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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봉리 태극기와 숭모공원

금강칼럼 / 박봉준 칼럼위원(시인)

2026년 09월 09일(수) 08:26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제81주년 광복절을 맞이하여 인천시가 지난 8월 시청 근처에 현수막을 게시하였는데 이 현수막 사진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일부 시민들이 태극 문양의 위아래가 바뀐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고 이에 슈퍼주니어 김희철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해당 사진을 올리며 거친 반응을 보였다. 이에 인천시 관계자는 태극기를 거꾸로 그린 것이 아니고 독립운동가가 태극기를 흔드는 순간을 위로 올려다본 구도로 그린 것이고 앵글 때문에 그렇게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도 ’엉터리 태극기가 아니라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인천시는 시민들의 오해를 줄이기 위해 현수막을 철거하고 인천시는 세심한 부분까지 챙기지 못한 점을 사과했다. 논란이 일자 김희철은 하루 만에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고 사과하였으며 그는 자신의 돌발 행동 배경에 대해서도 사과하여 팬들은 그의 솔직한 사과에 응원을 보냈다.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에서 연예인의 영향력을 다시 실감할 수 있었으며 연예인 또한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부끄럽지 않고 오히려 존경받는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태극기 게양이나 문양 지적

태극기 게양이나 문양에 대한 지적은 비단 이번뿐만 아니라 올림픽이나 각종 행사에도 자주 발생한다. 특히 정치적인 배경이 있을 때 더욱 예민하고 공격적이다. 잘못이 있다고 느낄 때는 좀 더 앞뒤 정황을 알아보고 따져도 좋으련만 무엇이 그리 급한지 닭 모이 쪼듯이 우선 쪼아놓고 되치기당하는 경우도 가끔 본다. 세계 여러 나라의 국기 모습은 다양하며 역사와 문화 종교 등에서 유래하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한 나라를 상징하는 국기이므로 당연하다.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참 단순한 문양이다. 그 단순한 문양일지라도 그들도 일장기 앞에 서면 우리처럼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낄 것이다. 그것이 바로 국기의 힘이다.

태극기는 단순한 것 같으나 막상 그려보면 그리기가 쉽지가 않다. 특히 하늘과 땅 물과 불을 상징하는 건, 곤, 감, 리의 4괘를 그리기가 만만치 않을뿐더러 보고 그리지 않으면 그 순서 또한 틀리기 쉬운 표식이다. 사실 다른 나라의 국기 문양에 대해서는 우리가 알지도 못하지만 실수하였다고 하더라도 관심이 없다. 우리 모국의 상징인 태극기에 대해서 우리가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의도적인 것이 아닌 단순한 실수에 대해서는 온갖 색깔을 덧칠하지 말고, 조금은 너그럽게 받아드리는 아량도 좋겠다.

운봉리 숭모공원의 태극기 게양

태극기 마을로 알려진 우리 고장 운봉리는 2006년 9월부터 무려 21년째 마을 전체(현재 74가구)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밤낮없이 태극기를 게양하고 있다. 운봉리 숭모공원에도 48장의 태극기를 게양하고 있는데 놀라운 일이다. 국기는 바람이 불거나 날씨에 따라 훼손이 잘 된다. 그냥 게양만 해놓는다고 될 일이 아니다. 자주 교체해야 한다. 그 일을 가능하게 한 사람은 십여 년 동안 운봉리 이장과 숭모비 건립추진위원장을 지낸 황기중이다. 그의 태극기 사랑과 독립운동가를 향한 열정은 고성군에서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다. 운봉리 숭모공원에는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하다가 투옥과 고초를 당한 ’대한독립애국단‘ 운봉 출신 이근옥, 김연수, 문명섭, 아야진 출신 김형석, 백촌 출신 이석규 다섯 분의 숭고한 뜻을 기린 ’애국지사구국충정숭모비‘가 있다.

2006년 10월 설악신문에 실린 운봉리 출신 이근옥 애국지사에 대한 기사를 보고 숭모비 건립을 결심한 황기중 현 숭모비 관리위원장은 각고의 노력 끝에 헌성금과 부지, 주민들의 자진 참여로 마침내 숭모비를 건립하게 되었다. 황기중 위원장의 말을 들어보지 않아도 그 일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었음을 짐작한다. 더구나 관이 아닌 개인의 주도로 그런 일을 추진한다는 것이 때로는 무모한 일이라 생각될 때도 있었을 것이고. 아무리 좋은 취지라 할지라도 주위의 오해와 따가운 눈총과 번민의 밤도 있었을 것이다. 오직 황기중 그의 열정과 사랑이 아니면 어림없는 일이다.

운봉리 숭모공원을 건립한 20년 동안 숭모제 행사 15년, ’별빛 문화 축제 5년, 올해로 20회째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숭모비를 건립하는 일도 쉽지 않았겠지만, 최근에는 그 취지를 기리는 행사의 맥을 잇기가 갈수록 어렵고 난관에 부딪혔다. 황기중 위원장의 말을 빌리면, 숭모 공원을 완성하여 국가 현충 시설 인증 번호를 받아 고성군에 헌납했고, 공원의 태극기 비용도 지원받고, 별빛축제 행사비도 군에서 체계적으로 지원하는데 행사를 이어갈 주관 단체가 없어 어쩌면 맥이 끊어질 것 같다는 안타까운 말을 하고 있다. 그는 언제부터인가 훗날 쓸쓸하게 폐허로 남을지도 모를 ‘애국지사구국충청숭모비’ 모습을 그리고 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도 안타까운 일이다. 그동안 몇 차례 군이나 문화재단에서 주관하였으나 어찌 된 노릇인지 지속하지 못하고 반납되었다.

고성군은 강원도 동해안 최초로 만세운동이 일어난 지역이다. 이에 고성군에서는 ‘달홀공원’에서 매년 삼일절 행사를 하고 있다. 마땅히 치러지는 행사이고 그 만세운동을 기려야 한다. 다만, 만세운동 행사에 묻혀 나라를 구하기 위해 초개처럼 자신의 몸을 던진 ‘대한독립단’ 애국지사 다섯 분과 고성군에서 활동했던 독립 애국지사들의 넋을 위로하는 그 정신이 운봉리 숭모공원에서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기를 바란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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