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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어른으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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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칼럼 / 박선애 칼럼위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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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2월 25일(수) 10:59 [강원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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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강원고성신문 | 또 한 번의 설 명절을 보낸다. 이쯤이면 다들 한 살 더 먹은 부담을 안고 시작하는 새해에 대한 의지, 결심, 포부 등 각자의 사정에 맞는 계획이 세워졌거나 이미 실행하고 있는 부지런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중년의 나이를 굳이 되새김질하고 싶지 않지만 60세로 가는 중간 나이가 되고 보니 올해는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노년에 대한 걱정이 많다. 웬만하면 뭐든 걱정하지 않는 무계획적 성격인데도 걱정이 되는 걸 보면, 노년이 길긴 긴가보다. 그래서 지금의 중년-광범위한 나이대-으로 산다는 것은 여유로움 속에서 불안한, 마치 가을을 보내고 겨울로 가는 풍요 속 빈곤의 시기인지도 모르겠다.
여유로움 속에서 불안한
아이러니하게도 최고의 젊은 시절을 누림과 동시에 인생에 대한 불안으로 고민했던 청년기 양가감정을 이 나이에 다시 느끼고 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지금은 단순히 먹고사는 걱정뿐만 아니라 ‘어른답게 나이 들기’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월이 일깨워준 품위의 중요성 때문이다. 나이는 그냥 먹지만 진정한 어른은 웬만한 노력 없이 될 수 없다. 거창하게 진정한 어른으로 존경받을 모범 답안을 논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어른의 나이에 맞지 않는 볼품없는 행동만 피해도 부끄럽지 않게 나잇값을 치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쉬운 예로 공공장소에서의 예절을 이야기하고 싶다.
필자는 주말에 시외버스를 자주 타는데, 중년 이상의 나이대 사람들에게서 다양한 모습을 보게 된다. 점잖고 조용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술냄새나 체취로 밀폐된 공간을 마비시킨다거나 남의 자리에 앉아 있다가 정류장마다 자리를 옮기는 사람, 앞자리에 발을 올려놓는 사람, 큰소리로 대화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또한 주변을 의식하지 않은 상욕이나 민망한 대화로 불쾌감을 주는 사람들도 있다. 거의 매번 본다고 할 수 있는 모습은 스피커폰 통화이다. 조용한 버스 안에서 긴 시간 울려 퍼지는 스피커폰 통화는 일반적인 통화나 수다가 주는 소음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듣고 싶지 않은 대화, 기계에서 울림으로 퍼지는 소리에 자동으로 집중될 수밖에 없는 피로감이 있다. 버스뿐 아니라 병원이나 식당, 터미널 등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나도 모르는 새 만들어진 ‘습관’
심지어 가끔 공중 화장실에서 문을 닫지 않은 채 볼일을 보는 사람들을 보기도 한다. 왜 나이를 먹어갈수록 공공장소에서 매너 없는 행동을 많이 할까 골똘히 생각하던 시기에, 우습게도 스스로에게서 답을 찾게 되었다. 어느 날 집에서 스피커폰을 사용해 큰 소리로 통화를 하며 그대로 밖으로 나와서 걸으며 깔깔거리다가 순간 정신이 들어 화들짝 놀란 적이 있었다. 그 외에도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 그들의 행동들을 나 역시 집에서 똑같이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충격을 받았다.
그것들은 나도 모르는 새 만들어진 ‘습관’이었다. 나이 들면서 떨어지는 신체 기능에 의한 답답함에 대응하는 습관, 혼자만의 편리함을 쫓던 습관들이 개인 공간과 공공장소의 경계를 분간하지 못한 채 무의식적으로 나오게 되어 빚어진 참사라는 결론을 얻었다. 물론 기본적 배려의 부재로 나오는 행동들도 있지만 매일의 작은 습관이 의도치 않게 공공장소에서 주책스러운 행동이 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 특히 중년의 언어는 인생 전체의 경험과 지혜, 수준이 농축된 인격의 최종값이라고 할 수 있기에 자기 통제력이 필요하다. 신중하고 무거워야 한다. 적어도 젊은 사람들의 언어와 구별되는 품격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결국 진정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기보존에 이은 적극적 자기관리이다.
신체의 건강과 자녀, 부모, 경제적 풍요를 소유하고 있는 마지막 정점에서 다중상실의 급락에 불안한 지금 우리 중년에게 아직 남은 삶이 길다. 때문에 지금 다시 ‘어떤 모습으로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선택도 가능하다.
3관(자기 자신과 타인에 대한 관심, 좀 더 높은 온도의 관대함, 인류애로 맺는 관계)을 갖춘다면 진정한 어른의 자격으로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소소한 예의를 잃지 않는 모습으로 사는 것만으로도 나이답게 사는 어른이 되기에 충분할 것이다.
하나씩 하나씩 내려놓으며 걸어야 하는 중년의 나이지만, 꼭 쥐고 놓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한 작은 습관 만들기, 당장 이번 설과 함께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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