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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도 되고 골도 되어 온갖 형용 기기하니”

김광섭의 고성이야기 <31> 역사와 명소를 찾아서① 능파대(凌波臺)Ⅴ 육순 노옹(老翁)의 관동장유가(關東壯遊歌)에 수록된 능파대

2011년 11월 15일(화) 13:35 37호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관동장유가(關東壯遊歌) - 일부

간성(杆城)지경 들어서 청간정(淸澗亭) 올라보니
좌편은 만경대(萬景臺)요, 우편은 만경루(萬景樓)라
풍경이 절승(絶勝)하니 팔경(八景)에 들리로다.

명사십리(鳴沙十里) 지나 서서 능파대(凌波臺) 찾아가니
사장(沙場, 모래톱) 위의 산 하나가 돌로 되어 생겼는데
봉(峰)도 되고 골(谷)도 되어 온갖 형용(形容) 기기(奇奇)하니
귀신(鬼神)이 새겼는가, 어찌 그리 신통(神通)하며.

어떤 짐승이 파 먹은지 이대도록 공교(工巧)할까
이매망냥(여러 가지의 도깨비들) 머리 같고 온갖 짐승 얼굴 같이
천백 가지 모양으로 형형색색(形形色色) 이상하데.

그 아래 굴(窟)이 있어 음참(陰慘)하게 깊었는데
풍랑(風浪)이 일어나서 바닷물 들이칠 제
굴 앞에 몰아 와서 동녘 바위 먼저 치고

서녘 바위 들쳐 때려 한 편으로 일어서며
공중(空中)에 번듯하고 높은 바위 깨드리고
흩어져 나려 질 때 흰 눈(白雪) 같이 흩날리며
우박(雨雹) 같이 떨어지니 그 소리 뇌정(雷霆) 같이
산골이 진동(振動)하니 그 아니 장관(壯觀)인가
바위도 이상하나 이것 보기 더욱 좋다.



요즈음 흔히 사용되고 있는 ‘관광(觀光)’이라는 말은 백과사전에 의하면 일상적인 거주지를 벗어나 다른 장소를 방문하여 그 지역의 자연환경과 풍습을 경험하며 유람하는 일이다고 설명하고 있다.
관광의 어원은 본래 주역(周易)의 관괘(觀卦)에서 “6·4는 나라의 빛남을 보는 것이니 왕에게 손님으로 쓰임이 이롭다고 한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觀國之光利用賓于王), 남의 나라에 가서 그 나라의 산수·풍속·문물·제도 등을 구경하는 것을 일컬은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이에 비하여 ‘관유(觀遊)’라는 말은 원래 중국의 한성제(漢成帝) 때 사람인 양웅(揚雄)이 지은 ‘우렵부(羽獵賦)’에서 “이궁에 자주 가지 않아 관유를 그치니, 이궁의 치장에 흙일과 나무일이 모두 화려함이 없네”라고 한 데에서 연유된 말로 자기 나라 안에서 산천·유적·승지(勝地)를 구경하며 노니는 것을 이른다.
고성지역은 기록상으로 보아 일찍이 신라시대 화랑도들의 국토순례지였으며 수많은 사대부와 시인묵객들의 관유지였다. 우리나라의 경제가 허리띠를 졸라매었던 60~70년대에는 우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하여 자연훼손을 생각 할 수 없었다. 특히 고성지역은 한국전쟁 이후에 군사보호구역 지역내에 있는 관계로 다소나마 보존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이러한 환경적인 요소가 고성지역에서는 앞으로 무한한 자원으로 부각 될 것이라고 본다.
이번에 소개하는 「관동장유가(關東壯遊歌)」는 1859년(철종 10년) 금강산과 관동 일대를 유람 한 뒤 지은 장편 기행가사이나, 작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규장각 소장본인 『관동장유가』에는 관동장유가 이외에 조희백(趙熙百)과 조희일(趙熙一)이 지은 도해가(渡海歌)와 함라별곡(咸羅別曲)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관동장유가 말미에 “평생에 벌렸더니 육순이 거의 되어 구경하고 돌아가네”라는 표현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1859년 작자 나이 60세 때에 지은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작품의 도입 부분은 1859년 봄에 일행과 함께 속리산, 계룡산, 화양동, 백마강 등지를 유람하다가 금강산 구경은 가을이 가장 뛰어나다는 말을 듣고 추석 3일 뒤인 음력 8월 18일에 행장을 차려 관동으로 출발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 노정(路程)은 정선, 대관령, 삼척, 강릉, 양양, 설악산, 간성 등지를 거쳐 고성에 도착 한 후 해금강, 삼일포, 총석정, 온정 등을 유람하고 금강산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작품은 정선에서부터 시작하여 관동팔경을 거쳐 해금강에서 금강산으로 들어가는 노정을 취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금강산 기행의 여정과는 다른 특이한 작품이며 19세기 중엽 금강산 기행가사로서 문학적으로 매우 뛰어난 성과를 거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작자가 바라본 능파대의 풍광은 이룰 말할 수 없다는 극치의 일면(一面)이라고 했다.

필자는 이번호를 마지막으로 능파대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고자 합니다. 아직도 여러 편의 한시와 기행문이 남아 있는데, 다 소개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음 지역으로 넘어갈까 합니다.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능파대에 안내판조처 없다는 점입니다. 능파대가 더이상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고성군에서 군립공원으로 지정하는 것은 어떨까 하고 제안해봅니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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