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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일처제가 많은 남성에게 유리한 이유

금강칼럼 / 나정민 칼럼위원(과학철학박사)

2026년 07월 22일(수) 11:17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배트먼 원리(Bateman’s Principle)에 따르면 생물계에서 수컷의 번식 성공률은 수컷 개체들 사이에서 큰 차이가 나는 반면에, 암컷은 상대적으로 작다고 한다. 많은 자연계에서는 일부 우세한 수컷이 많은 암컷과 짝짓기할 기회를 얻어 자손을 남기지만, 우세하지 않은 많은 수컷은 짝짓기의 기회조차도 갖지 못한다.

대부분의 고등 동물에서 수컷의 번식 성공은 배우자의 수에 비례하고 암컷은 배우자의 질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이런 이유는 ‘생식세포에 대한 투자 차이(이방배우자성, Aniso
gamy)’에 근거해 있다. 대다수 생물들에서 정자는 매우 작고 많이 생산되는 반면에, 난자는 크고 생산량이 적고 에너지 비용이 크다. 여기에 더해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에게서는 암컷이 오랜 임신 기간과 수유까지 담당하기 때문에 초기 투자 비용이 더 커진다. 따라서 암컷은 배우자를 선택할 때 더 신중해진다. 자연이 이렇게 진화하게 된 이유는 종의 생존을 위해 좀 더 ‘우월한 유전자’를 가진 자손을 번식하려는 의도 때문이다.

‘생식세포에 대한 투자 차이’

붉은 사슴의 경우는 60~90%의 수컷이, 코끼리물범은 90~95%의 수컷이, 고릴라는 40-~70%의 수컷이, 사자는 60~80%의 수컷이, 늑대는 70~90%의 수컷이 짝짓기의 기회조차도 얻지 못한다. 코끼리물범이 가장 대표적인데 상위 5~10%의 우세한 수컷 몇 마리가 수십에서 수백 마리의 암컷과 짝짓기를 한다(Burney J. Le Boeuf). 이를 위해 코끼리물범 수컷들은 ‘매년’ 몸무게 2~4톤을 정면으로 충돌하고 긴 코로 상대를 밀치고 송곳니로 목과 가슴을 물어뜯는 결투에서 승리해야 한다.

고릴라는 실버백이 되지 못한 수컷은 짝짓기 기회가 없으며 평생 독신으로 지낸다(Dian Fossey). 젊은 수컷 고릴라가 짝짓기를 하기 위해서는 실버백에게 도전해 이겨야만 한다. 사자의 결투는 꽤 격렬하다. 양쪽 수컷이 쉽게 물러나지 않으면 실제 싸움으로 번지며 200kg이 넘는 두 수컷의 싸움에서 패배한 수컷은 심한 상처를 입거나 굶주림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죽기도 한다(Craig Packer). 늑대의 경우는 매년 짝짓기 결투를 벌이지는 않고 사회적 위치에 따라 서열을 정한다. 늑대의 경우 실제 심각한 싸움은 드물다. 그 이유는 무리에 속한 개체들의 심각한 부상은 무리 전체의 생존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알파 한 쌍만 번식하고 다른 성체 수컷은 새끼 양육을 돕는 형태로 진화했다.

평생 독신으로 지내는 동물 수컷들

이에 반해 인간종은 생물학적으로 볼 때 처음부터 일부일처였던 것도, 처음부터 일부다처였던 것도 아닌, 환경과 문화에 따라 여러 짝짓기 전략을 사용해 온 ‘유연한 종’이었다. 그런데 현재는 일부다처보다는 법적으로 일부일처를 채택한 국가가 대부분이다. 인간종이 사회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 일부일처로 진화한 이유로, Joseph Henrich는 첫째, 일부일처는 남성 간의 경쟁과 폭력을 줄여주고, 둘째, 부모의 자녀 투자와 사회적 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부일처에서는 자신의 자녀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아버지가 양육과 자원 제공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즉, 인간처럼 자녀 양육 비용이 큰 종에서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배우자와의 관계가 진화적으로 유리하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로 과학자들은 인간을 ‘사회적 일부일처(social monogamy)’ 경향이 강한 종으로 분류한다. 이런 ‘자녀의 안정적인 양육’의 필요성 때문에 대다수 인간 남성은 무리의 ‘알파’ 수컷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짝짓기 싸움을 피하면서 안정적인 짝짓기 배우자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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