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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고양이의 날, 생명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

금강칼럼 / 박선애 칼럼위원(시인)

2026년 08월 27일(목) 08:50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매년 8월 8일은 세계 고양이의 날(International Cat Day)이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날이지만, 그 의미를 단순히 귀여운 고양이를 기념하는 날로만 생각하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이날은 고양이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의미를 되새기는 날이기도 하다.

고양이뿐만이 아니다. 매년 3월 23일은 국제 강아지의 날(National Puppy Day)이다. 강아지의 사랑스러움을 기념하는 동시에 유기견 문제와 책임 있는 반려동물 양육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처럼 동물을 위한 기념일이 생겨난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반려동물이 차지하는 자리가 커졌기 때문일 것이다.

반려동물이 차지하는 자리 커져

그러나 한편에서는 생명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사건들이 끊이지 않는다. 불과 며칠 전, 10대가 어머니와 말다툼을 벌인 뒤 어머니와 반려견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 큰 충격을 주었다. 사람의 생명은 물론 함께 살아온 반려동물의 생명까지 한순간에 빼앗은 사건이었다.

또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 달가량 된 어린 강아지를 놀이터에 버린 30대 여성이 입건된 사건도 있었다. 한낮의 뜨거운 햇볕 아래 어린 생명을 내버려둔 행동은 단순한 ‘유기’라는 말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잔인함을 보여준다.

두 사건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있다. 생명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성찰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반려동물은 말하지 못한다. 아프다고, 무섭다고, 배고프다고 사람처럼 표현하지 못한다. 그래서 인간의 책임은 더 커진다.

집에 돌아왔을 때 꼬리를 흔들며 달려오는 강아지, 아무 말 없이 곁에 앉아 있는 고양이. 기쁜 날에는 기쁨을 나누고, 힘든 날에는 말없이 곁을 지켜준다. 때로는 사람에게 받지 못한 위로를 동물이 건네기도 한다.

반려동물이 사람에게 주는 것은 단순한 즐거움만이 아니다. 돌봄의 책임, 생명의 소중함, 조건 없는 애정,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준다. 특히 어린아이들에게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경험은 생명 존중을 배우는 소중한 교육이 될 수 있다. 자신보다 작고 약한 존재를 돌보면서 ‘나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일은 귀여움을 소비하는 일이 아니다. 사랑스럽다는 이유만으로 데려왔다가 힘들어졌다고 외면하고 버린다면 그것은 반려가 아니라 소비다. 생명은 싫증이 났다고 버릴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그래서 인간의 책임은 더 커진다

특히 어린 동물을 데려오는 결정에는 오랜 책임이 따른다. 아프고 늙어가는 순간까지 돌볼 수 있는지,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있는지, 가족 모두가 동의하는지를 충분히 생각한 뒤 결정해야 한다.

동물을 함부로 대하는 사회에서 사람의 생명 역시 온전히 존중받기 어렵다. 반대로 작은 생명 하나를 소중히 여기고 약한 존재를 보호하려는 마음은 결국 사람을 향한 배려와 존중으로 이어진다.

세계 고양이의 날과 국제 강아지의 날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우리가 생명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날이어야 한다.

8월 8일 세계 고양이의 날을 지나며 생각해 본다. 고양이 한 마리, 강아지 한 마리의 생명을 귀하게 여길 수 있는 사회라면 사람의 생명 역시 더욱 귀하게 여길 수 있지 않을까. 생명을 존중한다는 건 거창한 일이 아니다. 나보다 약한 존재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것, 도움이 필요한 생명을 외면하지 않는 것, 내가 선택한 생명에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우리가 조금만 더 천천히 화를 내고, 조금만 더 약한 존재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조금만 더 책임 있게 행동한다면 세상은 달라질 수 있다.

세계 고양이의 날과 국제 강아지의 날이 단지 동물을 위한 기념일에 머물지 않고, 모든 생명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사람에게서 동물로, 동물에게서 다시 사람에게로 이어질 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지금보다 더 안전하고 따뜻해질 것이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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