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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섭의 고성이야기 <38> / 역사와 명소를 찾아서② 선유담(仙遊潭) 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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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빛 순채 파도에 처음 얼굴 내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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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2월 14일(화) 15:52 49호 [강원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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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강원고성신문 | | 옛 사대부 시인 묵객들이 연못에 뜬 순채며, 연꽃, 수련을 특별히 좋아했던 것은 이들 수초가 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잔잔한 수면에 뜬 순채는 언제 보아도 심성을 편안하게 해준다. 또 연이나 수련처럼 지나치게 화려하고 요염하지 않으며, 부들이나 갈대처럼 날카롭지 않기 때문에 동양적인 선비 정신에 잘 맞는 관상식물로 표현하곤 하였다.
그래서 일찍이 선비들은 가장 전망 좋은 곳에 정자를 세우고 그 위에서 연못을 조망하며 시를 짓고 글을 읽었으며, 손님이나 벗이 오면 연못에서 갓 따온 순채 쌈을 안주로 향기로운 술잔을 기울였다.
바로 선비의 음식 문화요, 전통 정원문화였다. 선유담에는 순채와 더불어 산을 에워싸고 앞으론 바다를 두고 아름다움의 극치였다고 기행문과 한시에서 설명하고 있다. 두 편의 기행문과 한시를 살펴보면서 당시의 선유담의 뛰어난 경치를 읽을 수가 있다.
홍인우(洪仁祐)의『치재집』 3권 「관동일록(關東日錄)」= 1553년 5월2일(정미) 아침에 군수 김 사문(斯文, 유학(儒學)을 지칭하는 것인데, 유학자들이 서로를 높여 부르는 호칭이다. 여기서 간성군수‘김마’를 말함)이 우리 세 사람을 맞이하여 잠시 11리을 배행하였다.
선유담(仙遊潭)에 도착하니 어지러운 산록들이 빙 둘러 골짜기를 형성하고 골짜기 가운데는 호수가 있었다. 호수의 남쪽에는 작은 봉우리가 말(斗, 여기서는 물가로 불쑥 튀어 나와 있는 모습)처럼 솟아 있는데, 반은 호수에 잠겨 있었다. 큰 소나무들이 굽이굽이 우거져 그늘을 이루고 있었다. 그 아래서 휴식을 하니 순채(蓴菜)가 못에 가득하여 참으로 보기 좋은 경치였다.
윤휴의 『백호전서(白湖全書)』 34권 「풍악록(楓岳錄)」= 1672년 8월12일(갑인) 간성(杆城)의 북천교(北川橋)를 건너고 읍성(邑城)을 지나 소나무숲 속으로 10여 리를 가니 중간에 둘레가 3리쯤 되어 보이는 호수 하나가 있었다.
남쪽에는 묏부리가 못 속까지 들어와 있고 고색창연한 바위에 모래알들은 하얀데 게다가 푸른 소나무가 울창하고 못 안에는 순채잎이 가득하여 그야말로 “천리호 순채국에다 된장만 풀지 않은 격”이었는데, 이른바 선유담(仙遊潭)이라는 곳이었다. 서로 말을 달려 올라가서 한참을 감탄하여 보았다.
허백당(虛白堂) 성현(成俔)= 1483년(성종 14)11월 강원도관찰사(江原道觀察使) 성현(成俔, 1439~1504)의 선유담(仙遊潭) 시에는,
萬樹蒼松挾路斜 온갖 나무 푸른 솔 숲길 따라 빗겨섰고
碧潭如鏡捲晨霞 푸른 물 거울닮아 새벽노을 걷히네.
紫蓴波面初生葉 자주빛 순채 파도에 처음 얼굴 내밀고
紅杏巖頭已放花 붉은 살구꽃은 바윗가에 피었다오.
客興多端尋勝界 객의 흥취에 실마리로 명승지 찾으니
馬蹄無賴踏晴沙 말발굽 어지러이 맑은 모래에 새겨 놓네.
述郞千載仙遊遠 술랑(述郞) 천년세월에 신선은 멀리 멀어지고
惟有春風長草芽 오직 봄바람만 풀잎을 자라게 하누나. 하였다.
「허백당시집권10(虛白堂詩集卷之十)」
송재(松齋) 이우= 1510년(중종 5)10월 강원도관찰사(江原道觀察使) 이우(1469~1517)의 선유담(仙遊潭) 시에는,
山回自成谷 산 휘감아 골짜기 이루니
湖水中涵옹 호수로 젖어들어 용솟음치네.
危峯入波心 위태로운 봉우리 파도에 잠기고
亂松難名摠 뒤엉킨 소나무 구분하기 어렵구나.
仙遊渺何許 선유담 아득한데 어찌 다 볼까나
遺跡印巖孔 남은 자취 모두다 바위굴에 새겼다오.
四仙散爲雲 사선은 흩어져 구름이 되었으나
鍊師未逢董 연금술사 동씨를 만나지 못했네.
無人演眞訣 아무도 진결을 펼친 이 없으나
千載破我몽 천년세월에 나의 무지 깨었다오.
秋蓴滑如絲 가을 순채(蓴菜) 비단같이 순하고
興逐西風動 객의 흥취는 서풍 따라 흘러가네.
行當出塵완 이번 행차 속세에서 벗어나니
簿領謝공총 일상공무 번거로움 거절함이라
相忘山澤구 산과 호수도 메마르면 잊노라니
一芥千鍾俸 일개 천종봉록 내게 있어서랴.
송재집 권1 관동행록「松齋集卷之一. 關東行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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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강원고성신문 | | 김 광 섭
- 향토사학자
-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 위원
- 고성향토문화연구회 사무국장
- 논문 : 〈선유담의 고찰〉, <간성의
만경대와 누정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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