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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숙희 칼럼

문학기행

2012년 01월 17일(화) 13:55 46호 [강원고성신문]

 

지난달 ‘사색의 향기’ 문화원에서 ‘제60회 문인과 함께 떠나는 문학기행’에 참가해 경기도 수원 화성엘 다녀왔다.
아침 8시, 지하철 2호선 교대역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달리는 경부고속도로의 아침은 싸락눈이 악간씩 내리는 그야말로 12월의 향기가 물씬 풍겨나는 한잔의 커피를 마시고 싶은 시간이었다.
그동안 사색의 향기 문화원에서는 작가들의 생가와 생터, 시비, 묘소, 사적비, 고택을 중심으로 그들이 살아생전에 남긴 업적을 따라 문학기행을 했다.
서정주, 한용운, 허균, 김삿갓, 이효석, 윤선도, 박목월, 정철, 황순원, 이순신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문인들의 문학적 발자취를 따라 매달 둘째주 토요일에 빠짐없이 행사를 진행한 것이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다.
화성에는 노작 홍사용의 문학관이 있었다. 노작 홍사용은 일제강점기 우리나라를 빛낸 민족시인이다.
그의 문학관은 ‘시민과 함께 문학으로 여는 미래’란 슬로건으로 모든 공간을 예술가와 시민들을 위해 운영하고 있었다.
아파트 숲이 밀접한 도시 한가운데 있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유명문인 초청, 특강, 문화공연, 문예강좌, 문학현장체험, 연극동아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아주 조직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었다. 말하자면 화성 시민을 위한 문화 충전소였다.
오후에는 자그마한 레스토랑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어 시인들의 시낭송도 있었다. 시인이라 명명되어진 나도 서정주의 ‘푸르른 날’이란 시를 읊었다.
갑자기 감정이 상승되어 고교시절 여학생으로 돌아간 기분이 되었으며 살아온 날들에 대한 그리움이 물결처럼 일렁거렸다.
우리들에게 길라잡이 소개를 해준 백승훈 시인은 경기도 포천에서 태어나 성년이 될 때까지 산골마을에서 자연과 벗하며 살았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어느 봄날 배나무 과원에 놀러 갔다가 배나무 아래 무리지어 핀 흰 냉이꽃에 넋을 빼앗겼다.
그후로 십년넘게 야생화를 찾아 전국을 돌아다니며 ‘꽃에게 말을 거는 남자’로 살아가고 있다.

참으로 오랜만에 인생의 어는 하루를 쉼표를 찍으면서 즐긴 하루였다.
문학이란 곧 우리생활의 반영이다. 윤기있게, 알차게 살아가는 지혜를 날마다 배우면서 살고 싶다.

함께 가는 길
- 문학기행 60회에 부쳐 -
백 승 훈
책속으로 난 길을 따라
저마다 끌고 온 생을 잠시 내려놓고
그윽한 문자향에 몸을 적시면
친구여
세상은 정녕 아름다운 꿈속이어라

저마다
살아온 세월은 다를지라도
서로에게 따뜻한 동행이 되어
정갈한 풍경 속으로 함께 걸어가면
우리 가슴에는 푸른 강물 하나
출렁이며 흘러가리니

어느덧 빛나던 청춘은 추억이 되고
찬 서리 몰아치는 생의 가을이 와도
우리 함께하는 동안에는
이 세상 눈길 닿는 곳마다
꽃피지 않는 것이 더디 있으랴

세상의 길 위에서
우리의 들숨날숨이 꽃으로 피고
마주잡은 손길이 하나의 강물로 어우러지는
사색의 향기 문. 학. 기. 행.
이 순간이야 말로
진정 인생의 봄날이 아니겠는가.

ⓒ 강원고성신문

남숙희 칼럼위원(시인)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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