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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트인 바다, 가슴이 뻥 뚫린다

고성기행 ① 최북단 유인등대, 대진등대

2011년 08월 31일(수) 08:55 28호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 대진등대 정상에서 바라본 북쪽 바다. 금강산콘도가 보인다.

ⓒ 강원고성신문

↑↑ 대진등대 정상에서 바라본 대진항 전경.

ⓒ 강원고성신문

↑↑ 지난 23일 부인과 함께 대진등대를 찾은 박승율씨(58세, 서울)는 “그동안 속초까지 왔다가 돌아가곤 했는데, 이번에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대진등대까지 오게됐다”며 “등대에서 바라보는 바다가 청정지역에서만 나타나는 에메랄드 색깔이어서, 마치 신혼여행지로 유명한 몰디브의 해안이 연상될 정도로 아름답다”고 했다.

ⓒ 강원고성신문


고성지역의 해변들이 지난 21일 폐장과 함께 여름날의 뜨거웠던 추억을 뒤로 한 채 긴 휴지기에 들어갔다.
사람들이 떠나간 자리는 갈매기와 파도, 그리고 선사시대부터 불어온 바람이 차지하고 있다.
해변은 이제 내년 피서철이 돌아올 때까지 인적이 드믄 평범한 동해안의 시골스러운 바다풍경으로 남게 될 것이다.
그러나 여행의 진정한 맛을 아는 사람들은 가을의 문턱에 서 있는 지금이 바로 여행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라고 말한다.
북새통 같은 해변에서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뜨거운 여름을 보내는 것도 즐겁지만,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듯 나만의 추억여행을 떠나는 것도 값진 일이다.

대한민국 최북단 유인등대인 대진등대.
공식 이름은 국토해양부 동해지방해양항만청 대진항로표지관리소다.
대진등대는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얼마 남지 않은 한 해를 보다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삶의 에너지를 충전시키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 대진어촌계가 운영하는 활어센터.

ⓒ 강원고성신문


주변 경관도 빼어나지만, 뱃사람들 특유의 화끈한 성격으로 푸짐하고 넉넉한 인심까지 느낄 수 있다.
주변에 대진어촌계가 운영하는 자연산 활어센터와 일반 횟집들이 많고, 저렴한 가격에 민박도 할 수 있다.
특히 ‘슬기네’ 식당은 남편이 갓 잡아올린 잡어로 부인이 푸짐하게 매운탕을 끓여 내놓아, 한번 맛본 사람은 절대 잊을 수 없는 최고의 매운탕 맛을 경험할 수 있다.
교통이 불편하지 않아 자가용 운전자가 아니더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서울에서 홍천을 경유해 진부령을 타고 대진까지 오거나, 미시령을 경유해 속초를 지나 대진으로 올 수도 있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강릉을 거쳐 속초에 도착한 뒤, 1번과 1-1번 시내버스를 타고 대진까지 오는 코스도 있다.
주변에는 김일성 별장과 이승만 별장이 있는 화진포와 해양박물관이 있다. 또 북쪽으로 더 올라가면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통일전망대가 있어 1박2일 코스로 여행을 하기에 적합하다. ♡

ⓒ 강원고성신문



31m 높이 등탑 … 100여개 계단 오르내려

대진등대는 주 등대인 대진등대와 거진등대, 저진도등을 관리하고 있다.
대진등대는 등탑의 높이가 31m로 8각형 콘크리트구조물로 건축됐으며, 이 등탑 안에 사무실이 있다. 100여개의 철제 계단을 밟고 오르내리도록 되어 있으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반인에게도 개방된다.
대진등대에서 원격시스템으로 관리 운영하고 있는 거진등대는 원형 콘크리트구조물로 높이는 17.7m다. 저진도등은 전도등과 후도등 2개로 구성됐으며, 모두 4각 콘크리트 라멘조 구조물이다. 전도등은 35m 후도등은 20m다.

-위치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대진리 16-4

-설치년도 1973년 1월 20일

-면적 12,858㎡(3,889평)

-연혁
1973년 1월 20일 : 도등신설 최초 점등
1993년 4월 1일 : 유인등대로 변경
1994년 10월 27일 : 음파표지 설치
1995년 12월 19일 : 자동원격시스템 구축
2000년 12월 28일 : 직원 숙소 개량

-임무
항로표지 기능유지(광파, 음파, 전파)
항로표지 시설물 및 기기 관리유지
거진등대, 저진도등 원격제어
국지기상관측(강릉지방기상청 업무협조)
인근 무인표지의 기능감시 및 기능복구 지원



↑↑ 대진항 주변 바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갈매기들.

ⓒ 강원고성신문




□대진항로표지관리소 이영철 소장
“어민들 도울 수 있어서 보람”

↑↑ 이영철 대진등대 소장.

ⓒ 강원고성신문

“등대 색깔이 하얀 이유는 멀리서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섭니다. 등대 자체가 이정표가 되는 거죠. 그리고 야간이나 기상악화시에는 빛이나 소리, 전파로 선박을 안내합니다.”
동해지방해양항만청 대진항로표지관리소 이영철 소장(57세, 사진)은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낭만적인 직장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동해 출신으로 속초등대 소장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5월 대진등대 소장으로 부임했다. 현재 대진등대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이영철 소장과 직원 2명, 그리고 공익근무요원 1명 등 모두 4명이다. 365일 휴일 없이 근무한다.
31m 높이의 대진등대 등탑 안에 마련된 사무실은 인터넷은 물론 최첨단 원격제어장치가 마련돼 있다. 직원들은 매일 100여개의 가파른 철제 계단을 오르내리며 항로 안내와 국지기상관측 등의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대진등대는 빛으로 안내하는 광파표지와 소리로 안내하는 음파표지, 일반 GPS보다 한단계 발전한 DGPS로 안내하는 전파표지 등 3가지 방법으로 선박들을 안내하고 있다. 특히 저진도등은 북위 38도 33분 북방어로한계선으로 어선들이 월선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일반인들은 등대에서 비추는 광파나 음파가 모두 같은 것으로 알지만, 실제로는 등대마다 고유의 신호가 있습니다.”
이 소장은 “예를 들어 대진등대의 경우 전파는 매 20초를 주기로 5초간 소리를 내고 15초간 쉬는 걸 반복한다”며 “선박들은 등대마다의 이런 고유 광파와 음파를 인지하고 항로 안내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진등대 직원들은 보통 2~3년간 근무하다 자리를 옮긴다. 이곳에 근무하는 동안에는 어쩔 수 없이 가족들과 떨어져 있어야 한다. 직원 가운데 1명은 아직 신혼이어서 등탑 바로 옆에 있는 숙소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소장은 “과거에는 어민들이 고생한다며 명태도 가져다주고 그랬는데, 요즘에는 그런 정이 사라진 것 같다”며 “우리의 노력으로 어민들이 보다 편하게 조업할 수 있다는 데서 보람을 찾고 있다”고 했다. ♡


□공익근무요원 이선교씨
“외롭지만 재미있어요”

↑↑ 공익근무요원 이선교씨.

ⓒ 강원고성신문

대진등대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선교씨(21세, 문암)는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없지만, 동기들이 없어서 가끔 외로울 때가 있다”며 “하지만 남들이 경험하지 못한 특이한 환경이어서 재미도 있다”고 했다.
36사단 신병교육대에서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지난 6월부터 이곳으로 배치된 이씨는 주로 환경정비와 파고, 기온, 풍향 등을 체크해 기상대에 알려주는 기상관리 업무를 하고 있다. 버스를 이용해 출퇴근 하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한다. 점심은 도시락을 이용하고 있다. ♡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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