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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만한 곳’이 이곳이 아닐까 한다

김광섭의 고성이야기 <32> 역사와 명소를 찾아서② 선유담(仙遊潭)Ⅰ 죽왕면 공현진(公峴津)과 선유담(仙遊潭)

2011년 11월 15일(화) 13:51 38호 [강원고성신문]

 

↑↑ 김광섭 칼럼위원(향토사학자)

ⓒ 강원고성신문

↑↑ 공현진항의 과거 모습.

ⓒ 강원고성신문

↑↑ 화랑도의 순례지였으며 사대부와 시인묵객들이 작품 속에 칭송을 아끼지 않았던 선유담이 지금은 갈대숲과 농경지로 변했다.

ⓒ 강원고성신문

조선시대 문신이자 실학자인 청담(淸潭) 이중환(李重煥, 1690~1752)의 『택리지 복거총론』에 의하면 사람이 살 만한 곳을 고를 때는 ① 지리(地理)가 좋아야 하고 ② 그곳에서 얻을 경제적 이익, 즉 生利가 있어야 하며 ③ 그 고장에 인심이 좋아야 하고 ④ 아름다운 산수가 있어야 한다.
이 네 가지에서 하나라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살기 좋은 땅이 아니다. 지리는 비록 좋아도 그곳에서 생산되는 이익이 모자란다면 오래 살 곳이 못되고 생산되는 이익이 비록 좋을지라도 지리가 좋지 않으면 이 또한 오래 살 곳이 못된다. 지리도 좋고 생산되는 이익이 풍부 할지라도 그 지방의 인심이 후하지 않으면 후회할 일이 있게 되고, 가까운 곳에 소풍할 만한 산천이 없으면 정서를 和暢하게 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 네 가지 조건이 설령 아니더라도 현재 살아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주변을 가끔씩이나마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할 것이다.
필자는 2년 전에 논문 「간성지역의 선유담 고찰」이라는 제재로 발표한 바 있다. 고성에 살면서 지금의 선유담(仙遊潭)을 말하면 대부분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은 갈대숲과 농경지로 변한 이곳을 수 없이 찾아와서 놀았다는 기록에서도 화랑도의 순례지였으며 사대부와 시인묵객들이 남긴 작품 속에서 그 일면을 찾아 볼 수가 있다. 앞에서 언급한 이중환의 「택리지 복거총론」에서 ‘사람이 살만한 곳’이라고 한 곳이 이곳이 아닐까 필자 나름대로 생각해 본다.
우선 선유담이 위치한 공현진(公峴津) 지명 연혁에 대하여 알아보자.
본래는 간성군 왕곡면(旺谷面)의 지역으로 1914년 4월 1일 도령(道令) 2호에 의거하여 각 면(面)·리(里)의 명칭 및 구획이 정해질 때 죽도면(竹島面)과 왕곡면이 죽왕면(竹旺面)이 되었으며 1919년 5월 14일에 양양군 죽왕면으로 편입되었다.
공수진(公須津)과 장현리(帳峴里, 장막현리, 장신각, 장막재) 병합으로 공현진리(公峴津里)가 되었다. 공수진이 어느 때부터 사용했는지는 정확한 기록은 없다.
다만 문헌상에 나타나는 것은 『고성읍지(高城邑誌)』매향비(埋香碑) 조(條)에 의하면 고려시대 1309년 8월에 간성현 땅 공수진에 110조 매향비를 묻었다는(杆城縣地 公須津埋 一百一十條) 내용이 나온다.
공수진리는 인문학적 배경으로 보아 일찍이 바다에서 얻어지는 해산물과 연관을 지을 수 있다. 간성읍지에 살펴보더라도 토산물 중에는 조곽(早藿, 미역)이 있다. 이른 봄에 생산되는 미역으로 당시의 토산물 중에서도 질이 좋고 맛이 일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이 지역은 바다 밑으로 3~5리 쯤 되는 암초들이 있는 곽전(藿田, 미역밭)으로 인하여 널리 알려지게 되었던 곳이었다. 그래서 인지 지명마저도 공수(公須)라는 의미를 가지게 된 연유가 아닐 까 한다.
장현리는 지금의 공현진리에 있는 한옥단지 뒤편으로 형성된 마을이다.
한글학회 1966년 자료에 의하며 간성 원님이 이곳에서 놀았다고 하여 부르게 되었다고 적고 있으며 「수성지(水城誌, 李植)」에서는 군사들의 훈련 장소로 사용했던 자리라고 한다. 이렇듯이 지금의 공현진리는 공(公)자와 현(峴)자를 따서 지금의 지명을 가지게 된 경우이다.
공현진리는 일찍이 선유담이 있는 관계로 화랑도와 연관을 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1530년 관찬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보더라도 선유담은 군 남쪽 12리 산 밑 골짜기에 생긴 담(潭,연못)으로 주위가 3리이다.
남쪽 낮은 산줄기 하나가 호수로 뻗어 들어갔으며 그 위에 큰 바위가 하나 솟아 있다. 바위가 평평하여 10여명이 둘러 앉을 수 있고 노송 8~9그루가 그 위를 덮고 있다. 사방이 바위로 둘러 막혀 있다. 서북쪽 상봉에는 가는 대의 그림자가 수면에 흔들리고 동쪽은 백사장에 송림이 우거져 햇빛을 감추어 더욱 좋다. 바다로 통하는 물속에는 헤엄치는 큰 고기가 해를 보고 뛰어 오르는 것이 가히 볼 만하다. 그물을 던지지 못하는 것은 그 깊은 곳에 요조숙녀와 같은 처녀가 있기 때문이라고 전해온다. 영랑(永郞)이 자주 이곳에 유람(遊覽) 오는 고로 선유(仙遊, 신선들이 놀던 곳)라고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고 한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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