우고 익히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평생교육을 실천해야 한다. 다만 그 책임을 개인에게만 떠넘겨서는 안 된다. 사회와 기업, 정부가 함께 노력할 때 기술은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기술의 발전은 모두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기술 발전의 진정한 가치는 가장 능숙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가장 서툰 사람까지도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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