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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그 과학적 근거들

금강칼럼 / 나정민 칼럼위원(과학철학박사)

2026년 01월 21일(수) 10:36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이전 칼럼에서 동성애에 대한 과학적 설명 4가지를 살펴보았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 4가지 외에 동성애를 설명하는 과학 이론들에 대해 살펴보겠다. 동성애에 대한 다섯 번째 과학적 설명으로 진화론적 관점이 있다. 동성애가 종의 번식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번식에 해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화 과정에서 도태되지 않고 인류 사회에 존재하는 이유를 과학은 진화론적 이론과 사회 문화적 이론으로 설명한다.

동성애가 도태되지 않는 이유

진화론적 이론으로는 ‘친족 이타성 이론’과 ‘여성 생식력 가설’이 있고, 사회 문화적 이론으로는 ‘사회적 유대 강화 이론’이 있다. 친족 이타성 이론(kin altruism)이란 동성애자가 자녀를 직접 낳지는 않지만, 그의 형제·자매의 자녀 양육에 도움을 주어 유전자의 간접적 전파에 이바지할 수 있기 때문에 진화 과정에서 살아남았다는 이론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동성애 개그맨이 자기 누이의 자식들을 입양하여 잘 키우는 경우가 텔레비전에 방영되기도 했다. 이런 관점에서 동성애의 진화론적 생존을 설명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친족 이타성 이론은 반론의 여지가 많다. 미국 남성 동성애자와 이성애자를 조사한 연구 결과에서는 친족 이타성 이론을 뒷받침하는 경험적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고, 자신과 유전적으로 유사한 친족을 돌보는데 남성 동성애자와 남성 이성애자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Bobrow & Bailey, 2001)는 연구 결과도 있다.

더 나아가 친족 이타성 이론과는 반대로 남성 동성애자는 오히려 자신의 유전적 친척과 더 소원하게 지내는 것으로 보고도 있다. 그런데 이와 반대로 사모아에서 조사한 연구에서는 친족 이타성 이론을 지지하는 연구도 있다. 사모아의 남성 동성애자 삼촌들은 이성애자들과 비교하여 조카들에게 더 많은 투자를 했다(Vasey & Vanderlaan, 2010).

동성애의 진화론적 설명의 두 번째 가설로는 ‘여성 생식력 가설(Female Fertility Hypothesis)’이 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남성 동성애와 관련된 유전자는 남성에게는 동성애 성향으로 나타나지만, 여성에게는 생식력 증가라는 진화론적 이점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남성 동성애와 유전적 유사성을 가진 여자 친척들은 일반적인 여성들보다 번식률이 높다고 한다(Iemmola & Campiero Ciani, 2009).

플라톤, 교육적 동성애 높게 평가

남성 동성애자는 남성 이성애자보다 자식을 5분의 1 정도밖에 낳지 않지만, 남성 동성애자의 모계 쪽 여성 친척들은 남성 이성애자의 모계 쪽 여성 친척들보다 자식을 훨씬 많이 낳는다는 증거들이 있다(Iemmola & Campiero Ciani, 2009). 만약 이 이론이 옳다면, 다윈이 주장한 모계를 통해 전달된 유전자가 남성 동성애자의 탄생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여성의 번식 성공률을 높이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 즉, 동성애자는 자신의 직접적인 자손을 남기지는 않지만, 가족이나 친족의 생존과 번식에 이바지함으로써 자신의 유전자를 간접적으로 보존할 수 있다(Muscarella, 2000).

그다음 이론으로 ‘집단 내 사회적 유대 강화’이다. 인류 역사에서 남성의 동성애적 행동은 사회적 유대나 협동 강화에 이바지했다. 예를 들어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동성애는 단순한 성적 관계가 아니라 교육, 도덕, 군사 훈련을 포함한 사회제도였다. 플라톤의 “향연”에서 보면 육체적 쾌락의 동성애는 ‘판데모스(Pandemos)’라 하여 저급한 사랑으로 치부했고, 반면에 육체보다 교육과 도덕적 목적의 동성애는 ‘우라니오스(Uranios)’라 하여 높게 평가했다.

이상으로 살펴본 대로 현재까지 동성애에 대한 명확한 과학적 설명은 아직은 없다. 그러나 현재 과학에서 동성애는 생물학적, 심리학적, 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인류 집단의 생존과 유지 과정에서 지속되어 온 성적 다양성의 한 형태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따라서 성적 지향은 개인의 선택이거나 또는 쉽게 바꿀 수 있는 성향이 아니며, 인간의 정상적인 다양성의 일부로 간주한다. 세계보건기구에서도 1990년에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공식적으로 제거했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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